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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진용 갖춘 미 대법원 회기 시작


미국 대법원이 4일 새 회기를 시작했습니다. 이번 회기에는 대법원의 구성원 변화가 특히 두드러지는데요. 따라서 새 진용이 대법원 전체 판결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주목됩니다. 미 대법원의 새로운 면면과 심리 과제를 알아 보겠습니다.

문) 미 연방대법원, 저희 방송국에서도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지 않습니까? 다시 바빠졌나 보군요.

답) 말씀하신 대로 새 회기에 들어갔으니까요. 이번이 2010~2011 회기가 되는데요. 내년 6월까지 9개월간 계속됩니다.

문) 특히 다른 회기보다도 시선을 끌만한 이유가 있지 않습니까? 바로 여성 대법관의 얼굴이 아주 많이 보인다는 점, 3명이나 되죠?

답) 그 부분이 가장 눈에 띕니다. 9명의 대법관 중에 3분의 1을 여성이 차지하게 된 건데요. 2백 년 미 대법원 역사상 처음입니다. 특히 가장 최근에 합류한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에 많은 시선이 쏠리고 있습니다. 케이건은 지난 8월 의회 인준투표를 거쳐 미 역사상 4번째 여성 대법관 자리에 올랐습니다.

문) 따라서 50살의 젊은 여성 케이건이 대법원 전체 판결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많이들 지켜보고 있죠?

답)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케이건이 진보성향 대법관들의 중심인물이었던 존 폴 스티븐스에 이어 대법관이 됐기 때문입니다. 35년간이나 대법관으로 봉직했던 인물이거든요. 하지만 케이건 대법관도 진보성향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대법원의 전체적인 이념적 기울기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문) 대법원의 이념적 성향이 지금 정확히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게 맞나요?

답)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2005년 이후 보수성향의 대법관 2명, 진보성향 대법관 2명이 각각 바뀌었으니까요. 따라서 구성원은 크게 달라졌지만 수 년 간 이어온 4대4의 보수와 진보간 힘의 균형은 계속되고 있는 겁니다.

문) 4대 4라면 8명이잖아요. 나머지 한 명은 어떻게 되나요?

답) 보통 캐스팅 보트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까? 찬반이 같은 수일 때 던지는 결정표를 말하는데 나머지 한 명이 그 역할을 하는 형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 인물은 바로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이구요. 스티븐스 대법관의 은퇴로 세 번째 연장자가 된 사람이기도 합니다.

문) 그렇게 새 진용을 갖춘 연방 대법원, 이번 회기에도 과제가 만만치 않죠?

답) 예. 54건의 사건을 심리하기로 합의했는데요. 뭐 역사적인 판결이다, 이런 평가로 이어질만한 사건들이 눈에 띄는 건 아닙니다만, 나름 논쟁이 적지 않은 사안들이 대법원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몇 개만 소개해 드리자면요, 이라크전쟁에서 전사한 한 미 해병의 아버지와 캔사스 주의 한 교회간의 법적 공방입니다. 아들의 장례식이 거행되는 동안 이 교회 신도들이 모욕적인 시위를 벌였다는 게 원고 측 주장입니다.

문) 장례식에서 어떤 시위를 벌였길래 소송까지 걸었을까요?

답) 서로 안면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이 교회 신도들이 남의 장례식장 앞에서 군인들이 죽어 나가는데 대해 하나님께 감사한다, 그런 구호를 들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한마디로 잘 죽었다, 그런 투였다는 겁니다.

문) 시위대가 사람 죽었다고 괜히 좋아했을 리는 없고 뭔가 이유가 있었나 보죠?

답) 바로 동성연애에 대한 혐오를 내세운 겁니다. 하나님이 벌을 내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전사자가 늘어나는 것이다, 하나님이 동성연애를 수용하는 미국에 노하셨기 때문이다, 시위대의 주장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유가족은 남의 장례식까지 따라 다니며 이런 시위를 벌이는 해당 교회 신도들을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구요.

문) 소송으로 이어진 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원래 지방법원에선 시위를 벌인 교회가 패소했는데요, 항소심에서 표현의 자유를 들어 교회 측 손을 들어줬습니다. 결국 논쟁이 끝나지 않아 대법원까지 사건이 올라온 것이구요.

문) 표현의 자유와 관련된 사안들이 보통 그렇지만 아주 민감해 보이네요.

답) 그렇습니다. 표현의 자유가 어디까지인가와 관련된 또 하나의 논쟁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 주의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제출한 법안입니다. 18살 미만 미성년자에게 폭력적인 게임을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문) 그거 이미 위헌 판결 받지 않았나요?

답) 맞습니다. 하지만 주지사 측이 이에 반발해 해당 법안을 수정, 보완해 대법원에 제출했습니다. 판결에 따라 비디오. 컴퓨터 게임 제작업체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도 있는 문제여서 큰 관심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문) 그렇군요. 주목 받고 있는 사건 두어 개만 살펴봤지만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는 사건이 그 외에도 많죠?

답) 예. 대법관들이 다뤄야 할 사건들이 만만치 않습니다. 애리조나 주에서 촉발된 불법체류자 관련 심리, 특정 종교 색채를 띈 학교에 대한 주 정부 지원의 적법성 문제, 한 사형수의 DNA 증거 요청의 유효성 여부, 여러 가지 사건 심리를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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