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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이모저모] 북한 방송인 풍자 광고, 오락 프로 중화권서 인기


매주 주말 화제성 소식으로 여러분을 찾아 가는 ‘뉴스 이모저모’ 시간입니다. 오늘은 최근 중화권에서 북한의 대표적인 방송인을 풍자한 광고와 오락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 유미정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문) 유미정 기자, 타이완과 싱가포르 등 중화권에서 광고와 오락 프로그램의 소재로 등장하고 있는 화제의 북한 방송인이 누구입니까?

답)네, 바로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의 이춘희 아나운서입니다. 이춘희 아나운서는 지난 1974년부터 조선중앙방송의 보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대외성명 발표 등을 담당하고 있는 베테랑 아나운서입니다. 이 아나운서는 북한 관련 자료화면에 자주 등장해 한국, 일본, 미국에서도 익숙한 인물인데요, 1943년생으로 올해 68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대표하는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관련 보도인데요, 들어보시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중화인민공화국 동북 지역을 비공식 방문하였습니다. 김정일 동지께서는 대규모의 항구로 발전한 천진항과 활력이 넘치는 천진 시를 돌아보시고…..”

문) 미국이나 한국의 뉴스 보도와는 억양 등에서 많이 차이가 있네요?

답)네, 그렇지요? 뭐라고 표현할까, 목소리가 상당히 거세고 쟁쟁하다고 할까요? 북한에서는 이런 이춘희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적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전사의 목소리로 칭송 받고 있다고 하는데요, 사실 한국이나 미국, 그리고 그 밖에 다른 나라들에서는 낯설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대부분 나라들에서는 뉴스 아나운서의 자질로 신뢰할 수 있는 목소리를 가장 중시하는데요, 거짓이나 과장이 없고 그러면서도 청취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깁니다. 반면 북한의 보도는 들으신 것처럼 호전적이고 상당히 과장된, 그리고 낭독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아주 다릅니다. 또 북한 보도에서는 `까부순다’ `짓밟아버린다’ 등 전세계 다른 나라 뉴스에서는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호전적인 용어들을 자주 들을 수 있습니다.

문) 그렇군요. 그런 배경 때문에 최근 중화권에서 이춘희 아나운서를 소재로 한 오락 프로그램이나 광고가 등장한 것이군요? 타이완에서 방영된 오락 프로그램이 어떤 것인지 소개해 주시죠?

답) 네, 화제의 프로그램은 타이완 3대 텔레비전 방송의 하나인 중천텔레비전이 제작한 `조선 뉴스’입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타이완의 코미디언 태지원 씨는 이춘희 아나운서의 옷차림과 머리 모양으로 여장을 하고 나와 억양을 흉내내면서 뉴스를 전달해 시청자들의 폭소를 자아내는 데요,

태지원씨는 “안녕하세요. 저는 조선뉴스의 이춘희입니다”라고 한국말로 인사하면서 프로그램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난 해 발생한 천안함 사건에 대해 `우리 북한 군이 천안함을 폭발시켰다, 이유는 우리는 어려서부터 남한이 북한을 싸움으로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합니다. 아울러 북한의 ‘천안함 폭발’이 남북한의 긴장국면을 가져왔다고 목청을 높이는 데요, 천안함 공격에 대해 부인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을 풍자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프로그램 중간 중간에 ‘김정일 장군’ 그리고 ‘사랑해’, ‘소녀시대’ 등 천안함과 관계 없는 한국어, 또 중국어 의성어, 의태어 등이 마구 남발되면서 시청자의 폭소가 터집니다.

문) ‘조선뉴스’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면서, 이번에는 이를 소재로 한 광고까지 등장했다고요?

답) 네, 그렇습니다. 역시 태지원 씨는 이 광고에서 북한 국기를 배경으로 한 스튜디오에 나와 이춘희 씨처럼 분장을 하고 뉴스를 전달하는데요,

자신을 이춘희라고 소개하고 특유의 높은 억양의 중국어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마지막에는 다시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합니다. 그 사이 배경 화면에는 미사일이 날아가는 동영상 모습이 비춰집니다.

문) 네, 오늘 이춘희 씨를 소재로 한 얘기를 나누다 보니 북한의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궁금해지는데요, 북한에서도 방송인이 미국처럼 인기가 있는 직종입니까?

답) 미국의 경우 NBC, CBS, ABC 등 3대 공중파 방송의 간판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경력이 필요하고요, 당연히 이들에 대한 대우와 보수가 무척 높습니다. 북한의 경우도 방송인이 되기가 상당히 어렵고 사회적 대우가 좋다고 하는데요. 역대 3명 뿐인 최고위급 '인민방송원' 의 경우에는 장관급 대우를 받는다고 하는데요, 평양연극영화대학이 북한에서 아나운서를 배출하는 최고 명문으로 꼽힌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타이완 등 중화권에서 북한의 이춘희 아나운서를 풍자한 광고 오락물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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