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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허리케인 '아이다' 기름유출 350건...연방 실업수당 종료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한 기름 유출로 지난 4일 미국 멕시코만 해상에 기름띠가 형성된 모습.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한 기름 유출로 지난 4일 미국 멕시코만 해상에 기름띠가 형성된 모습.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한 멕시코만 일대의 기름유출 사고가 350건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업자들에게 지급되던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금이 종료됐습니다. 남부연합 상징인 리치먼드의 로버트 리 장군 기마상이 철거된다는 소식 이어서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지난달 말 강력한 허리케인 ‘아이다’가 미 남부 걸프만 일대에 상륙해서 큰 피해를 남겼는데요. 환경 문제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요?

기자) 네. 허리케인 여파로 멕시코만 일대의 기름유출 사고가 약 35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 해안경비대는 6일, 이같은 현황을 전하면서, 현재 루이지애나 인근 해상에 비행기를 띄워 사고 현장을 확인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또 정화작업을 위해 연방과 주, 지역 당국에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해서 기름이 유출된 겁니까?

기자) 시속 240㎞ 강풍을 동반한 아이다가 지난달 29일 루이지애나주에 상륙하면서 멕시코만 해상의 석유 생산시설과 지상 정유 시설에 큰 피해를 준 겁니다. 그리고 시설 파손은 결국 기름 유출 사고로 이어졌는데요. 현재 멕시코만 연안 석유생산 시설의 약 88%는 아이다 여파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입니다.

진행자) 멕시코만 해상에서 긴 기름띠가 발견되기도 했었죠?

기자) 그렇습니다. 멕시코만 해안을 따라 19㎞가량 이어진 유막이 발견돼 당국이 기름 유출 원인을 찾아 나섰는데요. 해안경비대는 ‘마천드만’ 인근에서 발견된 해당 유출은 ‘S2 에너지’사의 해저 시추 시설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S2사는 해안경비대에 유정이 봉쇄됐고 송유관도 더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어떻게 해서 유출이 일어난 겁니까?

기자) 해안경비대는 해저 송유관에서 기름이 샌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해당 송유관은 원래 텍사스에 본사를 둔 석유∙가스 기업 ‘탈로스’ 소유인데요. 탈로스 측은 직접 고용한 잠수부들이 파손된 낡은 송유관을 확인했다며 이 때문에 석유 유출이 일어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탈로스 대변인은 6일 로이터 통신에 해당 지역 정화 작업을 위해 잠수부들과 정화작업반 고용에 따르는 비용을 책임지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해당 지역에서 4년 전에 시추 작업을 이미 중단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기름 유출이 지금 한두 건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따라서 해안경비대는 유출 원인이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았고 또 더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잠재적인 모든 원인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허리케인 아이다가 남긴 피해가 환경 문제가 있는 것만은 아니죠?

기자) 그렇습니다. 폭우로 인한 홍수 그리고 강풍에 집과 건물들이 무너지면서 루이지애나 일대는 폐허로 변했습니다. 루이지애나 보건 당국은 15일,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한 사망자가 13명에 달한다고 밝혔는데요. 루이지애나를 할퀴고 지나간 아이다는 북동쪽으로 이동해 미 동부 뉴욕과 뉴저지에도 기록적인 비를 뿌렸고요. 동부지역 사망자도 최소한 50명에 달합니다.

진행자) 이제 허리케인은 지나간 거죠?

기자) 맞습니다. 현장 복구와 구호 작업만이 남았는데요. 하지만 걸프만 일대 현장 복구 작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고 복구에 걸리는 시간도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기자) 왜 그런 겁니까?

기자) 건축자재 조달에 인력까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자재 공급망에 차질이 생기면서 건축업계에서는 이미 자재 부족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는데요.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다 보니 각종 건축자재 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았습니다. 거기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인력난까지 더해지면서 건축업계의 고충이 날로 늘어나던 차에 루이지애나에 허리케인까지 덮친 겁니다.

진행자) 그러면 복구 작업이 몇 개월씩 걸리기도 하겠군요?

