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민간단체인 북한인권시민연합(NKHR)은 영국 조사기관 데이터데스크(Data Desk)와 공동으로 30일 발표한 보고서 ‘제재를 뚫고 운항하는 선박들(Sailing Sanctions)’에서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 주요 항구 5곳에서 확인된 대형 화물선(80m 이상)이 2019년 783척에서 2025년 3천756척으로 약 5배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최대 석탄 수출항인 남포항에서는 같은 기간 선박 수가 554척에서 3천 척 이상으로 늘어났으며, 제재 대상 선박의 해외 항구 입항도 2019년 4차례에서 2025년 25차례로 증가했습니다. 보고서는 이러한 증가세가 2024년 4월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패널의 활동이 종료된 이후 나타났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2026년 5월 중·러 정상회담과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 등 최근 북·중·러 협력이 강화되면서 국경 물류와 통관 인프라가 더욱 연계돼, 합법적인 무역과 제재 회피를 구분하기 어려운 '회색지대 물류 통로'가 형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보고서는 조직적인 제재 회피의 대표 사례로 북한 화물선 '덕성(Tok Song)'호를 제시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덕성호는 2024년 3월 남포 인근 해역에서 자동선박식별장치(AIS)를 끈 채 홍콩 소재 선박회사인 ‘HK Yilin Shipping’이 소유한 무국적 위장 선박 'DE YI'호와 공해상에서 약 4천500톤의 북한산 석탄을 환적했습니다.
DE YI호는 중국 산둥성 스다오항을 출항한 뒤 AIS를 끄고 북한 해역으로 이동해 전자장비를 북한 선박에 옮겨 실은 뒤 석탄을 적재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보고서는 또 독자 제재 대상인 덕성호가 현재까지도 운항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AIS 차단과 공해상 환적, 무국적 선박 활용, 선박 명칭과 국적 위장 등의 수법으로 제재를 회피하고 있으며, 조사기관들은 이 같은 방식으로 운항한 고위험 선박 47척의 데이터베이스를 공개했습니다.
아울러 보고서는 북한의 석탄·광물 산업이 정치범수용소 수감자와 광산으로 동원된 무보수 군인, 한국전쟁 이후 귀환하지 못한 국군포로 후손 등에 대한 강제노동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를 '현대판 노예제'에 해당하는 구조라고 규정했습니다.
또 이렇게 벌어들인 수익이 군과 안보기관 운영은 물론 핵·미사일 개발과 러시아 등에 대한 무기 지원 기반을 유지하는 데 사용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국제사회가 기존 금융 제재뿐 아니라 북한이 활용하는 중국 내 차명 계좌와 장외(OTC) 가상자산 거래망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공급망 실사를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VOA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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