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미 의회가 미군 철수 이후의 이라크 상황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요?
답)네, 미국 상원은 어제 (1일) 미군 철수 이후의 이라크 상황을 집중 논의했습니다. 상원 외교위원회는 이라크 주재 대사와 군 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청문회를 개최하면서 동시에 ‘이라크: 군사에서 민간 활동으로의 전환’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보고서는 미군 철수 이후 현지 대사관 보호 문제가 큰 과제라고 밝혔습니다.
문)미군 철수 얘기가 자꾸 나오는데, 현재 이라크에는 미군이 얼마나 주둔하고 있죠?
답) 현재 이라크에는 미군 5만 명이 주둔해 있는데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올해 안에 이라크에서 미군을 완전 철수시키겠다는 계획입니다.
문)미군이 이라크를 침공한 게 지난 2003년이니까, 8년 만에 완전히 철수한다는 건데, 아무래도 철수에 따른 문제가 만만치 않겠죠.
답)그렇습니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미군이 철수할 경우 이라크에 있는 미국대사관을 보호하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라크의 치안 상황이 상당히 불안하기 때문에 미국의 외교 인력을 보호하는 것이 큰 문제라고 합니다.
문)이라크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관이 상당히 많은 모양이죠?
답)네, 많습니다. 미국은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에 있는 대사관 외에 지방에도 4개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이라크 내 15개 지역에 순수 외교관 외에 구호요원, 이라크 재건 사업을 돕는 전문가 등 모두 1만7천 명의 미국인 인력이 있습니다.
문)1만7천 명이면 상당히 큰 규모인데요. 그런데, 미군이 철수하게 되면 이 많은 사람들을 보호하기가 힘들어진다는 얘기군요?
답)그렇습니다. 지금까지는 미군이 주로 미국대사관을 비롯한 주요 공관을 경비해왔는데요. 미군이 올 해 말에 완전 철수할 경우 이들을 보호하기가 힘들어진다는 얘기입니다.
문)좀더 구체적으로, 이라크에 머무는 미국인들을 보호하려면 경비 인력이 어느 정도 필요할까요?
답)예를 들어 설명하는 것이 빠를 것 같은데요. 현재 미국은 남부 도시인 바스라와 북부 모술을 비롯해 4개 도시에 영사관을 두고 있는데요. 이 영사관에는 모두 1백20명의 외교관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을 보호하려면 모두 1천4백 명의 경비 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문)외교관 1명 당 10명 이상의 경비 인력이 필요하다는 애기군요. 그런데 이렇게 외교관 보호 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이라크 상황이 그만큼 불안하다는 얘기도 될 것 같은데요?
답)그렇습니다. 미군은 임무를 마치고 철수한다지만, 이라크 치안 상황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입니다. 한 예로, 이라크에서는 지난 1월에만 무장세력의 공격으로 159명의 이라크 주민과 1백 여명의 경찰과 군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또 이라크에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수니파와 시아파간의 갈등, 그리고 인종간, 부족간 갈등도 여전합니다. 한 전문가의 말을 들어보시죠.
“미군 철수 후에 수니파와 시아파간 갈등과 북부와 남부간 갈등으로 이라크가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문)미군이 철수할 경우 미국 외교관 등을 보호해야 할 책임은 국무부가 지게 될 텐데요, 국무부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습니까?
답)국무부는 일단 민간 경호업체와 계약을 체결해 5천5백 명의 경비 인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이 인력은 바그다드 대사관과 지방의 4개 사무소 경비를 담당할 계획인데요. 관계자들은 민간인이 경호를 맡게 될 경우 새로운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문)어떤 새로운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죠?
답)지금까지는 미군이 경비 업무를 담당해왔기 때문에 경비에 필요한 정보, 정찰, 그리고 폭발물 제거 업무도 당연히 미군이 담당해 왔습니다. 그런데 민간 업자가 경비를 맡게 되면 민간인이 이런 기능을 수행하기가 곤란해진다는 겁니다.
문)의회 보고서가 이 문제와 관련해 대책을 밝힌 게 있습니까?
답)보고서는 3~4 가지 방안을 제시했는데요. 우선 외교관 숫자를 좀 줄이는 것이 좋겠다고 건의했습니다. 기본적으로 보호할 외교관 숫자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라크 주둔 미군과 현지 미국 공관과의 협조를 강화하는 한편 이라크 정부와 새로운 안보 협력을 맺을 것을 검토하라고 제의했습니다. 미군을 완전 철수하지 말고 일부 병력을 남겨놓고, 이를 통해 대사관 경비와 이라크 내 테러 분자 소탕 등의 업무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의회가 이라크 주재 미국 외교관과 민간인 등 보호 문제를 집중 논의하고 있습니다. 미군 병력이 이라크에서 철수할 경우 이들을 보호하는 문제가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