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주재 유엔 사무소가 문을 닫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는데요, 스리랑카 정부와 유엔 간 갈등의 원인은 무엇입니까?
답) 지난 해 스리랑카 내전 막바지에 자행된 전쟁범죄에 대한 조사 문제 때문입니다. 스리랑카 군은 지난 해 북부의 반군 거점에 대한 대대적인 군사적 공세를 펼쳐 25년 간의 내전을 끝냈는데요, 내전의 마지막 5개월 동안 약 7천 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인권단체들은 이 과정에서 정부군과 반군 양측이 전쟁범죄를 자행했다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유엔은 이에 대한 독자적인 조사를 추진하고 있는 반면, 스리랑카 정부는 조사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문) 유엔은 왜 독자적인 조사를 추진하고 있나요?
답) 유엔은 스리랑카에서 지속적인 평화와 화해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 소재를 분명히 밝히는 것이 핵심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지난 달 22일 인도네시아의 마르주키 다루스만 전 검찰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3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인권단체들도 유엔의 입장에 동조하고 있는데요, 국제 인권단체인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요란다 포스터 씨는 유엔의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the scale and magnitude of the killing…
스리랑카 북동부 지방에서 수많은 민간인들이 목숨을 잃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독자적인 국제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겁니다.
문) 하지만 스리랑카 정부가 유엔의 계획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스리랑카 정부는 전쟁범죄는 없었고, 따라서 조사도 불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아울러 유엔 조사는 주권침해라고 주장하면서 조사위원들에게 입국사증을 발급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인도의 스리랑카 전문가인 DC 카토치 육군소장은 스리랑카가 유엔이나 국제사회의 비난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if some civilian casualties have taken place….
스리랑카 정부는 내전 중 발생한 민간인 희생을 인권 침해 문제로 생각하지 않고, 단지 내전에 따른 부수적인 피해로 여기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리랑카 정책대안연구소의 파이키아소티 사라바나무투 소장은 스리랑카 국민들도 정부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there is a certain amount of public sentiment….
국제사회가 인권을 구실로 스리랑카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정부 주장에 많은 사람들이 동조하고 있다는 겁니다.
문) 이런 가운데 스리랑카 정부 각료가 이끄는 시위대가 유엔 사무소를 포위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지요?
답) 그렇습니다. 시위대의 요구는 유엔 조사위원회를 즉각 해체하라는 것입니다. 시위를 주도한 위말 위라완사 스리랑카 주택장관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조사위원회를 구성한 것은 마힌다 라자팍세 대통령을 전범으로 법정에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조사위원회를 철회할 때까지 계속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위라완사 장관은 오늘 (8일)부터 유엔 사무소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습니다.
문) 스리랑카 정부가 이처럼 강력하게 반대한다면 유엔 조사는 사실상 불가능해지는 것 아닙니까?
답) 조사관들이 스리랑카에 들어갈 수 없다면 조사에 어느 정도 차질이 빚어지겠지만,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의 포스터 씨는 스리랑카 전쟁범죄의 진상을 규명할 충분한 자료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there are war survivors who are living in any number of countries…
스리랑카 이외의 다른 나라로 피신한 생존자들로부터 증언을 들을 수 있고, 위성사진 자료들을 통한 분석작업도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문) 그런데 스리랑카는 인권 유린 문제와 관련해 유럽연합과도 마찰을 빚고 있다구요?
답) 그렇습니다. 유럽연합은 내전 당시 스리랑카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면서 지난 7월1일까지 서면으로 답변을 제출할 것을 스리랑카 정부에 요구했었는데요, 스리랑카 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은 다음 달부터 스리랑카에 대해 일반특혜관세 적용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로써 스리랑카 제품들은 유럽연합 시장에서 수출경쟁력을 잃게 됐습니다.
스리랑카 정부와 유엔 사이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한 소식 자세히 알아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