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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법, 캘리포니아 '동물복지법안' 심리...보수 정치후원단체들, 지역 교육선거 자금 투입


미국 미네소타주 켄연의 양돈 농장주가 돼지들을 살펴보고 있다. (자료사진)
미국 미네소타주 켄연의 양돈 농장주가 돼지들을 살펴보고 있다. (자료사진)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 연방대법원이 캘리포니아주의 양돈 농장 환경 개선법안에 대한 심리에 들어갔습니다. 보수성향의 정치후원단체들이 지역 교육 위원 선거에 선거 자금을 대거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어서, 미국의 새 코발트 광산에서 조업 활동이 시작됐다는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미 연방 대법원이 캘리포니아주의 동물 복지안과 관련한 소송을 심리하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 연방 대법원이 11일, 캘리포니아주의 동물 복지법안의 합헌성을 판단하기 위한 심리에 들어갔습니다. 일명 ‘발의안 12호’로 불리는 이 법안은 가축 사육장의 환경 개선을 의무화하고 있는데요. 이에 대해 업계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대법원이 최종 판결을 하게 됐습니다.

진행자) 해당 법안이 어떤 내용인지 우선 알아보고 갈까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주의 발의안 12호는 양돈농가에서 돼지를 기를 때 돼지가 몸을 돌리거나 누울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24 ft² 그러니까 약 2.2 m2보다 좁은 공간에서 돼지를 사육하는 것을 금지하고요. 또 양돈 농가에서 일명 ‘임신 상자’도 배제할 것을 요구합니다. 임신 상자는 돼지를 가두는 쇠틀로, 고정된 공간에서 돼지 사육 수를 늘릴 수 있어 집단 사육 농장에서 많이 사용하는데요. 발의안 12호는 이런 사육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농장에서 생산된 육류는 불법으로 취급해 판매를 금지합니다.

진행자) 그런데 법안이 요구하는 이런 사항을 양돈 업계가 거부한 겁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아이오와주에 기반을 둔 전미 돼지고기생산자협회(NPPC)와 미국 농장협회가 캘리포니아주의 발의안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 원고는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전체 돼지고기 소비의 13%를 차지하고 있지만, 양돈 농장이 별로 없어서 대부분 다른 지역에서 돼지고기를 공급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민들이 소비하는 돼지고기의 거의 100%가 미 중서부와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양돈 농가에서 공급되지만, 대부분이 발의안 12호에 기준을 충족하는 조건에서 돼지를 사육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진행자) 연방 대법원은 그럼 해당 소송에 대해 어떤 점을 들여다보게 될까요?

기자) 대법원은 캘리포니아주가 발의안 12호로 돼지고기 시장에 허용할 수 없는 수준의 부담을 가하는지, 그리고 주 경계 밖의 산업을 부적절하게 규제하는지 여부를 판결하게 됩니다.

진행자) 만약, 발의안 12호의 요구 조건을 따른다면 양돈 농가들이 어느 정도나 규모를 넓혀야 하는 겁니까?

기자) 네덜란드 은행인 라보뱅크(Rabobank)에 따르면 현재 업계의 표준은 14~20 ft², 그러니까 1.3~1.9 m2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양돈 업계는 캘리포니아주의 새로운 법이 연간 260억 달러 규모의 돼지고기 산업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고, 결국엔 돼지고기와 베이컨 등 돼지고기 제품의 가격 인상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발의안 12호는 캘리포니아의 주법이니까 캘리포니아주에만 해당하는 거 아닌가요?

진행자) 맞습니다. 하지만 양돈 업계는 양돈 시장이 작동하는 방식을 볼 때 미 전역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육류 업체는 다양한 지역에서 온 고기들을 취합해서 판매하기 때문에 어디에서 판매되는지에 상관없이 모든 농가가 캘리포니아주의 기준을 충족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양돈 업계는 발의안 12호를 준수하면 2억9천만 달러에서, 많게는 3억5천만 달러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 주민들의 법안에 어떤 생각인가요?

기자) 발의안 12호는 지난 2018년 캘리포니아 유권자 63%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아직 법으로 발효되지는 않았지만, 동물복지 단체들은 캘리포니아주 소비자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잔혹하고 비위생적인 환경을 종식하는 법안이라며 발의안 12호를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또 법안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생산지에 상관없이 주내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제품에 대해 표준을 설정할 권리는 주 당국에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하급법원에서는 어떤 판결이 나왔나요?

