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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화협정 들고 나온 배경은


북한은 뉴욕에서의 미-북 양자회담을 앞두고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6자회담 의제 설정을 놓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북 양자회담을 앞두고 북한은 비핵화 문제 해결에 앞서 미-북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꿔야 한다는 논리를 또 다시 펴고 있습니다.

북한의 대외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논평을 통해 “조선반도에서 항구적인 평화를 보장하기 위해선 정전 상태를 끝내고 평화보장 체제를 수립해야 한다”며 “평화협정 체결은 비핵화를 포함한 조선반도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박의춘 북한 외상은 지난 2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세안지역 안보포펌 연설을 통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조선반도의 특수한 안보 상황에서 옳은 방향”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선 평화협정 후 비핵화'라는 입장에서 자신들이 필요한 때마다 평화협정 카드를 들고 나오곤 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 등은 북한의 비핵화가 먼저라는 정반대의 입장이었기 때문에 평화체제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못했었습니다.

북한이 새삼스럽게 평화협정 문제를 강하게 들고 나온 것은 지난 22일 남북 비핵화 회담 이후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의제를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한국 국책 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입니다.

“북한의 핵 보유국 인정을 받기 위한 핵 군축회담과 자기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평화협정 문제 두 가지를 제기해서 테이블에 올려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미-북 대화가 임박한 시점에서 그런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라고 볼 수 있죠.”

한국 정부는 이 같은 북한의 주장에 시기상조라고 말했습니다. 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입니다.

“9.19 공동성명에 보면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해서 관련국들이 별도의 장에서 논의한다는 그런 장이 있습니다. 저희는 9.19 공동성명의 그 장이 아직도 유효하다고 보기 때문에 이런 여러 가지 주제들에 대한 논의는 나중에 충분히 이뤄질 것으로 봅니다, 현 시점에서 평화체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미국은 동북아 전략이라는 차원에서 평화협정 문제를 곧바로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평화협정이 이뤄지면 미국의 한반도나 동북아에서의 전략적 수정이 필요하고 거기에 따른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전향적 입장을 표시하긴 쉽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6자회담이 재개되면 평화체제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장거리 탄도 미사일 개발, 3차 핵 실험 등을 우려하고 있고 북한과의 대화 동력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평화체제 논의에 긍정적인 자세를 보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삽니다.

“북한이 2009년에 핵 실험 하고 나서 핵 포기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미-북간 협상이 진전을 보지 못했는데 북한이 핵 포기를 하겠다는 약속을 하면 평화체제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죠.”

미국과 북한은 6자회담 재개의 명분으로 9.19 공동성명 이행을 함께 강조하고 있습니다.

9.19 공동성명은 북한의 핵 포기와 동시에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이나 경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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