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동의 학업역량은 경제 선진국 가운데 최상위권이지만, 신체건강과 마음건강은 하위권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높은 학업 성취만으로는 아동의 건강과 행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입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한국 아동의 학업역량은 향상됐지만, 종합적인 아동 웰빙 수준은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니세프 이노첸티 연구소가 지난 5월 발표한 ‘리포트 카드 20’의 한국 관련 분석 결과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한국위원회가 2020년 발간된 ‘리포트 카드 16’과 이번 보고서를 비교한 결과, 한국 아동의 학업역량 순위는 11위에서 3위로 크게 상승했습니다.
반면 신체건강은 13위에서 30위로 떨어졌고, 마음건강은 34위로 변동이 없었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종합 아동 웰빙 순위는 21위에서 27위로 하락했습니다.
특히 한국 청소년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10.33명으로, 비교 대상 42개국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았습니다.
자살은 14년 연속 한국 아동·청소년 사망 원인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국가 차원의 아동친화적 법·제도 마련과 예방·발견·개입·회복으로 이어지는 다층적인 마음건강 지원체계 구축을 제안했습니다.
또 아동에게 충분한 신체활동과 놀이·휴식의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유니세프가 발간한 ‘리포트 카드 20: 불평등한 기회, 아동과 경제적 불평등’은 OECD와 유럽연합 회원국 등 경제 선진국 44개국을 대상으로 경제적 격차가 아동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입니다.
유니세프는 아동 사망률과 과체중 비율을 반영한 ‘신체건강’, 삶의 만족도와 자살률을 살펴본 ‘마음건강’, 읽기와 수학 등 학업 능력을 평가한 ‘역량’ 등 세 분야를 중심으로 아동의 웰빙 수준을 분석했습니다.
국가별 종합순위에서는 네덜란드와 덴마크, 프랑스가 세 영역에서 비교적 고른 성과를 보이며 1위부터 3위에 올랐습니다.
미국은 신체건강 38위, 역량 28위로 모두 하위권을 기록했습니다.
다만 미국은 비교 가능한 마음건강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이 부문과 종합순위는 산정되지 않았습니다.
일본은 신체건강 3위, 역량 12위를 기록했지만 마음건강은 32위에 그쳐 종합 17위에 머물렀습니다.
보고서는 세계의 부유한 국가들이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국가 내부의 경제적 격차가 아동의 건강과 행복, 교육 기회를 크게 좌우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니세프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해 아동 빈곤을 줄이고, 가정의 경제적 여건과 관계없이 의료와 교육 등 필수 서비스에 공정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각국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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