기자) 하급법원은 캘리포니아주와 동물 복지단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제9 순회 항소법원은 발의안 12호에 대한 상거래 조항 위반을 발견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기각하기로 한 연방 지방 법원의 판결을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는 해당 법안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조 바이든 행정부는 법원이 돼지고기 생산자들의 편에 서줄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행정부는 ‘철학적 반대에 근거해 공중보건이나 안전에 위협되지 않는 제품을 금지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요. 정부는 캘리포니아주의 발의안 12호가 “미국에서 돼지를 기르고 돼지고기를 판매하는 방식에 대대적인 변화를 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진행자) 캘리포니아주의 발의안 12호는 양돈과 관련한 내용만 담고 있나요?

기자) 아닙니다. 법안은 알을 낳는 암탉과 소고기 생산을 위해 송아지를 키우는 데 필요한 공간도 더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소송은 양돈산업과 관련한 부분만 다루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미국 청년 보수 단체 '터닝포인트 USA'가 주최한 '스튜던트 액션 서밋(Student Action Summit)'에서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연설하고 있다.
지난 7월 미국 청년 보수 단체 '터닝포인트 USA'가 주최한 '스튜던트 액션 서밋(Student Action Summit)'에서 론 드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연설하고 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다음 달 8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 공화 양당이 막바지 선거 운동에 힘을 쏟고 있는데요. 이번 중간 선거전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11월 중간선거에서 양당이 의회 다수당 장악을 놓고 싸우는 가운데, 지역 교육구를 장악하기 위한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보수성향 정치활동위원회(PAC·Political Action Committee)는 지역 교육구 관련 선거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진행자) 중간선거라고 하면 연방 상∙하원 의원이나 주지사 선거를 떠올리게 되거든요? 그런데 어떻게 해서 교육구 후보들에 정치 후원금이 몰리는 걸까요?

기자) 네, 사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교육 위원이나 교육청장을 뽑는 선거는 유권자들 관심 밖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교육위원회 선거가 뜨거워지기 시작했는데요. 코로나 방역 정책을 둘러싼 지역 교육 당국과 학부모들의 갈등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이후 팬데믹은 안정됐지만, 최근 또 인종이나 성 정체성 등에 대한 교육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교육구 선거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그 어느 때 보다 높아지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보수와 진영 간의 이념 갈등이 학교로 옮겨가고 있는 건가요?

기자) 맞습니다. 공화당은 학교 도서관에서 성적, 인종적 불쾌감을 주는 책을 제거하고, 생물학적 성별이 아닌 학생들이 선택한 성적 정체성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하는 정책 등을 없애겠다는 후보에게 자금을 후원하고 있고요. 이에 대해 민주당은 공화당의 움직임을 극단주의로 묘사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진행자) 이런 갈등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는 예가 있을까요?

기자) 네, AP 통신은 이런 보수주의자들의 노력에 중심에 ‘1776 프로젝트 팩’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선언을 기념하는 1776년을 미국의 건국일로 보지 않고, 1619년 미국에 도착한 흑인 노예로부터 미국 역사가 시작됐으며 또 흑인의 영향을 중심으로 미국 역사를 가르치는 ‘1619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요. 여기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결성된 보수 단체가 1776 프로젝트 팩입니다. 1776 프로젝트는 지난가을과 올해 봄, 미 전역 수십 개 교육구에서 보수 성향 공직자들을 당선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진행자) 교육구 선거 운동이 특히 활발한 지역도 있을까요?

기자) 네, 미 남동부 플로리다주를 꼽을 수 있습니다. 최근 플로리다주 예비경선에서 보수 성향의 교육위원 선거에 보수 단체들의 자금과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미국원칙프로젝트(American Principle Project)’는 플로리다주 포크카운티 교육위원회 후보 4명에게 2만5천 달러를 후원했는데요. 이 단체는 지역 활동가들의 요청에 따라 처음으로 교육위원 선거에 선거자금을 투입했고, 다른 곳에도 지원을 할지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의 평균 후원금 모금액은 연간 5만 달러 미만이었지만, 현재는 200만 달러로 급증했다고 합니다.

진행자) 보수 단체들을 교육구 선거에 자금을 투입하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진행자) 아무리 연방 차원에서 힘을 장악해도 지역 교육청을 장악하지 못하면 정책을 실제로 뒤집을 힘이 없다는 것이 보수 단체들의 주장입니다.

