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북한 가정집에 김일성 3대 사진 걸려"- 서방 외교 소식통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이 군사 부문과 중국과의 외교 분야 등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가정집에 이미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삼대의 사진이 나란히 걸린 것도 확인이 됐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이 김정은으로의 후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김정은이 사실상 후계자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방의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의 소리’ 방송에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기 5일 전 방문한 북한의 가정집에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삼대의 사진이 나란히 걸린 것을 목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김정은이 후계자라는 사실이 이미 공표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현재 북한은 김정은 혁명도록도 제작하는 등 김정은 우상화 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 소장도 16일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 관리들이 김정은을 ‘젊은 지도자’라고 부르는 등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습니다.

17일 한국의 통일부에 따르면 김정은은 당 대표자회를 통해 공식 등장한 이후 지금까지 21차례 공개활동에 나섰습니다. 이 가운데 당 대표자회와 노동당 창건 65주년 등 당 관련 행사를 제외하면 군사 부문 시찰이 5건, 중국과의 외교 활동이 3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김정은은 당 대표자회 이후 첫 번째 공개활동으로 미사일 기지로 알려진 제851군부대를 방문한 데 이어, 지난 달 25일엔 국가안전보위부인 제10215군부대 등을 잇따라 방문했습니다.

한국 정보당국은 김정은이 직접 군 훈련을 참관함으로써 군부의 사기와 충성심을 고취시키는 한편 내부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습니다.

최근 사망한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빈소를 방문한 것도 조명록의 충성을 선전해 군부의 충성을 유도하기 위한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서울의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비공식적으로 자강도와 함경도 지역을 돌며 군수 분야 현지 시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은 또 지난 달 9일 노동당 창건 6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방북한 저우융캉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과의 면담을 시작으로, 중국 인민해방군 열사묘를 참배하는 등 대중 외교에도 각별한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북한 전문가인 김광인 북한전략센터 소장은 “후계 안정화를 위해선 체제안정이 급선무인 만큼 군부와 중국의 지지를 얻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금 체제를 안정시키고 이 바탕 위에서 후계 구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선군정치라는 게 그런 것이지요. 또 중국의 지지를 대외에 과시하고 내부적으로도 체제 결속을 다지는 데 활용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지요.

실제 북한은 간부층에 대한 비리 척결 작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는 등 현재 내부 단속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다른 대북 소식통은 최근 함경북도 당 조직부와 검열위원회가 무산군에 대한 집중검열을 벌여 비리를 저지른 간부들을 적발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는 권력 이양 과정에서 체제불안 요인을 제거하기 위한 것으로, 앞으로도 검열과 단속은 강화될 것으로 이 소식통은 내다봤습니다.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고위 탈북자는 북한이 김정은 우상화 작업을 강화하는 한편 군부와 공안을 장악해 체제불안 요소를 제거하는 작업을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