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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초고속 인터넷망, 지역간 불균형 커


미국에서 초고속 인터넷이 상용화되고 있지만 지역간 불균형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일부 농어촌의 경우 기반시설이 열악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하는데요. 실태가 어떤지 알아 보겠습니다. 백성원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문) 미국인이라고 다 똑 같은 인터넷 혜택을 누리는 건 아닌가 보군요.

답) 예. 지난 주 공개된 미 상무부 자료를 보면 도시에 사는 사람과 교외 깊숙이 사는 사람들 간 차이가 제법 컸습니다. 이제 저희 청취자 분들도 인터넷에 대해 많이들 알고 계실 것 같은데요. 간단히 얘기해서 전세계의 컴퓨터가 서로 연결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하나의 거대한 통신망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 기반 시설을 잘 갖춰놓는 것도 중요한 국가과제 중 하나인데, 미국에서 도시와 농어촌 간 불균형이 크다는 겁니다.

문) 인터넷도 인터넷이지만 상무부 자료에 나와 있는 건 초고속 인터넷에 대한 분석이거든요. 말 그대로 훨씬 빠른 인터넷을 가리키는 건가요?

답) 그렇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선 ‘브로드밴드’라고 부르는데요. 기존의 전화회선을 통한 인터넷 접속에 비해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요즘 인터넷을 통해 영화나 드라마 많이 보지 않습니까? 이런 동영상을 초고속 인터넷을 통해 내려 받으면 화면이 끊기지 않고 재생할 수 있습니다. 텔레비전처럼요.

문) 예. 그런 초고속 인터넷 통신망이 이젠 국가의 신경망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중요해 졌는데요. 미국 시골 지역엔 그 기반시설이 취약하다는 게 미국 정부의 판단이군요?

답) 맞습니다. 상무부 자료를 보면 시골에 거주하는 가구 중 60%만이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걸로 나와 있습니다. (도시는요?) 70% 정도 됩니다. 그러니까 시골이 10% 뒤쳐진 셈입니다. 이런저런 수치를 종합하면 미국 내에 인터넷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사람이 28%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문) 미국인의 3분의 1 가까이가 인터넷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거군요. 그래도 도시 70%, 시골 60% 수준이면 제법 높은 거 아닌가요?

답) 절대적인 수치만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는데요. 미국의 국가적 위상을 고려할 때 개선의 여지가 많습니다. 다른 주요 국가들의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은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한국만 해도 90% 이상의 가정이 고속 정보통신망을 씁니다. 세계 최고 수준이지요. 이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평가가 있는데요. 역시 한국이 1위 입니다. 일본이 2위, 싱가포르가 3위구요. 미국은10위권 밖에 머물러 있습니다.

문) 의외네요. 이 방송 들으시면서 초고속 인터넷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그거 꼭 사용해야 하는 건가, 이런 의문 갖고 계신 분들 계실 것 같은데요. 당장 먹고 사는 거하고 관계는 없는 거 아닌가요?

답) 아니오. 이젠 먹고 사는 데도 지장이 많게 됐습니다. 대부분의 업무가 인터넷과 직결돼 있으니까요. 지난 18일자 뉴욕타임스 신문은 인터넷망이 깔려있지 않아서 불편을 호소하는 미국의 농어촌 주민들의 불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역 당국 관리 조차 집에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다는 사연, 학교에 있는 단 한대의 컴퓨터를 통해서만 학생들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실정 등이 실려 있습니다.

문) 그게 왜 불편한 건지 설명을 좀 해 주시죠.

답) 한마디로 정보통신으로 연결된 지역사회 중심부에서 밀려나는 겁니다. 미국에선 웬만한 공과금도 인터넷을 통해 납부하구요, 병원이나 각종 공공기관 방문 예약도 인터넷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인터넷을 통하지 않으면 민원을 접수조차 하지 않는 정부 기관도 있습니다. 인터넷으로 물건을 구입하게 된 건 이미 오래된 일이구요.

문) 인터넷으로 이런 저런 공지 사항이 날아오는 경우도 많잖아요.

답) 그게 특히 중요합니다. 관련 기관에서 기상이변과 같은 안전과 관련된 경고를 전자우편이나 손전화기 문자신호로 전송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니까요. 뉴욕타임스 신문이 앨라바마 주의 ‘클락 카운티’라는 곳의 사정을 소개하고 있는데요. 아마 인터넷 통신망이 미치지 못하는 지역인가 봅니다. 여기서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는 부부가 전자우편을 보내기 위해 딸의 집까지 45분을 운전해서 가야 한다는 사연입니다.

문) 고속 정보통신망이 거주지 근처까지 들어와 있지 않으면 한마디로 생활이 아주 불편해 진다는 건데요. 이 점에 대해선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는 걸로 아는데요.

답) 문제를 제기한 정도가 아니라 이미 중요한 국가과제의 하나로 추진 중입니다. 지난 2009년 취임 직후부터 3백 억 달러를 들여 농어촌을 중심으로 초고속 인터넷 설비를 보급해 왔으니까요. 올해도 농어촌 지역 인터넷 망 확대에 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 손 전화 망도 2 배로 늘리겠다, 이런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또 1백10억 달러 가량을 공공 안전시설 인터넷 망 개발에 투자할 거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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