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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기 폭파범 김현희, 일본 방문


한국에 거주하는 대한항공 858기 폭파범 김현희 씨가 오늘 (20일) 일본을 방문했습니다. 김현희 씨의 이번 일본 방문과 관련해 관심사는 그가 북한에 의한 일본인 납치자들에 대해 새로운 증언을 할지 여부인데요, 도쿄 현지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문) 김현희 씨가 일본에 도착한 게 오늘 새벽이라지요. 우선 도쿄 현지의 표정부터 전해주시죠.

답) 대한항공기 폭파범이었던 김현희 씨가 오늘 새벽 일본 정부의 특별기 편으로 도쿄 하네다 (羽田)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일본 정부의 초청으로 방문한 김 씨는 23일까지 일본에 머물면서 일본인 납북 피해자의 상징적 인물인 요코다(橫田) 메구미 씨의 부모 등 납북자 가족을 만날 계획입니다. 또 다른 납치피해자인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씨의 장남을 만나고, 나카이 히로시(中井洽) 공안위원장도 면담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NHK를 비롯한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헬리콥터와 차량 등을 동원해 김 씨의 하네다공항 도착 이후의 움직임을 시시각각 전달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언론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김 씨가 요코다 메구미 씨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내놓을지 여부입니다. 요코다 메구미 씨는 중학교 1학년이던 1977년 11월15일 하교 도중 니가타 (新潟)시 자택 부근에서 실종된 뒤 일본 납북자를 상징하는 인물로 떠올라 있습니다. 북한은 2002년 고이즈미 전 일본 총리 방북 때 요코다 메구미 씨를 납치한 사실을 인정하면서, 그가 1993년 딸 (김혜경)을 낳은 직후에 숨졌다고 설명했지만 일본은 북한의 설명을 믿을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문) 김현희 씨의 방문에 대해 일본 언론의 관심이 뜨거운 것 같은데요, 그런데 김현희 씨가 도착 직후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별장으로 향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김 씨는 일본 정부 특별기 편으로 하네다 (羽田) 공항에 도착한 직후 차량 편으로 일본의 여름 휴양지인 나가노현 가루이자와(輕井澤)에 있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의 별장으로 향했습니다. 김 씨가 가루이자와 별장으로 향한 것은 하토야마 전 총리가 김 씨를 초청한 나카이 히로시 납치문제 담당상에 앞서서 민주당 납치문제대책본부 본부장을 맡았다는 점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언론은 헬기와 차량 등을 동원해서 김 씨의 일거수일투족을 쫓고 있지만 김 씨가 가루이자와 별장에 도착했다는 것 외에 이후 일정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경호 문제를 우려하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일본 정부가 김 씨의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 앞서 얘기했듯이 김현희 씨가 이번 방일 과정에서 일본인 납치자에 대한 새로운 증언을 할지가 관심인데요, 현지에서의 전망은 어떻습니까.

답) 일본 언론이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부분이 바로 그 부분인데요, 아직은 그와 관련된 김 씨의 발언 내용은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김 씨는 지난 해 3월 부산에서 다구치 야에코 씨의 가족과 만나 (북한이 다구치 씨가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설명한 1986년 이후인) “1987년에도 다구치 씨가 숨졌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다”는 말을 한 적이 있고, 지난 해 5월에는 “요코다 메구미를 만난 적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해 11월 NHK와 인터뷰에서는 “요코다 메구미의 부모를 만나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직접 얘기하고 싶다”고 발언하기도 했는데요, 이번 방일이 성사된 데에도 이 영향이 컸습니다. 일본 언론이나 일본 정부는 김 씨의 이번 방문을 통해 일본 내에서 납치 문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길 원하고 있습니다. 김 씨가 일본의 이런 기대를 충족시켜줄 발언을 할 것인지, 일본 언론의 모든 관심이 김 씨의 입에 쏠려 있는 상황입니다.

문) 다른 소식입니다만, 리처드 마이어스 전 미군 합참의장이 오키나와(沖繩)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이 북한의 공격시 일본을 방위하는 데 충분치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아사히신문이 오늘 보도했지요.

답) 그렇습니다. 마이어스 전 합참의장은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오키나와에 미군 4만 여명이 주둔하고 있지만 이는 북한의 공격으로부터 일본을 완전하게 방위하는데 충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러나 미국이 이 정도의 병력을 오키나와에 주둔시키고 있다는 자체는 일본의 방위에 대한 미국의 결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마이어스 전 합참의장은 “억지력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결의를 적에게 어떻게 인식시키느냐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지상군이 주둔하면 적은 다른 눈으로 보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억지력이라고 하는 것은 적국의 시점으로부터 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미국이 일본과의 안보조약을 중요하게 생각지 않고 있다고 의심하는 국가가 있다면 신뢰성 있는 억지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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