기자) 어쩌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지난해 허리케인 피해도 아직 다 복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작년에 허리케인 ‘로라’가 강타한 레이크찰스 지역은 재해 현장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멕시코만 석유 시설이 피해를 보면서 휘발유 공급도 원활하지 않고,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지역도 있는 상황인데요. 코로나 팬데믹에 허리케인까지 더해 루이지애나 복구 현장은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네브라스카 오마하에서 구직을 원하는 사람들이 시청 앞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네브라스카 오마하에서 구직을 원하는 사람들이 시청 앞에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이후 지급되던 연방 정부의 실업 지원금이 종료됐군요?

기자) 네. 코로나 경기 부양 지원금의 일환으로 실업자에게 주당 300달러씩 지급되던 추가 실업급여가 6일, 노동절을 기점으로 종료됐습니다. 미 언론은 이로 인해 700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실업 수당을 잃게 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가 어떻게 해서 실업급여를 지급하게 됐던 건지 배경을 우선 살펴볼까요?

기자) 신종 코로나 사태로 미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자 지난해 3월, 미국 의회가 2조2천억 달러 규모의 ‘1차 경기부양법안(CARES Act)’을 통과시켰는데요. 여기엔 실업자를 돕기 위한 몇 가지 조처가 포함돼 있었고요. 그중 하나가 FPUC(Federal Pandemic Unemployment Compensation)라고 부르는 추가 실업급여로 연방 정부에서 주당 600달러의 실업수당을 지급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진행자) 처음엔 금액이 더 컸네요?

기자) 네. 작년 7월까지는 매주 600달러씩 지급되다가 지난해 12월 통과한 경기부양안에서 금액이 주당 300달러로 줄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3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한 1조 9천억 달러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법안에서 액수를 300달러로 유지하는 대신, 원래 3월 14일 만료될 예정이었던 실업급여를 9월 6일까지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렇다면, 이제 정부의 300달러 추가 급여만 중단되는 겁니까?

기자) 아닙니다. 1차 경기부양안에는 실업수당 대책으로 총 3가지가 포함됐는데요. 추가 실업수당(FPUC) 외에 그동안 실업수당 대상이 아니었던 자유계약직, 임시직에게 지급되는 수당인 PUA(Pandemic Unemployment Assistance), 그리고 PEUC(Pandemic Emergency Unemployment Compensation)라고 해서 기존 평균 13주인 주 정부의 실업수당 혜택을 연장한 조항도 있었는데요. 이 세 가지 프로그램이 6일 자로 모두 종료됐습니다.

진행자) 그럼 앞으로 더 추가로 연장될 가능성은 없는 건가요?

기자) 이번에는 그럴 가능성이 작어 보입니다. 정부 내에서도 실업수당이 갑자기 끊기게 되면 많은 사람이 빈곤 상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었는데요. 하지만 재러드 번스타인 미국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은 AP 통신에, 미국 경제는 현재 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 있다며, 백악관이 추가 실업급여를 연장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습니다.

진행자)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문제를 두고 그간 논란이 좀 있었죠?

기자)네.코로나 사태 이후 실업 상태인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데, 사업체들은 채용에 어려움을 겪는 모순적인 구인난이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일부 전문가는 연방 정부 차원의 지원금이 노동자들의 구직 의욕을 꺾는다고 지적했는데요. 따라서 공화당은 올해 초 연방 차원의 급여를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민주당 주도로 경기부양안이 통과가 됐고요. 미국 내 50개 주 가운데 절반에 해당하는 25개 주가 자체적으로 연방 지원금 지급을 중단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앞서 9월 6일까지 실업급여를 연장했다면, 여름이 지나면서 노동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 않았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하지만 고용지표를 보면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지난주 노동부의 발표에 따르면 8월 비농업 부문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23만 5천 개 늘었는데요.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결과였습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델타 변이로 인한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증가하는 상황에서 9월 고용 지표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실업급여를 중단한 효과가 나타날까요?

기자) 미 언론은 효과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신문에 따르면, 지난 4월에서 7월 사이 연방 정부의 추가 실업급여를 중단한 25개 주의 취업률은 1.33% 증가했는데요. 실업급여를 여전히 지급한 다른 25개 주와 워싱턴 D.C.의 취업률은 같은 기간 1.37%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니까 정부 지원금 300달러가 취업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겁니다.

진행자) 연방 정부가 직장을 잃은 사람들에게 지원한 금액이 총 얼마나 됩니까?

