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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관, “미-북 회담 건설적이고 흥미진진했다”


28일 오후회담을 위해 돌아온 김계관 부상
28일 오후회담을 위해 돌아온 김계관 부상

미국과 북한의 고위 관리들이 28일 이틀 일정으로 뉴욕에서 만났습니다. 1년 7개월 만에 이뤄진 이번 미-북 회담이 북 핵 6자회담으로 가는 발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데요, 회담 장소인 유엔주재 미국대표부 앞에 나가 있는 김연호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오전에 이어서 오후에도 회담이 열리기로 돼 있는데, 오후 회담은 시작됐습니까?

답) 네, 오후 회담은 2시 반부터 시작됐습니다. 미국과 북한 양측이 정오에 오전 회담을 마친 뒤, 각각 점심식사를 하고 다시 모였습니다. 북한 대표단은 회담장인 미국대표부를 빠져 나와서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했고, 미국 대표단은 회담장에 그대로 남아서 식사를 하면서 오후 회담을 준비했습니다.

문) 오전 회담 분위기가 어땠는지 알려진 게 있습니까?

답) 나쁘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북한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미국대표부 건물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들에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여유를 보였습니다. 김 부상의 말입니다.

“분위기 좋았다. 건설적이고 흥미진진했다. 일반적인 의견 교환했는데, 앞으로 계속 좀 해야겠다.”

양측이 첫 대면에서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얘기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김 부상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일단 시작은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측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나오지 않고 있는데요, 상황에 따라서 대표단을 이끌고 있는 보즈워스 대북 특사가 오후 회담을 끝내고 성명을 발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오전 회담은 예정대로 잘 진행이 됐습니까?

답) 미국 대표단과 북한 대표단 모두 예정보다 30분 정도 늦게 회담장에 도착했지만 회담은 예정대로 오전 9시 반에 시작됐습니다. 회담장에 먼저 도착해서 북한 대표단을 기다리던 보즈워스 특사는 정문 밖까지 나와서 김계관 부상을 맞이했는데요, 두 사람 모두 밝게 웃으며 악수를 했습니다. 양측 모두 회담장에 들어가기 전에는 말을 상당히 아꼈습니다. 보즈워스 특사는 “해줄 말이 없다. 회담이 끝난 다음에 보자”고 했고, 김계관 부상도 “회담이 잘 되길 바라지만 바람과 진짜는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미국과 북한 대표단에 어떤 인물들이 포함됐는지도 궁금한데요.

답) 미국 측에서는 백악관과 국무부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참석했습니다. 국무부는 미국 정부 합동대표단의 구성에 대해 보즈워스 특사 대표단을 이끌고 있다고만 하면서 더 이상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6자회담 수석대표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클리포드 하트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의 시드니 사일러 한국.일본 담당관이 목격됐습니다. 당초 미국 대표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로버트 킹 북한인권특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킹 특사의 참여 여부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측에서는 김 부상과 함께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과 최선희 부국장이 회담에 참석했습니다. 리 국장과 최 부국장은 김계관 부상이 뉴욕 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보이지 않았지만 회담장에 모습을 드러내서 북한 대표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문) 회담 장소가 유엔주재 미국대표부인데, 북한 대표단이 묶고 있는 호텔에서 멉니까?

답) 아닙니다. 미국 대표부가 있는 건물은 북한 대표단이 묶고 있는 밀레니엄 호텔과 바로 맞닿아 있습니다. 하지만 호텔과 회담장 주변이 취재진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기 때문에 북한 대표단은 차량 두 대에 나눠 타고 경호를 받으면서 회담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유엔주재 미국대표부와 북한대표부, 그리고 한국대표부는 서로 걸어서 5분 거리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유엔본부 인근에 세계 각국의 대표부가 많이 들어서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유엔본부 맞은 편에 세 나라 대표부가 모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에도 김계관 부상이 미-북 회담을 위해 뉴욕을 방문했는데요, 당시에는 미국대표부 관저가 있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이 회담 장소로 쓰였습니다. 당시에도 김 부상은 밀레니엄 호텔에서 묵었는데, 두 호텔 사이의 거리가 꽤 돼서 김 부상과 취재진들간의 웃지 못할 숨바꼭질이 연출됐었습니다. 이번에는 호텔과 회담장소가 바로 맞닿아 있어서 김 부상이 취재진들을 따돌릴 수 없었습니다.

문) 미국과 북한이 오랜만에 마주앉았는데, 어떤 의제가 논의된 것으로 예상됩니까?

답) 지난 2009년 말 보즈워스 특사가 평양을 방문한 지 1년 7개월 만에 미국과 북한이 다시 만나는 건데요, 미국은 이번 회담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을 알아보는 기회로 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마크 토너 국무부 부대변인은 28일 워싱턴의 국무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은 북한 측에 미국의 바램을 분명히 밝히고 북한의 진정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부상이 이번 회담에서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지난 2005년 6자회담에서 합의된 9.19 공동성명을 이행하고 국제 의무를 준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습니다.

문) ‘구체적이고 돌이킬 수 없는 조치’를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데, 현재 거론되고 있는 조치들에는 어떤 게 있습니까?

답)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 사찰단을 다시 받아들이고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핵 활동도 전면 중단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겠다는 북한의 공개선언도 미국이 원하고 있는 조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런 조치들이 먼저 이뤄져야 북한의 진정성이 확인되고, 6자회담도 재개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지금까지 뉴욕의 유엔주재 미국대표부에서 열리고 있는 미-북 고위급 회담에 관한 소식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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