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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중동서 비밀 군사작전 승인


미군이 중동과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비밀 군사작전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슬람 과격단체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현지에서 미군의 공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인데요. 이런 작전을 수립하게 된 배경과 구체적인 활동 계획을 알아보겠습니다.

) 미군이 비밀 군사작전을 세웠다고 했지만, 더 이상 비밀이 아니네요. 이미 보도가 됐잖아요.

답) 예. 군 당국은 비밀을 유지하려고 했는데 그만 작전 내용이 공개돼 버렸습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 신문이 관련 기밀문서를 입수했구요, 익명의 관계자들로부터 비밀작전의 실체를 확인했습니다. 이어서 24일자 신문에 작전계획을 자세히 실었습니다.

) 미국의 중동지역 사령관이죠?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장군이 직접 승인한 걸로 나와 있네요.

답) 맞습니다. 페트레이어스 장군이 서명한 명령서의 정확한 명칭은 ‘합동 비재래식 특수전 이행명령’입니다. (이름부터 왠지 심상치 않군요) 그렇죠? 날짜를 보니까요. 지난 해 9월30일로 찍혀 있습니다.

) 그럼 한 8개월 정도는 비밀을 유지해 온 거네요. 어떤 작전을 그렇게 은밀히 펼치겠다는 계획이었나요?

답) 작전 지역은 우선 중동입니다. 여기에는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 예멘, 소말리아가 들어가구요. 또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도 작전 지역에 포함됩니다. 그러니까 미국의 우방과 적국이 모두 해당된다는 얘깁니다. 이들 지역에서 미군 특수부대가 첩보활동을 벌인다는 겁니다.

) 작전 명칭에 ‘비재래식 특수전’이라는 말이 들어가는데, 얘길 들어 보니까 그게 쉽게 얘기해서 첩보활동을 하겠다는 거군요?

답) 첩보가 핵심이 맞습니다. 일종의 정찰임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당 지역의 테러조직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는 게 주 임무인데요. 특히 미국을 대상으로 한 공격 음모가 있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겠다는 겁니다. 그럴 기미만 보여도 적의 군사조직을 파괴하거나 와해시킨다는 계획입니다.

) 그럼 첩보활동만 하는 게 아닌가 보죠? 파괴하거나 와해시키려면 전투도 해야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답) 거기까진 아닙니다. 명령서가 직접적인 공격 조치는 허용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그럼 어떻게 적을 파괴한다는 걸까요?) 가령 알카에다를 포함한 과격그룹에 침투한다는 겁니다. 그 안에서 이들을 분열시키거나 파괴하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거구요. 그러니까 ‘현재의 공격’이 아니라 ‘미래의 공격’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겠다, 그런 의도로 읽을 수 있습니다.

) 일종의 장기 계획이군요. 말씀대로 사실상 알카에다가 주요 표적이 되겠네요.

답) 그렇긴 합니다만, 이란에서의 비밀작전도 이번 계획의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핵 문제 때문이겠죠?) 바로 그렇습니다. 이란의 핵 계획을 좌시하지 않겠다, 미국 정부의 그런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핵 계획 진행 상황에 대한 정보 수집이 1차 목적이구요. 또 앞으로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잠재적인 우군을 확보해 놓겠다, 그런 복심도 깔고 있습니다.

) 그건 오바마 대통령이 평소에 이란과 관련해 했던 말과는 좀 다른 거 아닌가요? 무력은 안 쓰겠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답) 그 부분이 그래서 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오바마 대통령은 그 동안 평화적 수단을 강조해 왔습니다. 외교와 경제 제재 조치를 통해서만 이란 핵 문제를 해결하겠다, 그런 입장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뒤에서는 이렇게 비밀리에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도 고려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된 겁니다. 국방부 주도 하에 말입니다.

) 언행일치가 좀 안 돼 보이네요. 사실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방식의 대외정책과는 선을 긋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번 작전계획을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은 거 같네요.

답) 오바마 행정부가 그렇게 비난했던 전임 정부의 선례를 답습하고 있는 거 아니냐, 그런 의문으로 들리는데요. 사실 부시 대통령 시절에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비밀 군사작전을 승인한 적이 있습니다. 그 때도 말이 많았죠. 당시 작전은 대통령 승인도 필요 없고 미 중앙정보국, CIA과의 공조도 배제하고 있었으니까요.

) 이번엔 좀 다르다는 건가요?

답) 예. 우선 이번 비밀작전은 철저하게 정보수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이 다르구요. 최소한 겉으로는 국방부와 CIA의 공조가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도 차이점입니다. 국방부가 독선적으로 밀어 부치는 작전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 글쎄요. 그건 내부 문제구요. 작전 지역에서 미군이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또 그 파장에 대한 우려도 있을 것 같은데요.

답) 분명히 있습니다. 앞서 작전 지역에 적국 뿐 아니라 우방국도 포함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사우디 아라비아나 예멘 같은 국가가 여기에 포함되는데요. 이들 국가 지도부가 미국의 그런 작전을 승인하긴 하겠지만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언제든 터져 나올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이란이나 시리아 같은 나라는 얼마나 크게 반발하겠습니까? 사실 이런 우려는 미 국방부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 자칫 우방국과의 동맹관계까지 훼손될 수 있다, 그런 우려로 들리는 군요.

답) 또 다른 우려도 있습니다. 좀 기술적인 부분인데요. 첩보 활동을 하다가 붙잡힐 경우를 생각해 봐야 한다는 건데요. 이 경우 일반적인 전투요원이 아니기 때문에 제네바 협정에 따른 신변 보호도 받기 어렵다는 겁니다.

미군이 중동 등에서 비밀 군사작전을 진행해 왔다는 소식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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