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오는 20일로 예정된 천안함 사건 조사 결과 공식 발표에 앞서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등 6자회담 참가국 등에게 관련 내용을 미리 설명할 것이라고 17일 밝혔습니다.
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은 정확한 시점 등을 아직 확정 짓진 않았지만 사전에 설명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건에 대한 최종 보고가 발표되기 앞서서 관련국들에게 사전 설명하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그것은 상대국의 어느 레벨에서 설명을 받느냐에 따라서 외교통상부의 적절한 인사가 브리핑을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한국 정부는 이런 사전 설명을 통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 등을 설득해 천안함 사건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유엔 안보리 회부는 안보리 의장에게 서한을 발송해 문제를 제기하는 식으로 통상적인 절차를 밟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사전 설명 방식으로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해당 국가들의 한국주재 대사에게 전화를 통해 설명하거나 천안함 대책반장을 맡고 있는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대사 또는 대사관 정무 담당 인사를 외교통상부로 초청해 브리핑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 자리에서 이번 사건이 북한에 의한 어뢰 공격이라는 객관적인 판단 근거를 제시하면서 정전협정 위반과 유엔 헌장 2조 4항 위반에 따라 유엔 안보리 회부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하고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와 함께 이명박 한국 대통령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이달 하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이에 앞서 한반도 주변국 정상들과 전화 정상회담을 갖고 국제사회의 협조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국방부는 17일 천안함 침몰 원인 규명을 위한 민군 합동조사단에 참여한 미국과 영국, 스웨덴, 호주 등 4개국 한국주재 대사들을 초청해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한 지지와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한편 천안함 사건 민군 합동조사단은 북한의 어뢰 공격을 뒷받침할 침투 경로와 잠수함 이동 정황, 통신감청 내용 등을 정밀분석 중이며, 이를 위해 외국의 정보작전 분야 전문가들이 합동조사단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보작전 분야 전문가들의 합류는 천안함에서 검출된 화약 성분과 알루미늄 파편 분석 결과 어뢰 공격으로 이미 결론을 내렸음을 강하게 시사하는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한국 국방부의 원태재 대변인은 “여러 나라에서 파견된 조사요원들과는 별도로 정보 관계자들이 정보와 작전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며 “오는 20일 조사 결과 발표 때 이와 관련된 내용도 일부 포함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의 제1야당인 민주당의 최문순 의원은 17일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가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이번 사건과 북측이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달받았다고 말한 사실을 전했습니다.
장 대사가 이날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를 예방한 자리에 동석했던 최 의원에 따르면 장 대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근 방중 때 천안함에 대한 북측의 입장을 전달받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김 위원장으로부터 직접 전달받지는 않았지만 무관하다는 입장을 전달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장 대사는 또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을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조사하겠다고 했다”며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는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결과를 의미하며 조사 중 주관적인 예측과 예단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 대사는 이와 함께 “지금까지 공개된 자료를 보면 누구의 소행인지 확실한 증거가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