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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한·일, 군사공조 강화로 위협 대응


한편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대한 새로운 군사 지침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엔 한국과 일본과의 연합 해상훈련을 예고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한반도 해역을 중심으로 잇달아 전개되는 군사훈련과 그 의미를 백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군사훈련이 부쩍 늘었군요.

답) 예. 다음 주 펼쳐질 미국과 한국, 일본 해군의 연합 해상훈련 일정과 내용을 앞서 소개해주셨습니다만, 사실 예정된 훈련이 또 있습니다. 다음 달 초로 잡혀 있는데요. 7월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한국과 일본, 호주, 싱가포르, 이렇게 네 나라가 역시 합동훈련에 들어갑니다. 장소는 일본 홋카이도 인근 해상이구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라고 하죠, 이에 따른 공동 항공훈련을 벌이게 됩니다.

문) 미국과 한국이 함께 전개하는 훈련이야 익숙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언제부턴가 양국간 훈련에 일본이 등장한단 말이죠. 과거완 분명히 다른 공조체제죠?

답) 예. 눈여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미국과 한국, 혹은 미국과 일본, 이런 조합의 양국 훈련은 그동안 많이 봐 왔습니다. 아태 지역에서 세 나라의 이해가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다 함께 훈련하면 당연히 더 효율적일텐데 실천에 옮기질 못했습니다. 한국과 일본 간 역사적 앙금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쉽게 다가가질 못한 거죠. 게다가 한-일간 군사훈련이라는 모양새 자체가 특히 한국 국민들의 정서에 맞지 않았던 원인도 있구요.

문) 미국은 가운데서 난처했겠어요. 어떻게든 한국과 일본이 힘을 합쳐줘야 군사력 운용이 훨씬 수월하지 않겠습니까?

답) 그래서 미국은 진작부터 한국과 일본이 서로 협력 좀 해 달라, 이렇게 등을 떠밀어 왔습니다. 쉽게 얘기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주도권을 유지하되, 방위 부담은 좀 나눠서 지자, 결국 그런 전략입니다. 특히 미국 정부가 재정적자 때문에 국방비를 대폭 삭감하고 있지 않습니까? 동맹 효율은 높이면서도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 미국으로선 군사훈련에 한국과 일본을 동시에 끌어들이는 게 여러 가지로 유리한 거죠.

문) 최근 상황이 바로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데요.

답) 한마디로 공동으로 느끼는 위협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데 공감하는 거죠. 브루스 벡톨 앤젤로 주립대학 교수도 그런 분석을 하고 있는데요. 들어보시죠.

[녹취: 브루스 벡톨 교수] “Since they share common peer competitors…”

북한이라는 공동의 적이 한국과 일본으로 하여금 양국 관계를 매우 실용적으로 재정립하게 만들었다, 그런 진단입니다.

문) 미-한 군사훈련 때 일본이 전에도 몇 번 참여한 적이 있지 않나요?

답) 있긴 있습니다. 2010년도에 처음 참여했는데 그 때는 옵서버, 그러니까 참관만 한 겁니다. 세 나라는 그 동안 하와이 앞바다와 동해에서 조난수색 훈련을 벌였었죠. 하지만 일본의 정식 참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이번 훈련엔 일본 요코스카항에 정박 중인 미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가 참가하는데요. 항공모함이 3개국 훈련에 참여하는 것 역시 이번이 처음입니다.

문) 자, 이런 모든 움직임들, 중국에 대한 견제 전략도 물론 되겠죠?

답) 미국의 아태 지역 중시 정책이 다 중국 때문 아니냐, 그런 관측이 있을 정도로 미국에겐 중요한 문제입니다. 당연히 한국과 일본이 군사적으로 동시에 힘을 보태줘야 제대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거구요. 물론 미국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겨냥하고 있는 건 아닌데요. 로렌스 코브 전 국방부 차관보의 설명을 들어보시죠.

[녹취: 제임스 코브 전 차관보] “You are not trying to tell China…”

미국이 중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긴 하지만 상당히 조심하고 있다는 건데요. 과거 구소련의 팽창을 막듯이 행동하진 않는다, 그런 얘깁니다.

문) 오히려 북한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이런 얘길 훨씬 많이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한반도 인근에서 실시하는 미-한-일 간 군사훈련도 결국 북한의 도발을 방지하려는 목적이 있는 거니까요.

답) 천안함 사태라든가 연평도 포격,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런 것들이 한국과 일본을 한데 묶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 거죠. 이것 때문에 일본도 이지스함을 서해에 배치하겠다, 그런 계획 아닙니까? 게다가 북한에 김정은을 중심으로 한 새 지도체제가 들어선 것 역시 불확실성 확대라는 차원에서 주시해야 할 필요성이 더 커진 거구요.

문) 거기서 미국, 한국, 일본 공동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데요. 그래도 역시 미국과 일본 입장에선 중국이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요?
답) 일본의 경우만 봐도 중국과 영토분쟁을 겪고 있으니까요. 센카쿠열도, 중국에선 댜오위다오라고 하죠, 이 곳을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갈등은 갈수록 깊어가고 있습니다. 중국이 경제력과 군사력을 내세워 지역 질서와 규범을 흔들고 있다, 미국 입장에선 또 아태 지역을 바라보면서 이런 불안감을 느끼는 겁니다.

문) 미국과 한국, 일본이 이렇게 움직이는 게 중국으로선 당연히 달갑지 않을 거구요.

답) 다 자국을 겨냥한 거 아니냐, 최근 그런 불쾌감을 자주 표출하고 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윤선 연구원의 말을 잠깐 들어보시죠.

[녹취: 윤 선 연구원] “It’s very difficult from China’s prospective…”

중국 지도부 입장에서는 미국의 아태 중심 전략이라는 것부터가 전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그런 얘길 하고 있습니다.

문) 그래서 이번 연합 해상훈련에 대해 중국이 즉각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거 아니겠습니까?

답) 단순히 불쾌감만 표시한 게 아닙니다. 당장 웹사이트를 통해서 조만간 서태평양에서 연례 해군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거든요. 언제, 어디서, 어떤 규모로 하겠다는 내용도 없구요. 서태평양이라는 장소만 알린 겁니다. 서태평양이면 괌이나 사이판이 포함되는 지역 아닙니까? 결국 미국 영향권에서 중국도 군사훈련을 하겠다, 결국 미국의 서해상 훈련에 맞불을 놓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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