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미국의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한국의 김태영 국방장관이 4일 별도로 열린 양자회담에서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억제하기 위한 단호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회담에서 게이츠 장관은 북한의 천안함 공격은 지역 안정을 불안하게 만들고 국제법을 위반한 또 하나의 사례라고 지적하고, 모든 나라들이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책임과 의무가 있으며 북한의 침략 행위에 반드시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또 미-한 연합 대잠수함 훈련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도 한국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태영 장관은 미-한 두 나라가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제하고 지역과 범세계적 안보 증진에 협력하기로 했다며, 두 나라 간 외교, 국방장관 협의를 오는7월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재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게이츠 장관은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응해 한국과 추가적인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싱가포르 도착 직전 기자들에게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과거 어느 때보다 예측불가능해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현재 한국과 논의하고 있는 연합훈련은 그동안 정기적으로 해온 통상적인 훈련 차원을 넘는 추가 훈련이 될 것이라며, 대잠수함 훈련 강화를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게이츠 장관을 수행해 아시아 안보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로버트 윌러드 미 태평양사령관은 북한이 한국에 대해 다시 도발을 하거나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윌러드 사령관은 북한의 예측할 수 없는 태도를 감안해 북한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천안함 사건에 대응해 다음 주에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던 미국과 한국의 서해 연합훈련은 연기됐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미군 측의 준비 사정을 감안해 연합훈련이 2~3주 정도 미뤄져 6월 중순 이후 실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방부의 브라이언 휘트먼 공보담당 부차관보도 이르면 이달 말 연합훈련이 실시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휘트먼 부차관보는 미국이 검토 중인 한국과의 연합훈련은 대잠수함 훈련과 해상안보 훈련이며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에 실시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훈련 연기 배경과 관련해 한국이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한 뒤 외교적 지지를 더 확보하기 위한 시간을 갖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유엔에서 무엇을 달성할 수 있는지 먼저 지켜본 뒤 다음 수순을 생각하자는 분위기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당초 이번 훈련은 미 해군 7함대 전력을 주력으로 삼아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 호까지 참가하는 방안이 검토됐던 것으로 알려졌었습니다.
하지만 미 국방부의 제프 모렐 대변인은 게이츠 국방장관이 한국에 항공모함을 파견하기로 결정한 적이 없다며 당분간 미 항공모함을 한국 해역 인근 어디에도 파견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한국의 국방장관들이 천안함 사태에 대한 단호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대응해 한국과 추가적인 연합 군사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