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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한반도 전문가들, 대북 강온 전략 제안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대북 압박과 대화 노력을 병행해야 한다는 정책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마이클 아마코스트 전 국무부 차관을 비롯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10명으로 구성된 ‘새로운 시작 그룹’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보고서 내용을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전직 관료와 한반도 전문가들로 이뤄진 ‘새로운 시작 그룹’은 최근 북한 핵 문제와 미-한 관계에 대한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이들은 ‘미-한 동맹: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정책 제안’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해서 대북 압박과 대화를 병행하는 강온 양면 정책을 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해서 국제적 공조를 통해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미-북 대화의 문을 열어놔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또 대북 압박의 수단으로 평양의 수뇌부를 겨냥해 금융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 과장은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압력을 가하는 것은 정권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같은 이유로 보고서는 대북 제재 등과 별도로 미국과 북한 간의 민간교류가 계속돼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한국 정부가 제안한 북 핵 일괄타결 방안인 ‘그랜드 바겐’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랜드 바겐이란 지난 해 9월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제안한 것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과감한 경제 지원을 하겠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또 중국이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커다란 정치적, 경제적 지렛대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을 압박할 경우 북한 정권이 불안정하게 될 것을 우려해 지렛대 사용을 꺼리고 있습니다.

중국의 이 같은 대북 입장과 관련,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데이비드 스트로브 전 국무부 한국 과장은 ‘대북 압박의 목적은 6자회담 재개’라며, 압력을 가한다고 해서 북한 정권이 불안정 해진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다시 데이비드 스트로브 씨입니다.

“스트로브 전 한국과장은 만일 중국이 이런 식으로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장차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보고서는 북한 주민들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큰 우려를 표했습니다. 보고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임명한 대북 인권특사가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중국에 압력을 가해 탈북자들이 북한에 강제송환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장래와 관련, 보고서는 북한 내부적으로 권력 이양 등의 조짐이 있다며 북한에서 장차 급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에 대비해 미국과 한국이 비상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오바마 행정부가 전시작전권 이양 문제를 신중히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시작전권은 오는 2012년 미국이 한국으로 이양하게 돼 있는데, 이로 인해 전투력에 약해져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다시 데이비드 스트로브 씨입니다.

“스트로브 씨는 전시작전권 이양 시기를 연기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로 인해 전투력이 손상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보고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미-한 자유무역협정을 서둘러 비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보고서는 오바마 행정부가 미-한 자유무역협정 비준하지 않아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신뢰와 영향력이 줄어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스탠포드대학 신기욱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의 말입니다.

“한-미 관계의 가장 중요한 현안인데, FTA가 한-미 동맹을 굳건히 한다는 의미도 있는데, 자꾸 연기가 되고 있기 때문에 빨리 하는 것이 좋다는 얘기입니다.”

보고서는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고 ‘미국 정부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국 정부와 강력하고 효율적인 대응을 하는데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보고서 작성에는 마이클 아마코스트 전 국무부 차관, 토머스 허바드 전 주한 미국대사, 에번스 리비어 전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 잭 프리처드 전 국무부 대북 특사, 로버트 칼린 전 국무부 정보조사국장, 신기욱 스탠포드대학 아시아태평양 연구소장,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학 부설 한미연구소 소장, 빅터 차 조지타운대학 교수 등이 참여했습니다.

‘새로운 시작’ 그룹은 지난 2008년에 결성된 한반도 전문가들의 연구 모임으로 지난 해에도 정책 제안서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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