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기관에서 계약직으로 일하던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 진우 김 씨가 특정 국가의 군사적 능력과 준비 태세에 대한 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미국 워싱턴 디씨 연방법원이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30일 입수한 기소장에 따르면, 스티븐 김 씨는 최근 대배심에 의해 두 가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국방 정보를 허가 없이 유출한 혐의와, 이 혐의와 관련해 미 연방수사국 FBI에 허위진술을 한 혐의입니다.
김 씨는 지난 해 6월께 워싱턴 디씨와 다른 지역에서 일급비밀로 분류된 정보 보고서에 담긴 정보를 미국 언론사 소속 기자에게 고의적이고 의도적으로 유출했다고 기소장은 밝혔습니다.
기소장은 이 정보가 특정 국가의 군사적 능력과 준비 태세에 관련된 것으로, 스티븐 김 씨는 이 정보가 미국에 피해를 주고, 특정 국가에 이득을 주기 위해 사용될 수 있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기소장은 또 스티븐 김 씨가 약 석 달 뒤인 2009년 9월께 워싱턴 디씨에서 미 연방수사국, FBI에 허위진술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2009년 3월, 문제의 언론사 기자와 만난 뒤 반복해서 이 기자와 연락했으면서도 이를 부인했다는 것입니다.
기소장은 스티븐 김 씨의 혐의와 관련된 특정 국가와 정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미국 언론들은 그가 북한 관련 정보를 보수 언론인 ‘폭스 뉴스’에 제공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시사잡지인 ‘뉴스위크’에 따르면, ‘폭스 뉴스’의 제임스 로젠 기자는 지난 해 6월, 미국 정보 당국자들이 오바마 대통령에게 북한이 핵실험을 실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어 미 법무부는 해당 정보가 언론에 유출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전면적인 조사를 시작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습니다.
한편, 미국 법무부는 지난 27일 성명을 통해 스티븐 김 씨의 기소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 씨가 유죄판결을 받을 경우, 국방 기밀 유출 혐의로 최고 징역 10년 형, 허위진술 혐의로 최고 징역 5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김 씨의 변호인인 애비 로월 씨는 김 씨의 혐의를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로월 씨는 김 씨의 혐의와 관련된 언론보도는 한 국가가 좋지 않은 행동을 이유로 제재를 받을 경우, 이 국가가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에 대한 매우 평범한 관찰을 담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로웰 씨는 또 스티븐 김 씨는 헌신적이고 법을 준수하는 사람이며, 북한과 이란과 관련해 10년 동안 미국 정부 기관들을 위해 활동한 매우 유능한 분석가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 씨가 과거 미 국무부와 국방부,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NSC) 등의 고위 관리들에게 자문을 제공했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43살인 스티븐 김 씨는 9살 때 미국으로 이민 온 뒤, 명문인 조지타운 대학과 하버드대학, 예일대학에서 공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연방정부 기관에서 근무하던 한국계 미국인 스티븐 김 씨가 국방 관련 기밀을 미국 언론에 유출한 혐의로 미 연방법원에 기소됐습니다. 문제의 기밀은 북한의 핵실험을 경고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주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