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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버그 부장관,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 면담


제임스 스타인버그 국무부 부장관을 단장으로 한 미국 고위급 대표단이 오늘 (16일) 베이징에서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중국 정부 고위 당국자들을 만났습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궁금한데요,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국 국무부 부장관 일행이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을 만난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 네. 스타인버그 부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미국 대표단은 오늘 중국 외교 실무사령탑인 다이빙궈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회담했습니다. 양측의 회동 내용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고 있는데요, 미국 대표단은 다이빙궈 국무위원이 지난 9일 평양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한 내용 외에 북한의 외교 실무사령탑인 강석주 내각 부총리와의 회담 내용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미국 대표단은 앞서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를 비롯한 외교부 고위 관리들과도 만났죠?

답) 네. 미국 대표단은 어제 오후 5시쯤 베이징에 도착해 중국 외교부의 추이톈카이 미주 담당 부부장, 장즈쥔 상무부부장과 각각 회담하고,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를 만났습니다. 미국 대표단에는 제프리 베이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 보좌관, 성 김 6자회담 특사 등 미국의 동북아시아와 한반도 정책 담당 관계자들이 포함돼 있습니다.

중국 외교부의 장위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미-중 고위급 회담과 관련해서는 조만간 그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만 말할 뿐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는데요, 미국과 중국은 내년 1월로 예정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사전에 한반도 사태 등을 포함한 주요 의제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문) 사실 미-중 두 나라의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는 무엇보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어떻게 의견을 조율할 지가 큰 관심사인데요.

답) 네. 미국 대표단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 위협과 연평도 포격 사건 등에 대해 중국 쪽에 책임 있는 역할을 거듭 촉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미국과 한국, 일본이 최근 회담을 갖고 마련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전제조건들을 중국 측에 다시 한번 강조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대해 중국은 한-미, 미-일 합동군사훈련 등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에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선 6자회담 수석대표간 긴급회의를 열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한반도 위기 사태의 해법과 관련한 결론이 도출될 가능성이 높지 않고,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다음 달 미국 방문 때까지 미-중 간 의견 절충이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 유력합니다.

문) 한반도 문제 해법과 관련해 미-중간 의견 절충이 쉽지 않아 보이는데, 중국 외교부는 미-중간 대화와 협력을 강조했다구요?

답) 네. 중국 외교부의 장위 대변인은 오늘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은 대화와 협력을 강화해야지 서로 의심하거나 다퉈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중국과 미국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양대 대국이자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양국간 대화와 소통, 교류를 강화하는 것은 양국 뿐만 아니라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데 유익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위 대변인은 이어 북한의 우라늄 농축 문제와 관련, 중국은 9.19 공동성명과 6자회담의 틀 안에서 타당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보며 유관 국가들이 협상궤도로 돌아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중국 간 고위급 회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장위 대변인의 이런 언급이 나온 것으로 볼 때, 핵심 의제인 한반도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 양측의 해법이 맞선 것 아니냐 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문) 조금 다른 얘기인데요.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 오늘 베이징을 경유해 북한을 방문했는데요, 북한 측에 영변 핵 시설 방문을 요청했다고 말했다구요?

답) 네. 북한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의 초청에 따라 개인 자격으로 방북한 리처드슨 주지사는 오늘 오후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북한 고려항공으로 갈아타고 평양으로 향했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방북에 앞서 베이징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측에 영변 핵 시설 방문을 요청해 놓았다고 밝혔습니다. 리처드슨 주지사는 또 방북 기간 중 북한의 통치자들로부터 메시지를 받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하고,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낮추겠다는 메시지를 제공하는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북한에 줄 메시지는 평화가 필요하며 공격적인 행동을 멈추고 한국을 존중하라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유엔주재 대사를 지낸 리처드슨 주지사는 1990년대에 두 차례 특사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해 당시 억류됐던 미국인 석방을 이끌어냈었습니다.

문) 리처드슨 주지사의 북한 방문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답) 장위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리처드슨 주지사의 방북과 관련, 중국은 북한과 미국간 접촉을 지지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리처드슨 주지사를 초청한 것은 6자회담 재개 이전에 미-북간 양자회담 개최를 시도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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