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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량미 공출 장면 담긴 북 내부 영상 공개돼


대북 식량지원 하역작업(자료사진)

한국 MBC 방송이 올해 초 몰래 촬영된 북한 내부 영상을 방영했습니다. 군량미를 걷으려는 시장 관리인과 이에 반발하는 상인들 간에 고성이 오가는 장면이 담겨 있는데요. 백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당국이 장마당 상인들로부터 군량미를 걷는 장면이 담긴 동영상이 공개됐습니다.

한국의 MBC 방송은 일본의 북한관련 언론단체 ‘아시아 프레스’가 올해 초 촬영한 북한 내부영상을 입수해 지난 17일 방영했습니다.

화면에서는 상인들에게 군량미를 독촉하는 여성 시장관리인의 앙칼진 목소리가 들립니다.

군량미 걷는 사실도 모르냐고 몰아붙이는 관리인의 기세에 눌린 상인은 그만큼 벌지 못했다고 대답합니다. 그러자 관리인은 상인의 말을 가로막으며 3백 원 받을 걸 2백 50원 밖에 못 받았다고 따집니다.

MBC 방송이 방영한 북한 내부 화면에는 풍성한 먹을거리가 진열된 활기찬 시장의 모습이 보입니다.

하지만 거리에서 마주친 군인들 사정은 이 같은 시장 분위기와 크게 달라 보입니다.

강냉이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감자철 되면 알감자만 먹고 산다는 북한군 간부 후보생의 하소연에 불만이 가득합니다.

군인들은 먹을 게 없는데 시장엔 쌀과 강냉이, 각종 반찬, 간식거리가 넘치는 북한의 이런 현실을 전문가들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북한 경제와 식량 문제 전문가인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스티븐 해거드 박사입니다.

“Public distribution system…”

시장의 확대로 농작물의 시장 유입이 가속화 되면서 북한의 배급제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장마당이 활성화 되기 전에 북한을 떠난 주민들은 당국이 시장에서 군량미를 걷는 모습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 최 모씨의 말입니다.

“그 때 당시에는 군량미를 개인들한테 징수해 가는 일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애국미를 헌납하라, 뭐 이런 명목으로는 개인들한테 식량을 좀 조달해 가는 경우는 있었지만.”

MBC 방송은 전체적으로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식량이 시장으로만 흘러 들어오기 때문이라는 북한 내부 소식통의 말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선군정치를 내세운 북한이 군량미까지 걷어야 한다는 건 북한 내 식량 사정이 그만큼 열악하다는 반증이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있습니다. 대북지원단체 ‘좋은 벗들’ 김순영 미주 사무국장입니다.

“군대에 식량이 없기 때문에 민간에 내려가서 식량을 구하는 게 아닐까 지금 그렇게 생각하구요. 북한 식량사정이 심각하다는 걸 반증하는 사례가 아닐까 그런 생각이 저는 듭니다.”

시장 게시판에는 군자금과 군량미를 냈다는 상인들의 이름이 붙어 있지만, 시장 한편에서는 군량미 공출을 놓고 시장 관리인과 상인들이 실랑이가 계속됩니다.

미국의 소리 백성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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