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합동참모본부는 30일 다음 달 5일부터 9일까지 서해에서 한국군 단독으로 대잠수함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천안함 공격에 따른 대응 조치 차원에서 이뤄지는 이번 훈련은 오는 9월로 예정된 서해상에서의 미-한 연합군사훈련에 앞서 한국군 단독으로 실시하는 것으로, 육, 해, 공군과 해병대의 전력과 병력 등이 합동으로 참가합니다.
해군은 4천5백t급 한국형 구축함인 KDX-Ⅱ와 1천2백t급과 1천8백t급 잠수함, 호위함과 초계함 등 함정 20여 척과 대잠 헬기, 해상 초계기 등을 투입합니다. 공군은 F-15K와 KF-16 전투기 등을 참가시킬 계획입니다.
육군과 해병대는 해안과 해상으로 침투하는 특수부대의 위협에 대응하는 병력과 장비를 투입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령도 근해에서는 함포와 수중 사격을, 백령도와 연평도 근해에선 K-9 자주포 등의 사격훈련이 실시됩니다. 서해 태안반도 격렬비열도 남북방 해상에서도 함포, 항공, 수중사격이 진행됩니다.
한국군 합참 관계자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의 위협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군의 합동작전 수행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 훈련을 실시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대잠수함 훈련을 포함해 북한의 다양한 도발에 대비한 훈련을 강도 높게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한국군 당국자는 “매년 10 여 차례씩 해오던 훈련으로 천안함 사태 이후 서해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대북 무력시위보다는 서해에서의 작전 수행 능력을 키우기 위한 일반적인 훈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합참은 이와 함께 동해상에서 실시된 미-한 연합훈련에 이어 오는 9월 서해에서 두 번째 연합훈련을 실시하기로 하고 현재 세부 일정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유엔군사령부와 북한군이 이날 오전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제 3차 대령급 실무회담을 판문점에서 열었지만 장성급 회담의 일정과 의제에 합의하지 못했습니다. 양측은 다음 달 9일 4차 회담을 열어 논의를 이어가는 데 잠정적으로 합의했습니다. 유엔사 관계자입니다.
“장성급 회담을 하기 위한 영관급 회담으로 오늘 회담에서는 절차와 의제를 계속 논의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2시간 가량 진행된 이날 회담에는 앞서 열렸던 2 차례의 실무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군사정전위원회 비서장인 커트 테일러 대령과 북한군 박기용 대좌가 양측 대표로 참석해 장성급 회담의 의제와 절차를 논의했습니다.
유엔사 측은 지난 23일 2차 실무회담에서 제안한 천안함 조사 결과 공동평가단 소집을, 북측은 국방위원회 검열단 파견을 각각 주장해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회담에 정통한 유엔사 관계자는 “추가 회담을 한다는 것은 합의가 원만하지 않다는 것으로, 양측이 서로 기싸움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양측 모두 상대방이 수용하기 어려운 제안을 함으로써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며 “서로 일방적으로 주장만 한 채 대령급 실무회담 선에서 마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