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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정운영 향방, 민심 제각각


11월 중간선거 이후 향후 국정방향에 대한 미국인들의 견해가 뚜렷이 갈리고 있습니다.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누가 쥐어야 하는지 등을 놓고 제각기 다른 제안을 하고 있는데요. 민주.공화 양당 지지자들이 정치권에 어떤 주문을 하고 있는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문) 미 중간선거 직후 민심 동향쯤 될까요? 특히 선거가 민주당의 완패로 끝났기 때문에 새 정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시각을 한 번쯤은 정리를 해 볼만한 시점이죠?

답) 예. 아시다시피 이번 중간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하원에선 다수당 위치를 확보했고 상원에서도 세를 크게 불렸죠? 분명히 달라진 정치환경입니다. 따라서 미국인들이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거기에 초점을 맞춘 조사가 최근 진행됐습니다. 시점은 중간선거 직후인 4~7일 사이니까 적절했다고 봐야죠?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갤럽과 미국 일간지 유에스 에이 투데이가 공동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문) 이 시점에서 어떤 질문을 했을까요?

답) 우선 향후 1년간 국정운영을 누가 주도해야 하는가에 대한 의견을 물었는데요. 역시 공화당 의원들이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49%로 집계됐습니다. 물론 이번 중간선거에서 선전한 결과겠죠? 또 41%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라고 답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습니다.

문) 같은 질문이라도 어떤 당을 지지하는 사람이냐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답) 예. 공화당원과 민주당원이 생각을 완전히 달리하는 대표적인 사안이 있습니다. 향후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더라도 정치 지도자들이 선거 때 밝힌 신념을 고수해야 하는지, 그 여부를 묻는 질문이었는데요. 공화당원의 45%가 정치적 신념을 우선 순위에 뒀습니다. 반면 민주당원은 18%만 그런 입장이었구요.

문) 정치적 신념에 대해 타협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공화당원들이 민주당원에 비해 2배 이상 많네요.

답) 그 반대의 질문에선 또 대조적인 답변이 나옵니다. 향후 국정운영이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 정치 지도자들이 타협을 해나가는 게 바람직한지 여부를 묻는 항목에선 민주당원의 59%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공화당원은 31%에 그쳤구요. 역시 정치적 신념에 대해 신축적인 입장을 보인 민주당원이 공화당원들에 비해 거의 2배나 많았다는 겁니다.

문) 흥미로운 결과네요. 아무래도 공화당으로서는 의회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만큼 신념을 밀고 나가도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런 판단이 작용한 게 아닌가 싶네요.

답) 그런 지적도 가능하구요. 현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했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공화당에 표를 몰아준 것 아닌가, 공화당 정치 지도자들이 선거 결과를 이런 신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분석한 캘리포니아 주립대 게리 제이콥슨 교수의 의견인데요. 따라서 공화당이 앞으로도 선거 때 공약을 그대로 관철하겠다, 그런 입장을 고수하는 이유라는 겁니다.

문)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했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공화당을 선택했다, 글쎄요, 거기엔 좀 다른 해석도 있을 것 같은데요. 정책상 뭔가 결과물을 만들어 내라는 주문도 있는 거 아닐까요?

답) 그런 목소리가 분명히 있는 게 사실입니다. 사실 공화당을 하원 다수당 위치에 앉힌 데는 무당파 유권자들의 입김도 컸으니까요. 그런데 이들 중 49%, 그러니까 절반은 정치권이 뭔가 합의를 이뤄내길 원하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정치 지도자들이 끝까지 타협하지 말고 정치적 신념을 밀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 무당파 유권자들은 24%에 불과합니다.

문) 비록 중간선거에서 승리했지만 공화당의 고민이 바로 거기에 있겠네요. 오바마와 민주당이 내걸었던 정책에 끝까지 반대로 일관할 것인가, 아니면 적당한 선에서 타협해서 어떻게든 현실을 반영하는 정책을 국민들 앞에 내놓을 것인가, 선택을 해야겠네요.

답) 그렇지만 그 선택의 폭도 그리 크지는 않아 보입니다. 국민의 위임한 바가 공화당이 주장하는 사안들과 꼭 일치하는 것도 아니어서요. 공화당이 가장 거세게 반대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중 하나가 건강보험 개혁안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번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요. 응답자의 3분의 1만이 건강보험 개혁안을 철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정부 개입이 지나치고 자유시장 저해 요소가 너무 많다, 건강보험 개혁안에 반대하는 쪽은 그렇게 느끼는 거 아닙니까?

답) 그런데요, 나가도 너무 나갔다, 그런 의견을 갖고 있는 응답자는 42% 정도로 집계됐습니다. 오히려 건강보험 개혁안에 대해 그 정도가 적당하다, 혹은 더 과감한 조항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응답자가 49%로 더 높게 나왔다는 겁니다. 따라서 공화당이 국민의 ‘위임’이라고 간주하는 부분도 오해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해석입니다.

문) 변수가 많네요. 그리고 이것도 변수라고 해야 하나요? 같은 갤럽의 조사 결과를 보니까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율이 선거 끝나고 오히려 올랐어요.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답) 물론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보통 중간선거에서 지면 해당 정당에 속한 대통령의 지지율도 동반 하락하는 게 일반적 현상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지난 6~7일 조사를 보니까 오바마에 대한 지지율이 47%가 나왔거든요. 4% 상승한 거죠. 갤럽의 해석은 이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선거 직후 연설에서 초당적 화해 메시지를 던진 점, 또 아시아 순방 외교, 이런 데 힘입은 게 아닌가, 그렇게 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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