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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정리한 미 대선: 투표율 120년 만에 최고


미국 선거 다음날인 4일 펜실베이니아주 랭캐스터에서 우편투표 개표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선거 다음날인 4일 펜실베이니아주 랭캐스터에서 우편투표 개표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의 2020 대선 투표율은 후보간 격전이 펼쳐지면서 12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숫자를 통해 이번 선거를 입체적으로 정리해 봤습니다.

120년

미 투표율 집계전문 웹사이트인 ‘미국 선거 프로젝트’는 3일 실시된 미국 선거에서 전체 투표자가 1억 6천만 2천 명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전체 등록유권자 2억 3천 900만 명의 66.9%로 지난 1900년 선거 이후 120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입니다.

이 사이트 설립자인 마이클 맥도널드 플로리다대학 교수는 4일 자신의 트위터에, 1900년 대선에서 공화당 소속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이 상대인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을 때 투표율이 73.7%였다며, 올해 투표율은 1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밝혔습니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맞붙었던 2016년 대선 투표율은 59.2%였습니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일부 우편투표가 있어 공식 투표율이 나오려면 몇 주가 더 걸릴 수 있지만, 현 집계와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맥도널드 교수는 설명했습니다.

270/538/1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의 경합주 승부가 치열해지면서 538명 중 270명을 확보해야 하는 선거인단 제도도 어느 때보다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네브래스카 주와 메인 주를 제외한 48개 주와 수도 워싱턴 DC는 최다 득표자가 선거인단 전원을 독식하는 방식을 채택하기 때문에 두 후보는 개표 이후 경합주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을 여러 차례 마주해야 했습니다.

특히 득표율로 선거인단 수를 나누는 네브래스카 주에서 4년 전 5표를 모두 가져갔던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1표를 바이든 후보에게 내주면서 이 한 표가 270표를 향한 두 후보의 승부에 변수를 가를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네브레스카주 오마하에서 사전 투표에 참석하는 시민들이 더글라스 카운티 선거위원회 사무소 앞에 줄 지어 서있다.
지난달 31일 네브레스카주 오마하에서 사전 투표에 참석하는 시민들이 더글라스 카운티 선거위원회 사무소 앞에 줄 지어 서있다.

10/18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선거에서 낙선하면 1992년 조지 H.W. 부시 대통령 이후 28년 만에 재선에 실패한 대통령이 됩니다.

미 대선제도가 시작된 1789년 이후 231년 동안 선출된 45명의 대통령 가운데 연임에 실패한 대통령은 암살로 재선을 시도하지 못한 존 F. 케네디 대통령을 제외하고 10명입니다.

특히 1990년 이후 120년 동안 윌리엄 태프트, 허버트 후버, 제럴드 포드, 지미 카터, 조지 H.W. 부시 등 5명 만이 재선에 실패할 정도로 4년 단임 대통령은 미 역사에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면 전체 투표의 과반을 얻지 못하고도 선출된 19번째 사례가 됩니다.

미 국무부의 선거 홍보자료에 따르면 미 대선 역사에서 승자가 전체 과반수를 얻지 못했던 사례는 18번에 달합니다.

1824년 존 퀸시 애덤스 대통령이 첫 사례였고, 가장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4년 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전체 득표수에서 뒤지고도 선거인단에서 306표를 확보해 백악관에 입성했습니다.

59/45/46

이번 선거는 미 역대 59번째 대통령 선거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45대 대통령으로 계속 남지만,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 46대 대통령이 됩니다.

선거일 다음 날인 4일 오후 2시경 기준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확보 현황이 지도에 표시돼 있다.
선거일 다음 날인 4일 오후 2시경 기준으로 미국 대통령 선거인단 확보 현황이 지도에 표시돼 있다.

74/77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든 역대 최고령 대통령 당선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1946년 6월 14일 태어난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74세로, 연임에 성공하면 자신이 4년 전 세운 역대 최고령 대통령 당선 기록(70세)을 경신할 수 있습니다.

1942년 11월 20일생으로 곧 78세가 되는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면 역시 역대 최고령 대통령 나이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3/35/14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모두 미 헌법이 요구하는 적어도 세 가지 대통령 출마 조건에 부합하는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미 대통령이 되려면 미 영토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으로 35세 이상이어야 하며 미국에서 14년 이상 법적으로 거주해야 출마할 수 있습니다.

부통령도 같은 조건을 충족해야 하고,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은 이후 부통령이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의회 하원의원 후보자는 미국 태생을 요구하지 않으며, 25세 이상, 미국 시민이 된 지 7년 이상, 그리고 출마하는 지역에 법적으로 거주하고 있으면 의원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반면 상원의원은 30세 이상으로 미국 시민이 된지 9년 이상이 돼야 출마할 수 있습니다.

11

한편 미국의 대선 등 일반 선거가 항상 11월 첫 월요일 다음 화요일에 실시되는 것은 미국의 옛 농경사회와 기독교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미 입법부는 추수 이후 겨울이 찾아오기 전인 11월이 농부와 지방 노동자들이 투표에 가장 수월하며, 투표하기 위해 과거 먼 거리를 여행해야 했기 때문에 일요일 교회 예배에 참석한 다음 날인 월요일은 촉박해 화요일로 정했습니다.

아울러 가톨릭 신자들이 기념하는 11월 1일 만성절 미사를 피하고, 상인들이 매월 1일 회계장부를 주로 정리하기 때문에 역시 11월 1일을 피해 선거일을 정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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