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행자) 북한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입니다. 조상진 기자와 함께합니다. 오늘은 어떤 소식 있습니까?
기자) 오늘은 북한이 30일 대대적으로 기념한 '남녀평등권법령 80주년'과 관련해, 북한 내 남녀평등 및 인권이 보장되고 있다는 그 주장이 실제 현실과 얼마나 맞는지 짚어 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북한이 무엇을 기념한 겁니까?
기자) 북한 노동신문은 30일, 남녀평등권법령 발표 80주년을 맞아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이른바 '여맹' 회원들이 '우리는 조선여성'이라는 실화무대를 열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1946년 7월 30일, 여성이 국가와 경제, 문화, 사회 등 모든 영역에서 남성과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남녀평등권법령을 만들었습니다.
진행자) 그 시절에 북한이 이런 법을 만든 이유는 뭡니까?
기자) 두 가지로 평가됩니다. 하나는 봉건적 질서를 허물어 주민의 지지를 끌어내려는 개혁 조치였고, 다른 하나는 여성을 사회로 끌어내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려는 의도였습니다. 순수한 인권 조치라기보다 체제 구축과 노동력 동원의 성격이 강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럼 80년이 지난 지금, 북한 여성은 그들의 주장대로 실제 평등한 권리를 누리고 있습니까?
기자) 북한은 그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국제사회의 평가는 정반대입니다.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을 지낸 엘리자베스 살몬은 2023년 유엔 인권이사회에 낸 보고서에서, 북한 여성에 대한 성폭력과 가정폭력이 만연하고 일상화돼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 당국이 여성 대상 폭력을 심각한 범죄로 다루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북한 당국이 고의적으로 외면하거나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죠. 살몬 보고관은 또 구금 시설에 갇힌 여성들이 고문과 강제노동, 성폭력, 그리고 식량 박탈 같은 비인도적 처우에 놓여 있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국제 인권단체는 북한의 남녀평등 현실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북한 당국이 남녀평등을 이뤘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여성들이 광범위한 차별과 성폭력, 고착된 성역할 강요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교적 가부장 질서가 여전히 깊이 뿌리내려 있다는 겁니다. 이 단체는 지난해 11월 자료에서도, 북한이 국제사회의 권고를 받아들이고도 실질적 개선을 거의 보이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법과 현실의 간극이 큰데, 북한 남녀의 경제생활 실상은 어떻습니까?
기자) 역설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여성은 장마당 장사로 사실상 가정의 생계를 책임지는 실질적 가장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사회적 지위나 권리는 그에 미치지 못합니다. 유엔과 휴먼라이츠워치는 코로나 통제 이후 여성의 경제 활동이 오히려 위축됐고, 경제적 압박 속에 가정폭력이 늘었을 가능성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남녀평등 실태와 관련한 미국 정부의 공식 평가도 있습니까?
기자) 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2024년 발표한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 북한의 여성 대상 가정폭력이 만연하고 일상화돼 있으며, 국가가 개입할 필요가 없는 사적인 가정 문제로 치부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관련 단체의 조사와 탈북민의 증언 등을 토대로 한 보고서인데, 북한 정권은 법으로는 평등을 내걸었지만, 실제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입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북한이 기념한 남녀평등권법 80주년의 주장과, 실제 북한 내 심각한 여성 차별 문제를 지적한 국제사회의 평가를 짚어봤습니다. 조상진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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