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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 기록적인 법안통과로 임기 마감


주요안건들을 표결하는 미국 상원 (자료사진)
주요안건들을 표결하는 미국 상원 (자료사진)

미국의 제 111대 의회가 역사상 가장 생산적인 회기였다는 평가를 받으며 막을 내렸습니다. 집권 민주당은 지난 11월 중간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굵직굵직한 안건들을 처리해 오바마 대통령에 힘을 실어줬습니다.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미 의회의 올해 회기가 종료됐죠?

답) 지난 22일 마지막 회의가 열렸는데요, 마지막 날에도 여러 가지 중요한 안건들이 처리됐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제 111대 의회가 역사상 가장 생산적이었다고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문) 마지막 날 어떤 안건들이 처리됐나요?

답) 동성애 사실을 공개한 사람들의 군 복무 금지를 해제하는 법안이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으로 발효됐습니다. 지난 17년간 유지됐던, 소위 ‘묻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정책이 폐기된 것입니다. 해당 정책 폐기는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이런 성과를 지난 1948년 군대 내 인종 차별 금지법이 제정된 것에 견주고 있습니다.

문) 빌 클린턴 대통령도 1990년 대 초 동성애자들의 군 복무 금지를 철폐하려다 실패했었는데, 이제는 사회적 여건이 마련된 것 같군요. 그밖에 또 어떤 법안이 처리됐나요?

답) 오후에는 미 상원이 러시아와의 새 전략무기감축협정 START를 비준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가 핵탄두를 각각 30% 줄이는 등 획기적으로 핵무기를 감축한다는 내용인데요. 이 법안 처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최우선 외교과제 중 하나였지만, 야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비준이 계속 미뤄져 왔었습니다. 하지만 이날 본회의 표결 결과 찬성 71대 반대 26으로 가결됐습니다.

문) 마지막 날에 이렇게 중요한 법안들이 처리된 것은 이례적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에서는 사실 중간선거 이후 다음 회기까지 두 달간은 의회에서 되는 일이 없다고 ‘레임덕’ 회기라고 하지 않습니까?

답) 하지만 11월 중간선거 이후 주요 현안이었던 감세연장안도 통과됐습니다. 지난 18일 오바마 대통령의 서명을 받아 발효됐는데요.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도입된 감세 조치를 2012년까지 연장하는 것이 골자로, 그 규모가 8천5백80억 달러에 달합니다. 사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세부 내용들에 대해 견해차가 있었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 타협에 성공하면서 극적으로 통과됐습니다.

문) 민주당과 공화당이 일반 회기 중에도 합의해서 법안을 통과시키기 쉽지 않은데, 막판에 갑자기 이렇게 의정 활동이 활발해진 이유가 무엇입니까?

답)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2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민주, 공화 양당이 현안들에 대해 공통분모를 찾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여러 법안이 처리됐다고 평가했습니다.

This has been a season of progress for the American people. That progress is a reflection of the…

11월 중간선거 결과는 두 당의 협력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의사가 반영된 것이고, 의원들이 이에 따랐다는 것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새해에도 이 같은 국민들의 바람을 명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문) 새해에는 공화당이 하원에서 다수당 자리를 차지하게 되는데요. 상원에서도 민주당 의석 수가 줄었고요. 새로운 회기에도 오바마 대통령의 바람 대로 두 당이 협력해 주요 안건들을 처리할 수 있을까요?

답) 안건에 따라 다를 겁니다. 미국 언론들은 세력을 키운 공화당 측이 특히 정부 지출과 재정적자 증가를 가만히 보고 있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11월 총선에서는 ‘티 파티’라고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보수세력이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이 많이 당선됐는데요. 이들도 내년 정치판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무래도 올해보다는 두 당의 협력이 여의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문) 공화당이 다수당이 된 의회에서 각종 법안 처리에 제동이 걸리면 국민들의 여론이 좋지 않을 텐데요.

답) 예. 그래서 공화당도 오바마 대통령에게 협조적으로 나가야 되는 분위기라고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의 성적표가 워낙 좋았기 때문이죠. 사실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패배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줄어드는 것 아닌가 하는 전망이 많이 나왔었는데요. 연말에 오바마 대통령이 공화당과 담판을 짓고 여러 법안들을 처리하자, 화려한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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