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천의 한 군부대에서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사진에 전투구호를 붙인 사실과 관련해, 북한이 4일 한국 이명박 정부를 맹렬히 비난했습니다.
북한은 4일 평양시 김일성광장에서 주민 15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평양시 군민대회'를 열었습니다. 리 영호 군 총참모장은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 등을 생중계된 군중 대회에서, ‘무차별적인 성전’을 선언한 북한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낭독했습니다.
오금철 북한 인민군 부총참모장은 철저한 보복을 다짐했습니다.
[녹취: 오금철, 인민군 부총참모장]
"우리인민군대는 이번특대형 범죄의 주모자들을 인천이든 서울이든 땅속을 뒤져서라도 모조리 찾아내어 단호히 처단해 버리고……”
이날 평양시 군중대회에 모인 인파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 이후 최대규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각 급 기관에서도 대남 비난 담화와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대변인 담화를 통해, 최근 미북회담이 진전될 기미가 나타나자 이명박 정부가 이를 역전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명박 정부에 대해 무자비하게 징벌할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도 대변인 담화에서, 북한 군대와 인민은 원수 격멸의 준비태세에 진입했다며, 북한은 최고 존엄을 털끝만큼이라도 건드리는 데 대해서는 누구든 가차없이 무자비하게 징벌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조선중앙통신도 ‘몸서리치게 징벌할 것이다’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북한 군대와 인민이 보복 일념을 안고 격동상태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지난 2일 대변인 성명을 내고, 역적패당을 이 땅에서 매장해버리기 위한 '성전'을 무차별적으로 벌이게 될 것이라는 것을 선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부위원장은 4일 판문점을 시찰하고 "판문점의 전초병들은 적들과 항시적으로 총부리를 맞댄 만큼 언제나 최대의 격동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북한이 최근 대남비난을 쏟아내는 것과 관련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밝혔다고, 한국 연합뉴스가 4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한국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의 억지 주장에 대해 한국 군은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이 그동안 공식 매체를 통해 한국 정부와 최고위층에 대해 입에 담지 못할 악의적인 비방을 계속해오고 있다면서, 따라서 한국이 오히려 북한에 대해 비방중상 행위 중단을 촉구해야 할 입장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이연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