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북 핵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 “북한이 과거 6자회담 과정에서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중유 75만t 만큼 핵 시설 불능화를 이행하겠다고 구두 약속을 하면 6자회담 재개에 응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20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국제원자력기구 즉, IAEA 사찰단을 복귀시키거나 핵 시설에 대한 동결을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6자회담 관련국들이 북한에 대해 돈을 상당히 많이 썼지만 북한은 영변 냉각탑을 파괴하고 나서 그만이었다”며 “돈 받은 것만큼은 해놓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게 한국 입장이고, 여기에는 중국과 러시아도 모두 동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동안 6자회담 재개를 원한다면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행동을 먼저 취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보다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어서 북한의 대응이 주목됩니다.
북한은 지난 2008년 12월 영변 핵 시설의 시료채취를 핵심으로 한 검증의정서 채택 문제로 6자회담이 장기 교착상태에 빠지기 전까지 한국과 미국 중국 러시아 등 6자회담 참가국으로부터 중유 75만t에 해당하는 중유 또는 철강재를 받은 바 있습니다.
하지만 6자회담이 장기간 표류하면서 지난 해 4월 영변 핵 시설을 재가동하겠다고 선언하고 그동안 원상복구 작업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의 이 같은 제안에 북한이 선뜻 응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됩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입니다.
“원상복구를 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는데 그걸 어떻게 구분해 판단합니까? 그럼 결과적으로 누가 먼저 파탄을 냈느냐 하는 이런 책임론으로 가는데 북한 또한 그런 식으로 가면 지금까지 불능화에서 원상복구 한 이런 부분에 대한 배상청구를 할 수 있어요.”
이 당국자는 또 “앞으로 6자회담이 열리더라도 과거와는 다른 형식이 될 것”이라며 “농축 우라늄과 장거리 미사일 문제가 새로 부상한 만큼 이를 의제로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한국은 북 핵 일괄타결 방안으로 제시했던 ‘그랜드 바겐’ 방안에 대해 5자의 의견을 수렴해 북한을 상대로 협상할 용의가 있으며 만일 북한이 미국과 협상하기 원한다면 미국에 이를 위임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