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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후계 구도 III] 2대 세습을 이룬 북한, 3대 세습을 시작하다


전영란 기자의 특별기회 프로그램 김정일 이후 북한 권력 어디로 가나, 그 세 번째 시간으로 2대 세습을 이룬 북한, 3대 세습을 시작하다” 편입니다.

[김정일 기록영화 ‘선군태양’ 조선중앙텔레비전 2009년 12월 방송]

“1974년 2월 13일에 열린 역사적인 당 중앙위원회 제5기 제8차 전원회의에서 영명하신 그 이름 수령님의 후계자로 우리 당과 혁명이 높이 받들어 모셨습니다.”

해설 : 1974년 2 월… 김정일은 당 중앙위원회 정치위원의 자리에 오르면서 후계자로 공식 인정받는다. 김정일은 조선노동당 정치위원회 위원, 중앙당 조직비서 겸 조직지도부장, 사상 담당 비서 겸 선전선동부장의 직책을 갖게 되며

당의 인사권, 감찰권과 사상사업을 한 손에 쥔 막강한 권력을 갖게 된다. 이 무렵부터 북한의 노동신문에는 “당 중앙” 이라는 용어가 등장한다…김덕홍 전 북한 로동당 중앙위원회 자료연구실 부실장의 얘기.

김덕홍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거기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를 대표하는 사람이 당 중앙, 이렇게 됐거든요. 그러니까 후계 체제가 결정되면서 김정일은 당 중앙이 됐단 말이에요. 북한의 수령 절대주의 공산세습 독재체제가 어떻게 유지되는가, 노동당에서 유지가 되는 거예요. 노동당에 김일성의 후계자가 들어왔을 때 당 중앙으로 되는 거예요. 그 때부터는 후계자가 결정되면서 당 중앙인 김정일이 노동당의 유일적 지도체제를 갖고 수령이 온 사회, 정치적 영도를 실현하는 담보하는 그런 체제가 서는 거예요)

해설: 한편 당시 한국의 정보기관에서는 당 중앙이라는 표현을 이해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한다.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정보사항이라 구체적인 정보소스를 제가 얘기할 수 없지만, 우리가 북쪽에 후계체제를 놓고 새로운 움직임이 있다는 정보를 어렴풋이 입수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집중적으로 이 문제를 추구해 봤지요. 그랬더니 73년 중반부터 당 중앙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았고. 그런데, 이 당 중앙이라는 말이 organization의 기구를 말하는 것인지, 개인, 사람을 지적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어요. 그래서 문서를 분석하기 시작했죠. 북쪽에서 발표되는 노동신문이나, 방송이나, 여러 문서들을 비밀문서까지 합해서 분석해 봤더니 이것은 사람이다, 사람을 지적하는 말이다 라는 결론을 우리가 얻은 것이지요)

해설 : 당시 북한의 최고 권력자인 김일성 주석은 왜 자신이 건재한 상황에서 후계 구도를 정립했을까. 유호열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교수.

유호열 교수 (사회주의권을 쭉 보면 후계 구도로 넘어가면서 문제가 생기거든요. 전임자들이 떠나니까. 그래서 후계자 문제를 굉장히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고 하는 국가성에 대해서 충실성을 얘기 했다면, 가장 뛰어난 인물을 선출해서 대를 중국처럼 해 나가면 될 텐데, 북한은 워낙 가계중심적으로 혁명 구도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그 아들로 부자세습이 가지 않으면, 만들어 놓은 정당성의 근거는 유지되기가 힘들죠. 가장 잘 한 업적 중의 하나가, 후계구도를 잘 한 것이다. (라고) 김일성이 김정일한테 그 얘기를 했고, 김정일 역시 마찬가지로, 가장 중요한 게 후계구도를 잘 하는 것이다. 만경대 혈통이 가장 혁명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고, 거기에 가장 헌신할 수 있는 인물이다, 이런 개념들을 갖고 있어요)

해설 : 수령의 후계자로 공식 등장한 김정일이 벌인 첫 사업은 바로 주체사상을 ‘김일성주의’ 로 선포한 일이었다. 황장엽 전 북한 로동당 비서의 얘기다.

황장엽 (처음에는 내가 새로운 인간중심 철학을 개척했을 때 김정일이 매우 찬성을 했어요. 자기 삼촌인 김영주는 오히려 찬성을 잘 안 했어요. 김정일이 자기 삼촌을 반대하기 위해서 내가 주장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지지했지. 그러다 보니까 자기 삼촌을 내 쫓은 다음부터는 이것을 자기 독재를 강화하기 위한 방향으로 고쳤지요. 한 가지 예를 들게 되면, 나는 거기에서 모든 생활, 모든 사회적인 운동의 주인, 주체는 인민이다. 그 때 쓰기는 인민 대 주의라고 썼는데, 이것을 김정일은 수령이다, 이렇게 고쳤지. 거기 일부분을 따서 김정일이 아예 이전의 막스주의 보단 더 난 것이다, 김일성 주의로 하자. 이렇게 돼서 이 사람이 그런 것을 김일성 주의 라는 말을 내오고)

이렇게 김정일은 자신의 정적과 곁가지 제거는 물론이고, 수령의 후계자로서 사상적, 이론적 근거까지 모두 마련하게 된다.

