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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문가, “김정은 직책 이양 서두르지 않을 듯”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6일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주최한 생일축하 연회에 처음으로 참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후계자 김정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로 보고 있는데요. 김 위원장의 생일을 계기로 김정은 후계 작업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최고권력기관인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당 중앙군사위원회, 그리고 국방위원회가 지난 16일 저녁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 경축 연회를 열었습니다. 이 연회에는 이례적으로 김정일 위원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가 연회장에 나오자 참가자들은 ….

북한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는 경축연회는 여러 차례 열렸지만 김 위원장이 직접 연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또 경축연회를 주최하는 기관으로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포함된 것도 이례적입니다. 당 중앙군사위원회는 김정일 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부위원장 직책을 맡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일 위원장의 이 같은 행동이 후계자 김정은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서울의 북한 전문가인 국민대학교 정창현 박사입니다.

“이것은 후계자 (김정은)가 주최한 행사이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참석한 것으로 생각이 되고, 앞으로 후계자가 김정은으로 확실히 간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은 또 이번 생일 행사를 계기로 후계자 김정은의 권력서열을 한 단계 올렸습니다. 관영 `조선중앙방송’은 16일 생일 행사 소식을 전하면서 후계자 김정은을 리영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앞에 소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김정은이 리영호 부위원장보다 먼저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당과 국가 군대의 책임일꾼들인 김정은 동지, 리영호 동지, 김영춘 동지…”

이와 관련 한국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박병광 박사는 김정은에 대한 권력 세습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징후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이름이 김정일 바로 뒤에 이어서 나왔다는 것은 내부적으로 권력서열 관계가 급격히 재조정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거죠. 또 한편으로 보면 김정은 후계체제가 비교적 안정적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근거가 된다고 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계기로 북한 당국이 상영한 기록영화도 김정은이 명실상부한 2인자임을 뒷받침합니다. 북한은 지난 16일 김정은이 지난 해 초 김 위원장과 함께 군 부대를 시찰하는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이는 김정은이 후계자로 공식화되기 전부터 군부 장악에 나섰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후계 작업이 계속 진행 되겠지만 김정은에 대한 직책 이양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권력세습은 김정일의 건강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지금처럼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가 비교적 좋은 상황에서, 서둘러 직책을 김정은에게 넘겨줄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국민대학교 정창현 박사의 말입니다.

“현재 전망으로 봐서는 (김정은이)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같은 직책을 맡지 않는다는 것이 북한 내부의 기류인 것 같습니다. 그것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호전됐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활동하는 상황에서 직책을 하나씩 이양하는 것이 김 위원장의 지도력에 흠집을 내는 것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편 김정일 위원장은 지난 17일 평양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북한 주재 중국대사관 직원들을 위해 연회를 베풀었습니다.

이 자리에는 중국대사관 직원들과 함께 방북 중인 ‘중국 손님들’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 측에서는 후계자 김정은과 리영호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그리고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경희와 장성택 당 행정부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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