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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재정적자 해소위해 국영기업 지분매각


러시아, 재정적자 해소위해 국영기업 지분매각
러시아, 재정적자 해소위해 국영기업 지분매각

러시아 정부가 1990년대 초 이래 최대 규모의 국영기업 민영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조치는 원유값 하락이 우려되는 가운데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분석됩니다.

러시아는 앞으로 3년 동안 2백억 달러 이상의 국영기업 지분을 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지분을 팔겠다고 밝힌 국영기업에는 석유와 해운 회사, 그리고 은행 두 곳과 전력망 관리회사가 있습니다. 러시아는 이들 기업 지분의 25% 정도를 팔 계획을 갖고 있지만 기업의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합니다.

현재 재정적자가 늘고 있는 러시아는 오는 2011년에 총선거를 치릅니다. 현 정부는 선거를 치르기 전에,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세금을 올리거나 사회보장 혜택을 줄이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영기업의 지분을 팔기로 한 것입니다.

러시아는 그동안 주로 원유와 천연가스를 팔아 약 5천억 달러에 달하는 금과 외국 돈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원유 가격이 다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러시아 정부는 현재의 자산 보유액를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러시아의 경제성장률은 9% 정도 하락했습니다. 이는 ‘브릭스’에 해당하는 네 나라의 경제성장률 중에 가장 좋지 않은 수치입니다. ‘브릭스’는 미래에 큰 성장이 기대되는 나라를 가리키는 말로 러시아와 브라질, 인도, 그리고 중국을 뜻합니다. 러시아는 올해 경제가 부분적으로 회복됨에 따라 4%의 경제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톤 투자은행의 수석 자산전략가인 피터 웨스틴 씨는 유가가 가장 많이 올랐던 2008년에 국내 경제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영향력이 정점에 달했다고 지적합니다.

“They need to raise money…”

하지만 러시아 정부가 지금은 돈을 필요로 한다는 것입니다. 웨스틴 씨는 필요한 돈을 마련하려면 세금을 올릴 수도 있겠지만, 국가가 소유한 회사를 파는 것이 러시아 정부에 더 쉬운 방법이라고 지적합니다.

웨스틴 씨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해 한 말을 살펴보면 러시아 정부의 뜻을 잘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당시 여러 차례, 정부가 러시아 경제에 너무 많이 관여하고 있고 사기업이 국영 기업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또 국가 주도의 경제정책에서 벗어나 현재 50%를 차지하고 있는 정부의 경제 참여 비율을 10년 뒤에는 30%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외국 투자자들은 러시아 국영기업의 경영방식을 경계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 회사들이 장부를 공개하지 않고 적은 수의 지분을 가진 투자자들을 홀대하기 때문입니다. 웨스틴 씨는 런던 주식시장에 지분을 팔려고 내놓은 러시아 국영기업이 장부를 공개하고 이를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한편 러시아에 투자하는 것이 다소 위험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발표가 최근에 나왔습니다.

미국의 석유회사인 코노코 필립스 사는 지난 2004년, 당시 러시아 최대 민간 석유회사였던 루코일 사에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코노코 필립스 사는 현재 1백억 달러에 달하는 루코일 사의 지분을 팔겠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우랄시브 투자회사의 수석 전략가인 크리스 위퍼 씨는 코노코 필립스 사가 국영기업과 손을 잡았어야 했다고 지적합니다.

코노코 필립스 사가 동업자를 잘못 택했다는 것입니다. 만일 로즈네프나 가즈프롬넷 같은 국영기업과 손을 잡았다면 신규 사업권을 따는데 훨씬 유리했을 것이라는 말입니다.

위퍼 씨는 시베리아 동부나 사할린 지역, 그리고 북극 지역을 개발할 사업권을 국영기업들이 가져갈 것이기 때문에 외국 투자가들은 국영기업과 손잡는 것이 좋다고 지적합니다.

위퍼 씨는 러시아 정부가 올해 초에 23억 달러에 달하는 민영화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계획에 따라 러시아 정부가 국영기업 지분을 실제로 팔았는지 여부는 잘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We are two thirds of the year…”

올해가 대략 3분의 2가 지났는데, 러시아 정부가 국영 기업의 지분을 팔았다는 소식을 아직 듣지 못했다는 겁니다. 위퍼 씨는 러시아에서는 정부가 하겠다고 말하는 것과 실제 이룬 것과는 항상 차이가 난다고 지적합니다.

한편 러시아 재무부의 알렉세이 쿠드린 장관은 국영기업 지분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 재정적자 해소를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공무원 수를 20% 줄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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