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 6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조선소년단 창립 66주년 기념행사를 열었습니다.
이날 목에 빨간 소년단 넥타이를 맨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4만 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집권 후 두 번째 공개연설을 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김정은 제1위원장] “조선소년단이 오늘처럼 혁명의 계승자들의 힘있는 조직으로 자랑 떨치게 된 것은 한없이 숭고한 위대한 김일성 대원수님과 김정일 대원수님의 은혜로운 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어린이들은 김정은 제1위원장이 연설하는 도중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한국 관계자들은 북한의 소년단 행사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은 밝고 명랑하게 자라야 하는데 북한의 경우 어린시절부터 수령에 대한 충성을 강요받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의 민간단체인 디펜스 포럼의 수전 숄티 회장입니다.
[녹취: 디펜스 포럼 수전 숄티 회장]“THEY CAN DREAM OF PRESIDENT OF UNITED STATES”
미국과 한국의 어린이들이 장차 대통령이 될까 아니면 과학자나 변호사가 될까 하면서 미래를 설계하고 있을 때 북한 어린이들은 김정은에 대한 충성과 노동당의 이념을 강요 받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과 한국에서도 최고 지도자가 어린이들을 초청해 행사를 여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의 바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월 부활절을 맞아 백악관으로 어린이들을 초청해 전통적인 달걀 찾기와 어린이에게 동화를 읽어주는 행사를 가졌습니다.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5월5일 어린이날을 맞아 어린이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녹취: SOUND EFFECT/유튜브] “즐겁게 춤을 추다가 다같이 멈춰라. 대통령 할아버지 움직이면 안되요. 대통령 할아버지 사랑해요.”
이처럼 미국과 한국에서는 어린이와 관련된 행사를 열 때 어린이들의 꿈과 희망을 북돋아주는데 초점을 맞춥니다.
반면 북한에서는 수령에 대한 충성과 정치의식을 주입하는 데 행사의 목적이 있다는 게 탈북자들의 지적입니다.
평양교원대학에서 교수로 근무하다 지난 2002년 탈북한 이숙 씨는 남북한의 어린이들이 너무 다른 환경 속에서 자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이숙] “이번에 김정은이 말씀을 주면 소년단원들은 계속 그것을 학습하고 계속 나아가야 하는데 남한은 정치색은 없고 이명박 대통령에 갔다면, 사랑으로,우리 나라를 위해 좋은 사람이 되야 한다는 식으로…”
북한에서 어린이들에게 수령에 대한 충성과 정치의식을 강요하는 것은 소년단 행사 뿐이 아닙니다.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의 어린이들이 유치원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은 ‘김일성,김정일 장군의 어린시절’입니다.
또 인민학교에 가면 김일성 주석의 항일 활동을 학습해야 하고,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시키는 교과서로 공부를 한다고 탈북자 이숙 씨는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이숙] “반미사상, 미제와 자본주의를 없애야 한다며, 수학 교과서에도 미국 놈이 몇 놈인데 이 놈을 몇 놈 쏴죽였는데 몇 놈 남았느냐, 놀이 시간에도 미국 놈을 찔러 죽이는 놀이를 하고…”
관계자들은 북한 당국이 이처럼 어렸을 때부터 수령과 당에 대한 충성을 강요하는 것은 국민들을 쇠뇌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재영탈북인연합 김주일 사무국장의 말입니다.
[녹취: 재영탈북인 연합 김주일 사무국장] “영국 같은 경우에는20대 중반이나 돼야 정치사회에 대해 가치관이 형성되는데 북한에서는 9세부터 철저하게 교육하고 강요하고 있기 때문에 세습정치, 세습교육이라고 볼 수 있죠.”
이 때문에 디펜스 포럼의 수전 숄티 회장은 북한의 소년단 조직이 히틀러가 창설한 나치의 청소년 조직인 ‘유겐트’를 연상시킨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수전 숄티 회장] “HITLER’S YOUTH…
1989년에 채택된 유엔 아동보호협약은 어린이들에게 정치적 이념과 충성을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