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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일, 미군 한반도 전개 계획 공유해야”


연평도 포격 사건을 계기로 미국이 미-한-일 세 나라의 군사협력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국방장관이 군사협정을 추진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미국의 구상은 무엇인지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국방장관은 10일 서울에서 만나 북한의 도발 행위를 용납할 수 없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양국간 국방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를 위해 두 나라는 상호군수지원협정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을 위해 협의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미국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한-일 간 군사 협력이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기는 하지만 미국의 입장에서 이번 합의가 갖는 의미는 크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일본 세 나라가 북한과 중국이라는 공동의 적을 갖고 있는 만큼 군사적으로 긴밀한 협력을 해야 한다는 게 미국의 일관된 입장이었다는 겁니다.

마이클 맥데빗 전 미 해군 소장도 미국이 한국, 일본을 아우르는 공동 군사작전과 훈련에 큰 관심을 가져왔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군사정책과 훈련, 절차, 장비 등에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세 나라간 상호 운용성이 뛰어나고 군사적 이점이 많다는 겁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의 군사협력은 일제의 한반도 강점이라는 과거사 때문에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입니다. 따라서 두 나라간 협력은 그동안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한 가운데 미국은 대안으로 한국, 일본과 각각 군사동맹을 맺어 사실상의 3자 동맹을 운영해 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연평도 포격을 계기로 미국은 한국과 일본의 군사협력을 공개적으로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지난 달 초 일본을 방문한 미국의 마이크 멀린 합참의장은 북한의 도발에 맞서 미국과 한국, 일본 세 나라가 서둘러 군사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한국과 일본은 과거사 문제를 초월해서 세 나라 연합훈련이 실현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박사는 한국과 일본이 연합훈련에 참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우선 군사정보 보호협정이 체결되기만 해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유사시 미군이 일본을 통해 어떻게 한반도에 전개될지에 관해 한국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미국이 관련 계획을 세우기가 매우 어렵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이 문제는 미국과 일본 사이에서만 논의됐고 한국과는 정보 공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베넷 박사는 지적했습니다.

베넷 박사는 미-한-일 세 나라 연합훈련이 이뤄진다면 일본을 통해 미군 병력과 물자를 한국으로 전개하는 훈련과 일본의 해상 미사일 방어체제 시험이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과연 어느 수준까지 3국 군사협력을 강화하려 하는지도 관심사입니다. 주한 미국대사관의 무관과 미 합참의장 보좌관을 지낸 폴 챔버린 씨는 미-한-일3자 동맹에 관한 진지한 논의는 그 동안 별로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3자 동맹 제안이 가끔씩 있기는 했지만 세 나라 모두 이 문제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진지하게 논의하지는 않았다는 겁니다.

다만 세 나라간 군사력의 상호 운용성을 실제로 시험하기 위한 연합훈련의 필요성은 미국 내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고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고 챔버린 씨는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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