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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새해에도 쌀값 치솟아, 주민들 신년사설에 시큰둥


북한은 최근 장마당의 쌀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새해 들어 식량 사정이 더 어려워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신년 공동사설에서 주민생활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나섰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식량 사정이 새해 들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급등한 쌀 가격이 새해 들어서도 계속 올라 4일 현재 1kg당 1천 6백원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화폐개혁 직후 20원이던 데서 80배나 폭등한 것입니다.

북-중 지역을 자주 오가는 한 대북 소식통은 “이 맘 때면 가을철 수확 이후 안정세를 보여야 하는데도 가격이 계속 치솟고 있다”며 “올해 춘궁기가 더 걱정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이 소식통은 최근 이처럼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연평도 사건 이후 남북간 긴장이 높아진데다 북한 당국이 해외 무역일꾼들을 본국으로 소환하는 바람에 무역에 차질을 빚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주민들도 어느 정도 만성화됐지만 먹는 문제가 되다 보니 쌀값이 오르면서 혼란이 대단합니다. 연평도 사건 이후 한국과 미국 입장이 강경해지면서 중국 역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아 식량이 들어오는 데는 없으니까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소는 올해 북한의 식량난이 지난 해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수해와 이상저온 등으로 지난 해 식량 생산이 줄어든데다 국제사회의 지원 감소와 유통체계의 혼란 가중 등으로 올해 식량 생산은 3백80만~3백90만t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지난 해 4백14만t보다 20만~30만t 줄어든 양입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주민들의 의식주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나섰지만 주민들은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의 한 대북 소식통은 해마다 신년 사설에서 경제건설을 역설하지만 기관과 기업소의 80%가 가동을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국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는 주민은 거의 없다며 별 기대를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습니다.

최근 북한을 탈출한 한 보위부 출신 탈북자는 “해가 갈수록 먹고 살기가 어려워져 주민들은 물론 간부들조차 강성대국 건설이 허황된 구호라는 것을 안다”며 “북한 당국의 급선무는 인민생활을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새해 국정지표를 담은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서 올해를 경공업의 해로 규정하고 경공업을 우선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해에도 당 창건 65주년을 맞아 경공업과 농업 등 의식주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지만 화폐개혁의 후유증으로 경제난과 주민들의 생활고는 별로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대북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이 강성대국 건설을 1년 앞둔 시점에서 극심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주민 노동력 동원 운동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은 북한이 올해 주체경제에 기반한 경제강국 건설을 강조하면서 성과 창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나 주요 부문에 자원이 집중되는 자원배분 왜곡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올 한 해 북한의 경제난은 더 가중될 것이라며 시장 활동과 주민에 대한 통제가 불가능지면서 북한 내 불안정성이 증대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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