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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의 감세 연장 합의, 소속당 내에서 반발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이른바 `부자 감세안’을 2년간 연장키로 합의했습니다. 초당적 합의라고 합니다만, 결국 공화당의 요구대로 됐습니다. 앞으로 민주당의 반발이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문) 이 감세 연장 조치요, 공화, 민주 양당이 아주 첨예하게 대립해온 사안 아닙니까?

답) 그동안 미 정계의 최대 현안이었죠.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두 당의 생각이 아주 달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연소득 25만 달러 이하의 기혼자, 그리고 20만 달러 이하의 독신자에 한해서만 감세 혜택을 연장하자는 입장이었습니다. 반면에 공화당은 모든 계층에 감세를 연장하지 않으면 법안 자체를 통과시킬 수 없다, 이렇게 버텨왔구요.

문) 그러니까 민주당은 중산층과 서민층의 세금만 계속 깎아주겠다는 입장이었고 공화당은 25만 달러, 20만 달러 이렇게 상한선 두지 마라, 그 이상 버는 부자들도 계속해서 감세 혜택 줘야 한다, 그런 입장으로 정리를 할 수 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공화당의 주장이 관철된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잠정합의안을 공개하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도 확신, 당당함, 그런 어조는 아니었습니다. 들어 보시죠.

“It offers us an opportunity that we need to seize. It’s not perfect…”

합의안이 완벽하진 않다, 이렇게 선을 긋지 않습니까? 다만 경제 회복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문) 마치 누군가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 같네요. 이게 차선책이다, 이해해 달라, 그렇게 들리는데요?

답) 그런 심정일 겁니다. 애초에 오바마 대통령이 주장했던 감세안 내용과는 영 다른 타협안이 나와 버렸으니까요. 그리고 아마 누군가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처럼 들린다면, 그건 아마도 민주당 지도부가 될 겁니다. 민주당이 지금 아주 화가 많이 나 있습니다. 대통령이 충분한 대가를 받아 내지 못한 채 공화당에 굴복했다, 그런 의견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문) 굴복이라고 했는데, 그래도 이게 타협안이잖아요. 따라서 민주당도 공화당으로부터 뭔가 양보를 받아낸 게 있지 않겠습니까?

답) 물론 서로 주고 받은 게 있긴 합니다. 이번 합의안을 보면 실업자들에 대한 실업수당 혜택을 13개월 연장하기로 했거든요. 이 부분은 부자 감세안 연장 합의에 대한 민주당의 불만을 어느 정도 잠재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문) 그러면 오바마 대통령이 스스로의 원칙에서 물러서면서까지 부유층을 감세 혜택에 포함시키자는 공화당의 주장을 받아들인 이유는 뭘까요? 뭔가 절박한 사정이 있습니까?

답) 그렇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감세 조치는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시행됐는데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오는 31일 종료되는 게 맞습니다. 따라서 의회가 연장하지 않을 경우 내년 1월부터 세금이 인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거죠.

문) 부자들 세금 인상시키려고 공화당과 각을 세우다간 자칫 중산층과 서민층 세금까지 올라갈지 모른다는 위기 의식이 깔려 있었던 거군요. 연말이 얼마 안 남았으니까.

답) 나름 절박했던 거죠. 오바마 대통령도 공화당과 타협할 수 밖에 없었던 심경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내세우는 논리, 직접 들어보시죠.

“I know there are some people…”

이 중요한 시점에 정치놀음만 할 순 없다는 겁니다. 이달 말로 모든 감세 조치가 종료돼 중산층까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선 타협안 도출이 시급했다는 얘깁니다.

문) 의회 회기가 이달 중으로 끝나기 전에 서둘러야 했겠죠. 그나저나 합의안에 따라 부자들에게서 더 많은 세금을 걷지 못하게 되면 정부 재정에도 비는 구석이 생기는 거 아닙니까? 미리 씀씀이를 정해 놓은 부문도 있을 텐데 당장 수지타산이 좀 안 맞는 거 아닌가요?

답) 안 그래도 그 문제가 지금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뉴욕타임스 신문을 보면 이번 고소득층을 포함한 감세 연장 법안으로 향후 2년간 4천억 달러의 세수 감소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당장 연방정부가 수립한 경기부양법안만 해도 8천억 달러가 소요된다고 하지 아닙니까? 그러니까 이 중 절반이 향후 2년간 감세로 날아가 버리게 됐다, 비판하는 측 논리는 이렇습니다.

문) 순수한 경제 논리를 들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이번 타협을 통해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와 대통령간의 관계 개선을 기대해 볼 여지는 없을까요?

답) 물론 초당파적 상생 정치의 실현이다, 그런 지적도 없진 않습니다. 실제로 공화당 측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고무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역시 민주당을 포함한 진보진영은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입니다. 공화당에 정국 주도권을 넘겨줬다는 인상을 심어줌으로써 재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 게 사실이구요.

그 부분에 대한 판단은 유권자들의 몫으로 남겨둬야 할 것 같네요. 미국 백악관과 공화당이 세금 감면 조치를 연장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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