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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 백악관 집무실 연설로 위기돌파 시도


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가 두 달째로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바락 오바마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위기 국면 돌파에 나섰습니다. 이런 가운데 멕시코만에서 유출되는 원유의 양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미국에서 대통령의 집무실 담화는각별한 의미가 있죠?

답) 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국가적으로 중대한 위기가 닥쳤을 때마다 집무실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경우, 임기 중 단 한 번,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인 9.11 사태 직후에 집무실에서 담화를 발표했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공중폭발 사건 후 집무실 연설을 통해 국민들을 위로했습니다. 또,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집무실에서 담화를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도 그 만큼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할 수 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연설에 앞서 지난 13일 미국의 정치전문 인터넷 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를 9.11 사태에 버금가는 중대한 사건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담화에 앞서 플로리다 주 해군 항공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번 사태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연결시켰구요, 대국민 담화에서도 지금 맞서고 있는 원유 유출 사태라는 ‘전투’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다짐하는 등 강한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담화에서 제시한 해법은 무엇인가요?

답) 오바마 대통령은 사태 수습을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싸워 나가겠다며, 미국 역사상 최악의 환경재난인 이번 사태 수습과 관련한 모든 비용을 영국계 다국적 석유회사BP가 부담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번 사고의 원인을 규명할 위원회를 설치하고 새로운 안전과 환경 기준에 관한 권고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 밖에 감시감독이 소홀했던 것으로 비난 받고 있는 연방정부 석유, 천연가스 개발 규제기관 책임자를 경질하고 마이클 브롬위치 연방검사를 임명했습니다.

이밖에 오바마 대통령은 1차적인 차단 작업이 끝내는 대로 복구 작업을 체계적으로 진행시킬 것이라면서, 레이 마버스 전 미시시피 주지사를 장기복구 방안 책임자로 임명했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 다음 날 BP사 경영진과 백악관에서 만나 BP사가 피해보상을 위한 2백억 달러의 특별기금을 창설하는 데 합의했죠?

답) 네, 그 2백억 달러의 독자적인 특별기금은 미국 변호사, 파인버그 씨가 관리할 것이라고 오바마 대통령은 밝혔습니다. 파인버그 변호사는 9.11 사태 테러 희생자들을 위한 보상기금을 총괄했던 인물입니다.

) 그밖에 원유 유출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하기 위한 별도의 기금 창설도 발표됐죠?

답) 그렇습니다. BP사는 별도의 1억 달러 규모 기금을 창설해 이번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정유업계 근로자들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입니다. 백악관 회동에 이어, BP사의 스웨덴 출신 ‘헨리크 스반버그’ 회장은 원유 유출 사태에 관해 미국민에게 사과하고 올해 주주들에 대한 투자 배당금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집무실 담화를 통해 그 동안의 수세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공세적 입장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도 나오는데요, 어떤 얘기인가요?

답)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담화를 통해, 원유 유출 사고가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장단기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석유업계 로비스트와 부패한 규제기관, 해외 에너지 공급업체, 보수적 정책결정권자들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핵심 공약이었던 친환경 정책을 추진하는 데 이번 멕시코만 참사가 좋은 전기를 제공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담화에서 미국이 화석연료 중독증을 끝내야 한다며, 상원에 계류 중인 에너지·기후변화 관련 법안의 신속한 처리를 당부한 것을 예로 들었습니다.

) 지금 이 시간에도 멕시코만에서는 계속 원유가 유출되고 있는데요, 원유 유출량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지요?

답) 미국 정부 소속 위원회는 이번 주에 새로운 원유 유출량 추정치를 발표하면서 하루에 3만 5천 배럴에서 6만 배럴 사이의 원유가 유출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불과 1주일 전의 2만5천 배럴에서 3만 배럴 사이와 비교해 크게 늘어난 것인데요, 새로운 추정치가 나올 때마다 유출량 예상치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정부와 BP는 사고 발생 후 몇 주일 동안 하루 5천 배럴이 유출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 배럴이라는 단위 자체가 생소한 데다 수치 만으로는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면이 있는데요? 좀 더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답) 네, 그 동안 미국 최악의 원유 유출 사고로 기록됐던 1989년 '엑손 발데스호 좌초 사건'으로 유출된 원유가 약 26만 배럴인데요, 현재 멕시코만에서 유출되는 원유 추정치가 최고 6만 배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흘에 한 번씩 엑손 발데스호 좌초 사건이 발생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이번 사태가 어느 정도 심각한 것인지를 잘 알 수 있을 겁니다.

) 지금까지 두 달째 접어들고 있는 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태에 관한 소식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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