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군이 연평도 해상 사격 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했습니다. 한국의 합동참모본부는 20일 오후 2시반부터 시작된 사격훈련이 오후 4시 4분까지 1시간 30여분간 예정대로 실시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훈련은 당초 오늘 오전 11시 경에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안개가 끼는 등 기상이 좋지 않아 오후로 미뤄졌습니다.
이번 사격훈련은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와 105mm 견인포, 박격포 등이 동원돼 연평도 서남쪽 한국측 영해에 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훈련지역은 북방한계선, NLL과 10여 킬로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이번 훈련은 연평도 포격 도발 전 연평부대 사격 훈련 당시 다 못 쏜 포탄 등을 쏘는 마무리 훈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방부 당국자입니다.
"지난달 23일 사격하다가 북측의 도발을 받았지 않습니까 통상 1년 단위로 사격계획이 세워지고 그에 따라 사격을 하는데 그 때 계획한 사격을 다 못하고 중단했기 때문에 사격 발사탄수가 남은 것이죠."
이번 훈련에는 주한미군의 정보분석팀과 통신요원 등 병력 20여명도 투입됐고, 유엔사 군정위와 유엔사 대표 등 9명은 훈련을 참관했습니다.
연평도에 투입된 주한미군 병력은 북한군의 동향 감시와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당분간 머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사격훈련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군의 특이 동향은 없었으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북감시태세인 워치콘을 2단계로 유지하면서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군은 서해안 포병부대를 중심으로 대비태세 수위를 한층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서해 연안 지역에 있는 방사포가 대규모로 전진 배치되고, 서해 공군기지의 전투기가 출격대기 상태인 것으로 한국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군의 공격원점 타격목표 교란을 위해 모의포를 서해안 일부에 전진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앞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운영하는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한국군의 사격 훈련이 시작되기 직전 이번 훈련을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한꺼번에 6건이나 쏟아냈습니다.
이 매체는 이번 사격훈련이 북침전쟁 도발 책동이라면서 북한 영해에 대한 포격 도발에 자위적 타격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거듭 위협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할 경우 자위권 차원에서 육·해·공군의 합동 전력을 가동해 강력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원거리 타격과 항공기 요격이 가능하도록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 등 한국형 최신예 구축함 등을 서해상에 전진배치 했습니다.
한국 군은 또 북한의 해안포 기지를 정밀 타격할 수 있는 F-15K와 KF-16 전투기의 비상출격 태세도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격훈련에 앞서 연평도와 백령도 등 서해 5도 전역에는 오전 9시를 기해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고, 연평도에서는 주민과 취재진 등 2백80여명이 인근 방공호로 대피했습니다.
청와대는 외교안보수석실과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중심으로 합동참모본부와 긴밀히 연락을 취하며 북한 군 동향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연평도 사격 훈련 등에 관한 종합 보고를 받은 뒤 전 정부 부처 공무원들에게 비상 근무 태세를 유지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는 분단 국가에서 영토 방위를 위한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주권 국가로서 당연한 것으로 여기에는 누구도 개입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청와대 홍상표 홍보수석이 전했습니다.
또 훈련이 끝난 후에도 북의 도발에 대비해 만반의 대응 태세를 갖출 것을라고 지시했습니다.
외교통상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긴급회의를 비롯해 연평도 사태에 대한 외교적 대응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외교통상부 김영선 대변인입니다.
"우선 최근의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서는 우선 북한에 의한 연평도 포격도발이 명백하게 규탄이 되어야 된다는 입장이고, 도발적인 행위가 재발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통일부도 비상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개성공단과 금강산 지역을 비롯한 북한의 상황을 점검하고, 유사 상황시 북한 지역과 연락체계를 점검했습니다. 통일부는 이날 하루 개성공단 입주 기업 관계자들의 방북을 전면 금지하고 앞으로 남북간 상황에 따라 방북을 허용할 방침임을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