기자) 워싱턴포스트는 작년 3월 이후, 긴급 실업 지원에 쓴 금액은 6천800억 달러에 달한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실업급여 중단을 앞두고 각 주 정부에, 코로나 긴급 지원금을 통해 실업급여를 자체적으로 연장할 것을 요청했는데요. CNBC 방송은 50개 주에 문의한 결과, 응답을 보낸 20개 주 모두 그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전해왔다고 보도했습니다.

8일 철거될 예정인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 서 있는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8일 철거될 예정인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 서 있는 로버트 리 장군의 동상.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 남부연합 기념물이 역사 속으로 또 사라지게 됐군요 ?

기자) 그렇습니다. 미 동부 버지니아주 리치먼드시 중심가에 서 있던 로버트 E. 리 장군의 거대한 동상이 130년 만에 철거됩니다. 로버트 리 장군은 미국 남북전쟁 당시 남부연합군을 이끌었던 사령관인데요. 하지만 노예제도를 옹호했던 남부연합의 전통은 인종차별을 상징한다는 논란이 일면서 결국 리 장군 동상도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습니다.

진행자) 철거가 언제 되는 겁니까?

기자) 8일입니다. 랠프 노덤 버지니아주지사는 6일 발표한 성명에서 “버지니아주에 있던 남부연합 반란을 기념하는 가장 큰 기념물이 이번 주에 철거된다”며, “이는 연방국으로서 우리가 누구이며 무엇에 가치를 두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발걸음”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 리 장군의 이름을 딴 기념물이 많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리 장군을 기념하는 조형물을 비롯해 리 장군 이름을 딴 학교와 도로 등이 미 전역에 있는데요. 리치먼드에 있는 리 장군 동상은 남부연합의 수도에서 130년 넘게 서 있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진행자) 리치먼드에 있는 리 장군 동상은 크기도 크다고요?

기자) 네. 높이가 무려 6.4m에 달하는 기마상으로 청동으로 만들어져있습니다. 주 정부는 철거 전날인 7일 저녁부터 주변에 보호 철책을 치는 등 철거 준비에 들어가고요.동상보다 더 높은 대좌에서 끌어내린 동상은 운반을 위해 두 조각으로 절단할 예정인데요. 하지만 최종 결정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주 정부 총무국 측은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리 장군 기마상의 철거 결정은 이미 오래전에 났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5월, 흑인인 조지 플로이드 씨가 미니애폴리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한 뒤 10일 만에 철거가 결정됐습니다. 당시 노덤 주지사는 로버트 리 장군 기마상을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철거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버지니아에서 더는 노예를 사고팔던 제도를 기념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는데요. 노덤 주지사는 리 장군에 대해 일각에서 존경할 만한 인물이지만, 역사적인 맥락에서 그가 맡았던 역할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남북 전쟁이 노예 제도와 관련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남북전쟁은 지난 1861년부터 4년 동안, 미국의 북쪽에 있는 주들과 남쪽에 있는 주들이 갈라져서 벌인 전쟁입니다. 당시 연방 정부가 노예 해방 조치를 단행하자, 남부 주들이 반기를 들었던 것이 전쟁의 시발점이 됐습니다. 결국 북부가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노예제도는 폐지됐지만, 남부 연함을 기념하는 사적과 기념물들은 남게 됐는데요. 보수 진영과 일부 남부 지역 주민들은 이것들을 가치 있는 역사 유산으로 간주하지만, 진보 진영과 흑인 사회, 그리고 민권 단체들은 인종차별의 상징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플로이드 씨 사망 사건 이후, ‘인종차별 철폐’ 주장이 고조되면서, 남부연합 관련 사적을 없애는 움직임이 일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철거 결정에서 시행까지 왜 1년 넘게 걸린 겁니까?

기자) 철거를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소송이 2건 제기되면서 철거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버지니아주 대법원에서 동상 철거 허용 판결이 내려졌고요. 이에 따라 8일 철거에 들어가게 된 겁니다.

진행자) 그럼 리 장군 동상이 있던 자리는 어떻게 됩니까?

기자) 동상을 철거한 후 다음날인 9일엔 명판을 떼어내고요. 그 자리에 타임캡슐을 설치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동상 크기보다 더 높은 받침대 즉 기단의 철거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는데요. 기단의 높이는 동상의 2배인 약 12m에 달합니다. 일부 민권 운동가들은 이 기단을 철거하지 말고, 플로이드 씨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시위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현재 기단 일부는 인종차별 철폐를 요구하는 낙서로 뒤덮여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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