진행자) 이렇게 교육 선거에 중점을 두는 것이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일부 공화당 전략가는 온건 성향의 유권자들에게는 역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1776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선거에서 70%의 승률을 보였다고 주장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보수 후보가 큰 차이로 낙방하기도 했다는 겁니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이번 11월 중간 선거는 낙태와 경제 등이 주요 쟁점으로 교육이 결정적인 문제가 되지는 않겠지만, 지역 불만을 증폭하고 더 많은 유권자를 투표소로 끌어낼 수 있는 사안이 바로 교육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호주 광산업체 '저부아 글로벌'이 조업을 시작한 미국 아이다호주 코발트 광산 (Jevois 홈페이지)
호주 광산업체 '저부아 글로벌'이 조업을 시작한 미국 아이다호주 코발트 광산 (Jevois 홈페이지)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마지막은 미국의 코발트 광산에 관한 소식이군요?

기자) 네, 미국에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코발트 광산 조업이 시작됐습니다. 지난주 호주 광산업체 ‘저부아글로벌(Jervois Global)’이 아이다호주 새먼리버 산맥에 있는 광산에서 조업에 들어갔는데요. 이 광산은 해발 8천m로 미국 산림청이 소유하고 있는 부지입니다.

진행자) 코발트라는 광물이 왜 중요하게 평가되는 거죠?

기자) 전기차를 움직이게 하는 배터리의 핵심 소재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전기차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배터리 산업 역시 주목받고 있는데요. 배터리 생산과 관련해 코발트를 확보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입니다.

진행자) 미국도 코발트 확보를 강조하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코발트와 리튬, 니켈, 흑연, 망간 등 최소 5개의 광물 확보를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 보고 해당 광물의 국내 생산 증진을 위해서 국방물자생산법(DPA)까지 발동하기로 한 바 있습니다. DPA에 따르면 대통령은 국가 안보를 위해 민간 기업에 정부 계약을 우선 이행하거나 주요 물품의 생산을 확대하도록 주문할 수 있는데요. 미국은 이를 통해 해당 자원 생산을 늘리는 광산 기업에 총 7억5천만 달러를 지원합니다.

진행자) 이번에 조업을 알린 광산에서의 코발트 생산량은 어떻게 되죠?

기자) 광산은 내년 초부터 최대 생산 가동이 시작될 예정인데요. 이를 통해 연간 2천t의 코발트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브래드 리틀 아이다호 주지사는 이 작업은 경제 발전을 더욱 촉진하고 주요 광물에 대한 전략적 국가 공급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코발트의 전 세계 생산량은 어느 정도죠?

기자) 지난 2021년, 전 세계에서 생산된 코발트는 16만t인데요. 가장 많은 코발트를 생산하는 나라는 바로 콩고민주공화국으로 전체 공급량의 7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생산된 코발트가 가장 많이 보내지는 곳은 바로 중국인데요. 중국은 세계 최대의 코발트 정제 생산국입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느 정도를 차지하고 있죠?

기자) 수치로 보면 사실 미국이 세계 코발트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합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전 세계 코발트 공급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바는 1%도 채 되지 않습니다.

진행자) 조업을 시작한 아이다호주의 코발트 광산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이 광산에서 생산되는 코발트에 대해서 특히 전기차 제조업계가 큰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하는군요?

기자) 맞습니다. 바로 최근 미국에서 통과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때문입니다. 이 법은 전기차에 대해 대당 최대 7천50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데요. 단, 이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 혹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하거나 가공하는 등 여러 요건을 충족해야만 적용됩니다. 아이다호주에서 생산되는 코발트는 이런 혜택이 적용되는 만큼, 전기차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이점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광산 조업이라고 하면 통상 환경오염 문제도 항상 뒤따르는데요. 아이다호주의 코발트 광산의 경우는 어떤가요?

기자) '저부아글로벌'의 브라이스 크로커 최고경영자(CEO)는 환경 안전 보호장치가 마련되어 있다고 밝혔는데요. 여기에는 청소작업 등을 위해 4천 400만 달러 책정 등이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아이다호 코발트 광산은 다른 광산과 달리 대부분 '지하 광산'인데요. 코발트 생산 활동을 종료한 뒤에는 이를 모두 다시 덮어놓는다는 계획입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기사는 AP를 참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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