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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24시] 공화당 주도 예산 감축안에 백악관 반발, 달라이 라마 시카고 강연, 워싱턴DC의 인구변화


미국의 재정 적자 해소를 위해 공화당이 새 예산 감축안을 의회에 제출한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초대 소비자금융보호국장 지명을 놓고 정치권이 또 한차례 대립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이밖에 달라이 라마의 시카고 강연, 워싱턴DC의 인구변화, IT업체 시스코사의 구조조정과 대형서점 보더스의 파산 등 오늘도 다양한 소식들을 천일교 기자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문) 오늘도 미국의 예산 문제를 먼저 살펴 볼텐데요. 의회의 예산 논의가 부채 문제에서 다시 재정 적자 해소 문제로 회귀하고 있는 분위기죠?

답) 그렇습니다. 공화당이 주도하고 있는 하원에서 연방정부의 새 예산 감축안을 들고 나왔기 때문인데요. 하원은 19일 전체회의에서 이 안건을 놓고 논의를 벌인 뒤 표결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됩니다.

문) 그런데 오바마 대통령은 일찌감치 이번 감축안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는데 어떤 내용이 담겨 있길래 그처럼 반발하는 겁니까?

답) 네. 하원의 이번 감축안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주장하는 세금인상은 물론 포함되지 않습니다. 대신 헌법 개정을 통해 정부가 거둬들이는 세수입보다 더 많은 지출을 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그러니까 번 만큼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말씀하신 데로 오바마 대통령은 이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렇게 될 경우 은퇴자 연금이나 저소득층에 대한 의료 지원 등 사회보장 예산을 집행할 수가 없다는 게 이유입니다.

문) 이번 감축안에도 공화당의 정치적 이념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 같은데, 궁극적으로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답) 맞습니다. 요즘 공화당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의원들이 미치 맥코넬 상원 원내대표와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인데요. 존 베이너 하원의장까지 합세해 오바마 대통령의 이번 거부권 의사를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맥코넬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기 주장만을 내세우며 궤도를 수정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더 이상 큰 정부만 고집하지 말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균형된 경제 성장의 길로 미국을 인도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문) 백악관과 민주당, 그리고 공화당의 대치가 벌써 몇달째 계속되고 있는데, 반면에 미국의 채무 불이행 사태를 막기 위한 의회 지도부간의 물밑 협상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요?

답) 네. 미 연방 상원이 이 문제에 팔을 걷어 부쳤는데요. 민주당의 해리 리드 상원 원내대표와 앞서 발언한 미치 맥코넬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간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미 맥코넬 의원이 제안한 대통령 직권의 부채 상향 조정안인데요. 내년까지 한시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에게 2조 5천억 달러까지 부채 규모를 늘일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하자는 내용입니다. 여기에 10년간 1조 5천억 달러를 감축하는 안도 포함돼 있습니다. 미 의회는 앞으로 2주 남은 협상 마감 시한까지 만일 부채 상향 조정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마지막 대안으로 이 같은 대통령 직권 조정안에 동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보죠. 오바마 대통령이 연방정부에 신설되는 소비자금융보호국의 초대 국장 지명자를 발표했는데, 인준 동의가 쉽게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죠?

답) 네. 오바마 대통령이 18일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의 초대 국장에 전 오하이오주 검찰총장인 리처드 코드레이를 지명한 사실 전해드렸는데요. 공화당이 강력 반대해 온 엘리자베스 워런 특보 대신 지명한 코드레이에 대해서도 역시 반발이 예상되자 백악관이 당혹해 하는 분위기입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공화당이 소비자금융보호국 자체에 반대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이는 미국민들을 금융피해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활동인 만큼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소비자금융보호국의 설립 취지가 수년전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를 불러 온 금융 대란을 막아보자는 것 아니었습니까?

답) 맞습니다. 코드레이 지명자를 발표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들의 재정 문제에 정부가 더 이상은 방관할 수 없다며 금융 상품으로 인해 피해를 입지 않고 다시는 과거의 금융 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문) 다음 소식 살펴보죠. 미국을 방문중인 티베트의 정신적인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시카고에서 벌인 강연 내용이 화제가 되고 있다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답) 티베트 불교의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가 18일 시카고 도심 밀레니엄파크의 해리슨 극장에서 다른 종교 지도자들과 공개 좌담회를 겸한 강연회를 가졌는데요. 불교는 물론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 주요 인사들과 토론을 벌인 것입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종교적 반목과 질시의 벽을 허물고 공통분모에 눈을 돌려 협력관계를 찾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문) 달라이 라마가 강조한 종교간 화합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입니까?

답) 달라이 라마는 모든 사람들은 궁극적으로 행복을 원하고 또 그 욕구를 키워갈 권리가 있다면서 종교는 결국 행복을 찾기 위한 도구라고 말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모든 사람들은 행복한 세상을 원하는 대신 고통과 폭력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사람들은 누구나 더 평화로운 사회, 더 행복한 사회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사람은 행복을 원한다’ 너무도 당연한 말로 들리는데요. 결국 달라이 라마는 이 같은 명제에서 출발해 보편적인 인류애를 주장해 온 것 아닙니까?

답) 네. 달라이 라마는 사람을 바라볼 때 모두가 나와 똑 같은 사람이라는 평등관을 갖는다고 말했는데요.

