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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가족 정례화 신경전 계속


2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이틀째 금강산에서 열리고 있는 가운데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를 둘러싼 남북간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어제 (4일) 저녁 열린 환영만찬에서 남북관계 경색의 책임을 남측에 돌리며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우회적으로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통일부 엄종식 차관은 4일 이산가족 상봉이 정례화되고 상시 상봉이 실현되면 대북 지원을 위한 여론 조성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엄 차관은 오늘 한국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산가족 문제와 식량 지원 문제를 연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은 어떤 정치적 상황과 관계없이 인도적 차원으로 적극적으로 해 나간다는 입장입니다. 당국 차원의 대규모 식량 지원은 순수 인도적 지원 부분을 넘어서는 것으로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라든지, 남북관계 상황, 이런 부분들이 고려되어야 됩니다.

남북은 앞서 지난 달 26일부터 이틀간 개성에서 적십자회담을 열고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 문제를 논의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북한이 상봉 정례화의 조건으로 대규모 쌀 비료 지원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요구한 데 반해 한국은 금강산 관광 재개와 정례화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입니다.

상봉 정례화 문제를 둘러싼 남북간 신경전은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도 이어졌습니다.

북한 최성익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3일) 열린 환영만찬에서 “대결과 반목, 불신의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이산가족 상봉도 없다”며 “민족 화해의 상징으로 금강산이 계속 빛을 뿌릴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순수한 인도적 행사에서 꺼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인 4일 남과 북의 이산가족들은 개별 상봉과 점심식사에 이어 단체 상봉을 가지며 오붓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전 9시부터 2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개별상봉에서 가족들은 미리 준비한 선물을 주고 받으며 60년 동안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눴습니다.

남측 가족들은 쌀과 옷 등 생필품을 주로 준비했고 북측에서는 대평 곡주와 들쭉술 등을 챙겨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번 상봉 과정에서 국군포로로 파악된 고 서필환 씨의 동생 서익환 씨도 처음으로 북측의 조카들을 만났습니다. 서익환 씨입니다.

더 빨리 연락이 됐으면 찾았다면 살아계셨다면 좋았을 것을 너무 속상하네요

한국의 대한적십자사는 앞서 북측에 국군포로 10 명과 납북자 16 명의 생사 확인을 의뢰했지만 서필환 씨를 제외한 나머지 25 명에 대해서는 ‘확인 불가’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국군포로•납북자 262명의 생사 확인을 요구했지만 북한은 1백93 명에 대해 ‘확인이 불가하다’는 통보를 했습니다.

1차 상봉 때와 달리 참가자 대부분이 고령자인 탓에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사고도 잇따랐습니다.

북한 당국과 남측 취재진과의 마찰도 곳곳에서 일어났습니다. 북측 이산가족들에 대한 남측 기자들의 취재를 제지하는 가 하면 남측 취재단의 촬영 내용을 사전에 검열하는 일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2차 상봉에 참가한 남북 이산가족들은 5일 오전 작별상봉을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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