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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한국 민간단체 수해지원 실무접촉 수용


한국의 민간대북지원단체들이 북한의 수해 피해 복구를 지원하기 위한 실무 접촉을 제안한 데 대해 북한이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혀왔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천안함 관련 대북 조치에 부합하는 지 여부 등을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의 대북지원단체들의 연합체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는 16일 북측 민족화해협의회가 수해 복구지원을 위한 실무접촉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해와 한국 통일부에 북한주민접촉 승인신청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박현석 운영위원장입니다.

"지난 9일 북측 민화협에서 팩스가 왔습니다. 남북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과연 나올 수 있겠느냐, 이런 부분을 물어봤고 확실한 시간과 날짜를 준다면 북한에서도 나가겠다는 내용을 팩스로 통보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주민접촉신고를 지난 주 금요일에 통일부에 했습니다."

한국의 대북지원단체들은 지난 3일 북한 내 수해 피해 구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실무 접촉을 오는 22일부터 이틀간 중국 선양에서 가질 것을 북한에 제의했습니다. 이번 지원은 북한 영유아 등 취약계층을 위한 것으로 식량과 전염병 예방약, 생필품 등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박현석 위원장은 “실무접촉에선 지원 시기와 물자 전달 지역, 모니터링 문제 등을 논의할 계획으로 북한 내 수해 피해 실태를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의 통일부는 5.24대북 조치에 부합하는 지 여부와 방북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통일부 이종주 부대변인입니다.

"일단 남북관계 상황과 5.24조치에서 밝힌 원칙이 가장 중요한 기준입니다. 그 다음에 개별적인 방북계획이나 목적 등을 고려해 대북 조치의 틀 안에서 검토할 예정입니다."

박현석 위원장은 남북관계가 경색됨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실무접촉에 응한 것은 그만큼 북한 내 수해 피해가 심각하다는 것으로 한국 정부도 인도적 차원에서 실무접촉을 승인해주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달 북한 지역의 평균 강수량은 3백15mm로 예년에 비해 1백40%나 증가했습니다. 기상청 당국자는 “지난 달의 경우 2000년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양의 강수량을 기록했고 8월 들어서도 거의 매일 많은 비가 내려 올해 식량 생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집중 호우로 인해 두만강과 압록강이 범람하면서 농경지가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양강도에 사는 한 북한 주민은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두만강이 범람해 밭이 침수돼 “도랑을 파는 등 피해 예방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감자 생산 등에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의 한 대북 소식통은 “최근 수해로 다리가 물에 잠기면서 식량유통이 어려워져 함경북도 지역의 경우 쌀 등 식량 가격이 수해 이전보다 2-3백 원 가까이 뛰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지난달부터 내린 폭우로 북한은 약 5천5백 세대와 농경지 1만4천8백정보가 침수되는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있지만 현재로선 북한의 호우피해가 예년보다 크다고 보기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수해 피해가 컸던 지난 2007년과 달리 현재 북한은 국제사회에 대북 지원을 요청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민간단체의 실무접촉에 응한 의도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2007년에는 집중호우로 6백여 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됐으며, 20만 정보의 농경지가 훼손되는 등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앞서 2006년에도 8백 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되고 2만 3천여 농경지가 물에 잠겼습니다.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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