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미국이 지난 3일 보유 중인 핵탄두 숫자를 공개했죠?
답) 예. 국방부는 지난 9월 말을 기준으로 5천1백13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실전 배치된 숫자를 말하는 것인가요?
답) 배치된 전술 핵탄두 수에 더해 저장고에 보관된 전략 핵탄두 수를 모두 합친 것입니다. 해체 예정인 퇴역 핵무기 수는 포함되지 않았는데요, 이 규모는 4천에서 5천기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문) 미국이 핵 보유 실태를 구체적으로 공개한 것은 이번이 사상 처음이지요
답) 예. 비영리단체인 군축협회 ACA의 대릴 킴벌 소장은 미국은 과거 이런 사실을 절대 비밀에 부쳐왔다고 말했습니다.
For a long time, the view was that if the US and other countries reveal the number of nuclear..
킴벌 소장은 “만일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보유 중인 핵탄두 수를 공개하면 적국에 약점을 보이는 것이라는 견해가 오랫동안 지배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킴벌 소장은 또 핵탄두 수가 공개되면 핵폭탄의 주 원료인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보유량도 유추가 가능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그렇다면 미국 정부가 이처럼 오랫동안 비밀로 해 온 사안을 공개한 데 대한 반발도 적지 않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유엔주재 대사와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을 지낸 존 볼튼 씨가 대표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보수 강경파로 잘 알려져 있는 볼튼 전 대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It’s an unforced error, It is a concession that the Obama administration made in the hope that it would bring the..
볼튼 전 대사는 “오바마 행정부가 전세계에 미국의 선의를 알리기 위해 보유 핵탄두 수를 공개하는 양보를 했다”고 말했습니다. 볼튼 전 대사는 그러나 미국 정부가 투명하게 핵 능력을 공개할 경우, 다른 나라들이 핵 확산을 포기하고 세계에 평화가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터무니없이 순진한 생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문) 반면에 ‘핵무기 없는 세계’를 추진하는 미국이 앞장서서 모범적인 자세를 보였다는 의견도 있죠?
답)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를 환영했습니다. 과거 30년 간 핵확산금지조약 등 군축 협상에 직접 참여했던 톰 그레이엄 전 미국 대사의 말을 들어보시죠.
This is a decision that should have been taken years ago. I see no reason why post-Cold war..
그레이엄 전 대사는 냉전이 끝나고 몇 년이나 흘렀는데 왜 이제서야 미국이 이런 조치를 취했는지 모르겠다며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레이엄 전 대사는 핵탄두 보유량을 공개하면 국제사회의 안정에 기여하고 국민들이 안심한다며, 매우 긍정적인 일이라고 높이 평가했습니다.
문) 미국이 먼저 솔선수범을 보이면 다른 핵 보유국들의 핵 보유량 공개도 유도할 수 있다는 거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미 러시아가 공개 의사를 비치고 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의 안드레이 네스테렌코 대변인은 미국이 핵탄두 보유 수를 밝힌 것을 적극 지지하고, 러시아도 전략무기감축협정 후속협정이 비준된 뒤 동일한 발표를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지난 달 미국과 러시아가 전격적으로 체결한 후속협정은 양국이 핵무기를 25~30% 감축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죠?
답) 네. 러시아와 미국은 전세계 핵무기의 95% 이상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양대 핵 강국들이 핵무기 보유 규모를 공개하면 전세계 핵무기 감축에 큰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중국,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 같은 다른 핵 보유국들도 보유 규모를 공개하라는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Outro: 미국 정부의 핵탄두 보유 수 공개 결정에 따른 찬반 논란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