김정일은 후계자로 공식 지명된 뒤 반대 세력에 대한 숙청 작업도 과감하게 진행한다…김덕홍 전 북한 로동당 중앙위원회 자료연구실 부실장.

김덕홍 (후계 체제를 세울 때는, 김일성의 독재자로서의 권능이 북한 전 사회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었단 말이에요. 이 조건 하에서 후계체제가 세워졌어요. 그 때문에 그것을 반대할 사람이 없는 거예요. 반대하면 죽으니까. 김동규나 김남일, 김남일은 정치가도 아니고, 김동규는 정치국 위원인데, 그 사람도 김일성이 얘기하니까 찬성한 거예요. 그런데, 속으로는 마음에 없는 것을 찬성한 거에요. 그러니까 김일성 사람만 다 하겠다는 거 아닌가 이거예요. 그것 가지고 옥신각신 한 것 같아요. 잘 안되니까 자청해서 죽은 것으로 소문이 났어요. 그렇게 하고 김남일은 옛날부터 대가 센 사람이었어요. 그 사람은 남포 이쪽에, 신안주, 안주 화학공장에 현지 시찰 나갔다가 돌아오면서 군대 10톤 급 자주 호에 깔려서 죽었단 말이에요. 북한에서 자동차 사고로 다 제거 해치운 것은 맞는 거예요)

해설 : 1991년 12월 김정일은 인민군 최고 사령관직을 맡게 되고…

해설 : 1994년 7월8일 새벽 2시..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김정일은 명실상부한 북한의 최고 권력자로 등극한다. 김일성 주석의 시대와 김정일 위원장의 시대…어떻게 다를까? 황장엽 전 북한 로동당 비서의 얘기를 들어본다.

황장엽(김일성은, 한마디로 말하게 되면 스탈린 주의자예요. 지도자도 제일 우수한 공산당원이기 때문에 공산당을 대표해서 수령이 독재를 실시할 수 있다, 이것까지 전진한 것이 스탈린주의거든. 그러나 김정일은 스탈린주의에다 봉건 가부장적인 전제주의를 합한 사람이다, 그런 차이가 있지. 독재의 밀도가, 독재의 수준이 김일성 때보다도 김정일은 주먹구구식으로 해도 10배는 더 강화됐을 거예요)

조선중앙텔레비전 2010년 6월 26일 “조선노동당 최고 지도기관 선거를 위한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를 주체 99,2010년 9월 상순에 개최한다”

해설 : 완벽한 독재정치를 구사하던 김정일 위원장이 44년 만에 조선노동당 대표자회를 연다고 한다. 고려대학교 북한학과 유호열 교수의 얘기다

유호열 교수 (당 대표자 회의는 북한의 규정에 보면, 당 규정에 보면, 당 대회 사에서 당 대회에 버금가는 역할을 하는 기구, 회의 이렇게 돼 있거든요. 그래서 당 대표자 회의는 실제로 당 대회에서 하는 일을 뭐든지 다 할 수 있는데, 기존의 당 대표자 회의를 보면 대부분 인적 구성을 새로이 하는, 대규모로, 실질적으로. 그래서 지난 번 66년 당 대표자 회의는 비서국이라고 하는 직책을 신설했고, 58년도 당 대표자 회의 때는 56년 종파 투쟁 이후에 새로운 핵심계층들을 구성하면서 그것을 당 대표자 회의를 통해서 공인했던 것이거든요. 이제는 김정일이 나이도 많이 먹고, 건강도 그렇게 안 좋고, 후계자를 선출해야 하는 과정에서는 역시 당의 공식기구를 통해서 후계구도를 만들어 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당 대표자 대회를 이번에 소집을 한다)

해설 : 그렇다면 이번 당 대표자회가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우드로 윌슨센터 방문연구원으로 있는 북한대학원 대학교 류길재 교수의 말을 들어보자

해설 : 때문에 이번 당 대표자회에서는 후계자로 알려진 김정은에게 보다 실질적인 권한이 주어질 거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정성장 박사의 얘기다.

정성장 박사 (이번의 당 대표자 회는 김정은이 갖고 있는 실질적인 권력을 공식화 하는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그래서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회, 공식적으론 상당히 높은 위상을 갖는 그런 조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상무위원회의 상무위원 직에 선출하고. 실질적으로 중요한 게 당 중앙위원회 비서 직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서가 총 비서와 함께 총 비서의 업무를 보좌하는 직책에 있기 때문에, 과거 김정일도 당 중앙위원회 비서로서 사실상 제 2인자에 해당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비서 직에 선출되는 게 중요하고요, 군대를 지도하는데 있어서는 당 중앙 군사위원이라는 직책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김정은이 행사했던 영향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 하는 그런 차원에서 당 대표자 회를 이번에 북한이 소집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해설 : 이제 당 대표자회는 며칠 앞으로 다가온 듯 하다. 과연 이번 당 대표자회가 전세계에서 유일무이한 3대 부자세습으로 가는 과정에 어떤 단초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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