달라이 라마는 사람을 볼 때 나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생각을 먼저 한다면서 그 사람의 사회적 배경이나 지위 등을 가릴 필요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자신의 위치에 따라 생각이 바뀌기도 하는데 이는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달라이 라마는 앞서 지난 17일에는 역시 시카고에 위치한 일리노이 주립대학교에서 9천 여명의 청중이 몰린 가운데 성황리에 강연회를 마쳤습니다.

문) 다음 소식인데요.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 역시 미국의 다른 대도시들과 마찬가지로 흑인들의 인구 비율이 높았는데요. 최근 그 비율이 많이 떨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죠?

답) 그렇습니다. 그 동안 워싱턴 디씨에서 흑인 인구가 줄고 있다는 분석들이 있었는데요. 이번에 브루킹스 연구소가 워싱턴의 인구 통계 조사를 심층 분석해 연구 서적을 발표했습니다. ‘꿈의 도시: 인종, 권력, 그리고 워싱턴의 쇠퇴’라는 제목의 학술 서적입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요. 워싱턴의 흑인 인구는 최근 50% 미만으로 떨어져 절반도 채 되지 않습니다. 그 동안 워싱턴DC는 행정 기관과 각종 박물관 등이 몰려 있는 행정도시뿐 아니라 흑인들이 많은 도시라는 인식이 있어왔는데, 이제 그것도 옛말이 되는 듯 합니다.

문) 반면에 상대적으로 백인 인구는 늘고 있다고 하는데 그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도 밝혀졌나요?

답) 백인들이 워싱턴으로 몰리는 인구는 상대적으로 흑인들이 워싱턴을 떠나는 이유와도 맞물려 있는데요. 저소득층이 많은 흑인들이 살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공동주택이나 저렴한 오래된 주택들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재개발이 이뤄지면서 호화 주택과 상가들이 들어서는 겁니다. 점차 설 땅을 잃게 되는 흑인들이 다른 살 곳을 찾아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것인데요.

문) 워싱턴 디씨의 인구현황은 어떻게 되죠?

답) 2010년 현재, 워싱턴 디씨의 인구는 60만 1천 700명이었는데요. 2010년을 기준으로 그전 10년 동안 워싱턴 디씨로 이주한 백인들은 31% 증가한 반면 흑인 인구는 11%가 줄었습니다. 그러니까 흑인들은 3만 9천명 줄어 30만 천명이었고, 백인들은 거의 15만 명이 늘어 20만 9천명을 기록했습니다.

문) 인종적 차이를 떠나서 서민들이 살기 어려워지는 환경이라면 도시 균형에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닙니까?

답) 이 부분에 있어서는 찬반 양론이 엇갈립니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재개발이 이뤄지는 워싱턴은 그나마 행복한 상황이라는 것입니다. 부동산 가격이 계속 침체기를 걸으면서 다른 도시들의 건설 경기는 완전히 얼어붙은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또 그동안 지저분하고 범죄 율이 높다는 도시의 이미지가 많이 개선된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불황을 겪으면서 서민들의 고통은 더 커지고 있는데요. 워싱턴의 경우 이미 지난 2009년에 주택 소유주의 56%가 백인이었고, 흑인이 집을 가진 경우는 38%에 불과했습니다.

문) 그렇군요. 다음은 미국의 암울한 경제에 관한 소식들인데요. 먼저 세계적인 컴퓨터 네트워크 업체인 시스코사가 직원들을 대폭 감원하는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고요?

답) 그렇습니다. 전통적 제조업뿐 아니라 첨단 산업인 IT 업체들까지 재정위기를 겪고 있음을 실감케 하는 소식인데요. 세계 굴지의 컴퓨터 네트워크 업체 시스코가 직원 6천500명을 감원합니다. 또 멕시코 공장을 중국의 팍스콘 그룹에 매각해 시설 투자비와 추가 5천명의 인력을 줄입니다. 시스코는 부사장급 이상 임원진도 15% 줄이기로 했습니다. 경영 상태가 그만큼 악화됐기 때문인데요. 시스코는 지난 2분기 순익이 18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감소하는 등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문) 그런가 하면 그동안 재정 악화에 시달리던 미국 제2의 연쇄 서점인 ‘보더스’가 결국 완전히 문을 닫게 됐군요.

답) 그렇습니다. 그간 파산보호 중이던 전국 연쇄 서점 ‘보더스(Borders)’가 결국 40년 경영을 청산하고 사라지게 됐습니다. 전국에 399개 매장을 갖고 있던 보더스는 그동안 사업을 매각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적절한 매수자를 찾는데 실패했습니다. 보더스는 그간 염가 서적 판매와 독서실처럼 꾸민 매장 시설 등으로 각광을 받기도 했는데요. 이번 폐업 결정으로 그간 서점에서 함께 일하던 직원 1만여명도 일자리를 잃게 됐습니다.

문) 보더스의 폐업은 아무래도 최근 각광을 받고 있는 전자서적 ‘e-북’과도 무관하지 않죠?

답) 그렇습니다. 최근 미국인들 사이에서 전자 서적의 보급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미국 최대의 서점 ‘반스앤노블’이나 아마존, 애플 등이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인 것과 달리 보더스는 시대적 요구에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인데요. 보더스의 잔여 자산들은 곧 청산 절차에 들어가 오는 9월말까지는 모두 매각 처분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 24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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