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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전 미 국방장관, “북한 핵 개발 봉쇄가 우선”


미국의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은 북한의 핵무기 포기 보다는 당장 북한의 핵 개발을 봉쇄하는 일이 우선이라고 말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미국이 이 같은 목표를 택한다면 북한과의 핵 협상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은 15일 워싱턴의 민간단체 ‘세계문제협회’가 주최한 오찬연설에서 북한과의 핵 협상에 대한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페리 전 장관은 지난 달 북한을 방문해 영변 우라늄 농축 시설을 둘러보고 온 미국의 핵 과학자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을 만나 미국이 당면한 세 가지 협상목표를 제시했다며, 자신도 이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더 이상 핵무기를 추가 보유하면 안되고, 핵 개발 계획도 더 진전돼서는 안되며, 핵 기술이 해외에 이전돼서도 안 된다는 겁니다.

이 목표가 이뤄진다 해도 북한이 비핵화되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의 핵 활동을 크게 제약하고 비핵화로 가는 중대한 조치가 될 수 있다고 페리 전 장관은 말했습니다. 북한의 핵 개발 계획이 어디서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내고 이를 봉쇄하는 일부터 당장 시작해야 한다는 겁니다.

페리 전 장관은 미국이 이 같은 목표를 택한다면 북한과의 핵 협상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때까지 대화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고수한다면 미국은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스티븐 해들리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이 북한과 이란 핵 문제를 동시에 다뤄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서 미국이 북한에 핵 포기를 약속하게 한 이유는 이란에도 똑 같은 요구를 해야 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해들리 전 보좌관은 이란과 북한의 상황이 달라 똑같은 내용의 협상을 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북한이 지켜보고 있고, 미국과 북한의 협상을 이란이 지켜보고 있어서 협상을 관리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겁니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과 관련해 해들리 전 보좌관은 한국의 향후 대응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 북한의 군사도발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추가 도발이 있을 경우 공군력을 동원해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이는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중대한 변화라는 겁니다.

해들리 전 보좌관은 북한이 이 같은 상황변화에서 어떤 교훈을 얻을지 두고 볼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과거의 경우 북한은 금지선이 설정되면 이를 어겨 국제사회의 관심을 끌고 위기감을 조성해서 보상을 얻어내려 했다는 겁니다.

해들리 전 보좌관은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묘안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지금은 일부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시기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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