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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들, 종교적 편차 크지만 다른 종교에 관용적


종교에 따른 미국인들의 차이가 점점 더 뚜렷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인들은 종교적으로 매우 열렬한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나아가 종교에 대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로 점점 분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서로에 대해 관용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전해 드립니다.

최근 미국 하바드 대학교의 로버트 퍼트남 교수와 노트르담 대학교의 데이비드 캠벨 교수는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에서 종교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심도 있는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두 교수는 모든 종교와 직업을 망라해 무작위로 뽑은 미국인 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신에 따른 틈’이 형성됐음을 발견했다고 말했습니다. 매우 종교적인 미국인들은 보수적이고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에, 좀 더 세속적인 사람들, 그러니까 비종교적인 사람들은 진보적이거나 민주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퍼트남 교수는 이 같은 분열은 미국 사회에서 새로운 현상이긴 하지만, 전체 그림을 볼 때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개개인의 생활에서 미국인들은 종교가 다르거나, 다른 사람이 종교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좀 더 깊고 개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입니다.

퍼트남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난 이유에 대해, 종교적 신앙이 유동적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모든 미국인들 가운데 약 3분의 1이 다른 종교로 개종했습니다. 또한, 종교가 다른 사람과 결혼하는 사람들의 비율이 전체 결혼 건수의 3분의 1이상에 달하고 있습니다.

퍼트남 교수는 남편이나 아내나 친한 친구 등 거의 모든 미국인들이 종교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알고 지내고, 또 사랑하는 사람의 종교를 비난하는 건 어렵다는 것입니다.

퍼트남 교수는 가상의 인물인 ‘수잔 이모’를 예로 들면서, 모든 미국인들이 수잔 이모 같은 사람을 한 사람씩은 알고 있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믿는 종교적 신앙의 관점에서 볼 때, 종교가 다른 수잔 이모는 천당에 갈 수 없지만, 다른 한편에서 생각하면 수잔 이모는 너무나 좋은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천당에 갈 사람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퍼트남 교수는 자신의 가족이 좋은 예라고 설명했습니다. 감리교 가정에서 자란 퍼트남 교수는 유대교 여성과 결혼한 뒤 약 50여 년 전에 유대교로 개종했습니다. 반면에 여동생은 가톨릭 신자와 결혼해 가톨릭으로 개종했으며, 조카들은 복음주의 개신교회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조사 결과를 보면 많은 종교에 기본적으로 진실이 있다고 믿는 미국인들이 80 퍼센트에 달합니다. 그리고 89 퍼센트는 자신과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들도 천당에 갈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바드 대학교의 로버트 퍼트남 교수와 노트르담 대학교의 데이비드 캠벨 교수는 이 같이 관용적인 태도를 미국인들에게 축복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10월에 발표한 논문의 제목도 ‘미국의 은총’이라고 붙였습니다.

보수적 성향의 신문기고가인 로드 드레허 씨 또한 종교를 바꾼 경험이 있습니다. 드레허 씨는 감리교 집안에서 자랐지만 가톨릭으로 개종했고, 현재는 동방정교회 신자입니다. 하지만 드레허 씨는 ‘미국의 은총’ 저자들이 보여준 낙관적인 태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드레허 씨는 미국인들이 종교적 전통에서 멀어지게 된 것은 일종의 비극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인들은 이제 어떤 종교적 전통이든 선택할 수 있고, 또 전혀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이는 모두 개인적 선택의 표현이란 것입니다.

드레허 씨는 ‘미국의 은총’ 논문에서 18살에서 29살 사이의 미국인들 가운데 어떤 종교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이 30 퍼센트에 달한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1990년에 실시된 조사와 비교할 때 거의 3배로 늘어난 것입니다.

드레허 씨는 현재 미국인들이 믿는 종류의 종교는 이른바 ‘현대화의 흐름’을 버텨내지 못할 지도 모른다며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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