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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프로그램 연수 중인 탈북자들의 체험담


한국에서 모범적으로 정착한 탈북자 4명이 미국 국무부가 제공하는 지도자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이민의 나라이자 세계 최대 난민 정착국인 미국의 모습을 통해 탈북자들의 미래를 설계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탈북자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 4명이 3주 과정으로 연수 중인 이번 ‘국제 방문자 리더쉽 프로그램’의 주제는 ‘재정착’ 입니다.

미국에 정착한 이민자들과 난민들의 역사, 정부의 지원제도, 지역 단체 견학 등을 통해 세계 최대의 이민자 나라인 미국의 강점들을 공유하는 겁니다.

참가자의 한 명인 김흥광 NK 지식인연대 대표는 `미국의 소리’ 방송에, 연수를 통해 미국이란 사회를 새롭게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잘 몰랐던 것들을 이번에 많이 알게 됐어요. 미국이란 사회가 형성된 중요한 동기가 이주민이었다는 것. 영국, 유럽 각국에서. 그런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이란 사회는 세계 각국에서 어렵고 상황이 어려운 곳에 있는 난민들, 새로운 꿈을 가진 사람들을 아주 적극적으로 가장 많이 받아들이는 나라라는 걸 알게 됐고 제도적으로 보다 정책적으로 보나 굉장히 이민자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을 만들어가고 유치하는 모습이 참 감동적이었어요.”

지난 3월 바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쉘 오바마 여사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으로부터 용기있는 국제 여성상을 수상했던 이애란 박사도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 박사는 선배 이민자와 난민들이 뒤에 정착하는 후배들을 이끌어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선배 이민자들이 나중에 온 이민자들을 보살피는 것이 상당히 효율적이라는 것. 그건 저희들이 남쪽에서 생활하면서 느꼈던 것이어서 그런지 상당히 긍정적으로 확인시켜 주는 것이라고 좋았어요.”

이 박사는 또 미국의 이민자 선례를 통해 탈북자들의 안정된 정착과 미래의 모습을 구상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제가 여기 와서 느꼈던 건 역시 탈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취업이 첫 번째라는 것. 취업을 위해서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 또 취업과 교육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문화적 이질감을 해소할 수 있는 정책들이 필요하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한국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고 있는 오세혁 씨는 미국 내 난민들이 겪는 고민들과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습니다.

“우리 탈북자들이 적응 과정에 겪는 어려움이나 그런 것이 미국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서도 똑같이 같고 있구나 하는 데 대해 공감대는 같게 된 것 같아요.”

미국 내 난민이나 자신들 모두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데 대한 두려움과 불확실성, 적응, 취업, 미래에 대한 고민 등을 공통적으로 갖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 2002년 한국에 정착한 뒤 미국을 처음 방문했다는 오세혁 씨는 미국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유로운 것 같아요. 그저 북한에서는 미제 승냥이 앞잡이 그러면서 참 많은 비유나 야유어가 있죠. 근데 미국에 와서 보니까 글쎄요. 오히려 더 친절하고 밝은 표정 같은 것들이 느껴지고 참 많이 속아서 살았다 하는 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탈북자들은 그러나 자신들의 상황과 미국의 제도를 구체적으로 비교하며, 애로점들을 깊이 논의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 아쉽다고 말했습니다.

이애란 박사는 특히 민간단체 관계자들이 면담 중 실질적인 탈북자 정착 방안과 순리적인 북한의 민주화 절차 보다는 북한의 조속한 민주화 방안에 질문을 집중해 답답했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들이 정말 민주주의 투사로서 북한의 민주화에 기여하기까지는 여러 가지 단계가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요구하는 건 3단계 4단계이고, 탈북자들은 지금 0단계 1단계 밖에 안 되는데 이 건 건너뛰고 3-4단계로만 가려고 하니까…”

이 박사는 탈북자들이 삶으로 보여주는 메시지만큼 북한 주민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강력한 무기는 없다며, 탈북자 사회가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세심한 지원을 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습니다.

탈북자 대표단 4명은 워싱턴 연수를 마치고 30일 현재 북부 미네소타 주를 방문하고 있으며, 남부 애리조나 주와 북서부의 시애틀을 거쳐 다음 달 11일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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