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노무현 대통령 정부 시절 미-한 동맹이 불협화음을 낸 배경에는 양국의 구조적인 변화와 언론의 시각차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미 서부 스탠포드대학의 신기욱 아시아태평양연구소장은 어제(13일) 워싱턴 시내 한국문화원, 코러스 하우스에서 열린 강연에서 미-한 동맹 관계가 지난 10년 간 근본적으로 변했다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은 민주화를 이뤘습니다. 그 결과 한국 사회에서 보수파와 진보파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또 미국도 변했습니다. 미국과 소련 간의 냉전이 끝났으며 미국은 지난 2001년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겪고 있습니다.
신기욱 소장은 한국과 미국의 언론 보도를 통해 미-한 동맹의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신 소장은 지난 1992년부터 2003년까지 한국과 미국의 언론 보도를 분석한 결과 양국 간에는3가지 인식차가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신기욱 소장에 따르면 미국은 기본적으로 미-한 동맹을 외교정책의 맥락에서 보고 있습니다. 또 워싱턴포스트나 뉴욕 타임스 신문 같은 미국의 언론은 한국의 경제와 북한 핵 문제에 1차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은 미-한 동맹관계를 외교정책 보다 훨씬 큰 맥락에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은 미-한 동맹을 국가 정체성 차원에서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한국 언론을 미국에 비해 미-한 동맹과 안보 그리고 북한 문제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기욱 소장은 이 같은 시각차가 존재하는 것은 미국과 한국 간의 구조적인 불균형과 함께 양국 언론의 불균형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 언론은 미국의 움직임에 큰 관심을 갖고 보도하지만, 미국 언론은 한국보다 영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에 보다 큰 관심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특히 신기욱 소장은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미-한 동맹이 삐걱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양국 관계가 한층 성숙화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한-미 관계가 좋아지는 밑거름이 된 측면이 있다. 분명히 노무현 정부 초기에는 어려웠지만 결과적으로는 성숙된 한-미 관계로 간 측면이 있다.”
신기욱 소장은 한-미 동맹관계를 낙관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와 한국의 이명박 정부가 과거의 잘못을 거울 삼아 정책 협조를 긴밀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양국 관계 전망이 밝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