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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엔의 대북 인권 비난은 정치적, 특별 보고관 비자 거부


유엔총회(자료사진)
유엔총회(자료사진)

북한 정부가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방문요청을 다시 거부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의 인권 논의는 정치적이며, 북한에 대한 비난은 북한을 전복시키려는 음모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등 서방국들은 22일 유엔에서 열린 북한 인권관련 회의에서 북한 내 심각한 인권 유린 행위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유럽연합은 이날 북한인권결의안을 유엔총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제65차 유엔총회가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사회, 인도주의, 문화를 담당하는 제3위원회가 22일 북한인권 회의를 열었습니다.

유엔의 규약에 따라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제출한 북한인권보고서를 논의하기 위해섭니다.

인도네시아 검찰총장 출신의 다루스만 보고관은 앞서 유엔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광범위한 식량 부족과 의료보건 체계의 붕괴, 안전한 식수부족, 교육의 질 저하 등 만성적인 문제들이 북한 주민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실현하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미국과 유럽연합 등 서방국들과 한국, 일본 대표는 다루스만 보고관의 입장을 지지한다며 북한 정부에 유엔과의 협력과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박덕훈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는 이런 논의는 인권이 아닌 정치적 음모라고 반박했습니다.

박 차석대사는 서방세계가 인권을 북한 주민의 이데올로기를 바꾸려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북한 정부를 전복하려는 음모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루스만 보고관의 보고서는 북한 체제를 고립시키고 질식시키려는 적대세력이 조장한 정치적 음모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날 미국측 대표로 참석한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는 북한 정부의 화폐개혁과 장마당 단속이 기본적인 생계를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주민들에게 상당한 걸림돌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킹 특사는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또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이 취약 계층에게 전달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공여국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다루스만 보고관의 생각을 듣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킹 특사는 또 북한 정부가 외국에서 망명을 시도하다 송환된 탈북자와 가족들에 대한 형벌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한국 대표로 참석한 김수권 유엔 주재 한국대표부 공사는 인권과 기본적 자유에 대한 심각하고 조직적인 침해가 북한에서 계속 이뤄지고 있다는 보고에 대해 한국은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피터 슈바이거 유엔 주재 유럽연합 부대표는 이번 유엔 총회에서 북한인권결의안을 다시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제사회가 보편적 정례검토(UPR)와 유엔 결의안 등을 통해 북한 정부에 권고한 인권 문제 개선안들에 대한 이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계속 높여야 한다는 겁니다.

유엔총회는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북한인권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하지만 장 단 유엔주재 중국대표부 참사관은 불필요한 마찰보다 실질적이고 건설적인 접근을 해야 한다며, 북한이 당면한 경제와 사회 개발 과제에 논의를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다루스만 보고관은 지난 8월 이후 두 차례 북한에 방문 요청을 했지만 거부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 등 일부 나라들이 제기한 우려처럼 인권 문제 보다 인도주의 사안에 집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을 방문해 상황을 평가하기 전까지는 실질적인 사안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덕훈 차석대사는 이날 다루스만 보고관의 방문을 허용해야 한다는 여러 나라의 요청을 다시 거부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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