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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내 탈북자들의 새해 소망, “굶어 죽는 북한 주민 없기를”


미국에 정착한 탈북 난민들은 새해에는 북한에 더 이상 굶주리는 사람들이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또 새해가 북한 개방의 원년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새해를 맞아 미국에 난민 지위를 받아 입국한 탈북자들의 소망을 들어봤습니다.

조국을 떠나 이역만리 미국 땅에서 새로운 삶을 개척하는 탈북자들. 2011년 새해를 맞아서도 이들의 소망은 한결같습니다.

2006년 미국 내 탈북 난민 1호 가운데 한 명으로 입국한 데보라 씨는 새해가 북한의 문이 열리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해가) 역전의 역전을 했잖아요. 막. 그런 일들을 많이 겪으면서 저는 아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하나 보다. 진짜 하루 빨리 그런 변화가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바람.”

북한의 문이 열려 거짓과 위선에 갇힌 북한 주민들이 세상을 알았으면 한다는 겁니다.

"체제가 바뀌던지 김정일이 죽던지 해서 하루빨리 북한의 문이 열려서 서로 왕래를 할 수 있고 북한의 주민들이 그 쪽에서 나와서 세상에 대해 알았으면 좋겠고, 좋은 세상이 있는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빨리 굶고 추위에 떠는 그런 생활을 끝냈으면 좋겠다는 한 가지 바람이 있습니다.”

2년 전 미 북서부 도시에 정착한 뒤 학업과 일을 병행하고 있는 현영 씨의 소망은 북한 주민의 굶주림 탈출입니다.

“굶는 사람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어요. 제일 간단한 것 같으면서도 그게 없어서는 안되잖아요. 그 것 때문에 굶어 죽는 아이들도 있구. 사람들이 참 많이 힘들어 하구. 그래서 빨리 문이 열렸으면 좋겠어요.”

요즘 대학입학 준비로 한창 바쁜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조셉 군은 북한의 학생들이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저는 사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대학 가고 못 가고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그 대학 때문에 고민한다는 자체가 어떨 때는 감사해요. 북한에는 많은 애들이 공부를 포기하고 생활전선에 나서고 있는데. 하루빨리 북한의 친구들도 그냥 저처럼 같은 고민을 하면서 살아가는 그런 날이 왔으면 좋겠네요.”

북한에서 의학공부를 했던 탈북자 신진 씨는 2011년이 북한 주민들의 눈이 열리는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정말 우리 형제들이 세상을 못 보고 사는 게 너무 한스럽고요. 하루빨리 우리 동포들이 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꿈이 하루 빨리 이뤄졌으면 하고 소망합니다.

올 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신진 씨는 미국에서 의학공부를 계속해 가난한 북한 주민들을 위해 살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도 밝혔습니다.

“새해 2011년을 맞으면서 새 가정을 이루고 또 미국에서 잘 정착하고 내가 공부하고 싶은 꿈들을 이루며 살고 싶어요. 그리고 북한에 있는 형제 자매들 지금 허리띠를 졸라매며 힘들게 살고 있는데 그들을 격려하고 싶고 도와주고 싶고……지금은 마음 뿐입니다.”

100번째로 난민 지위를 받아 지난 9월 미국에 입국한 앤드류 조 씨는 새해에는 새롭게 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열심히 살고 싶어요. 정말 북한 사람들은 지금까지 나름대로 살아왔지만 인간다운 자기의 직업이나 희망을, 꿈을 이룰 수 없는 환경에서 살다 보니 너무 갈급하고 고독하게 생활해 왔습니다. 이제는 정말 제 능력껏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면 된다는 희망으로 일하다 보니까 모든 일이 즐겁습니다. 정말 새해에는 새롭게 살고 싶어요.”

조 씨는 북한 사람들 스스로 의식이 깨어지기 힘든 만큼 새해에는 세상을 알려줄 수 있는 글을 차근차근 써서 인권 개선에도 힘을 쏟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사업가를 꿈꾸는 20대 초반의 청년 저스틴 서 씨는 중국 등 제3국에서 헤매고 있는 탈북자들을 위한 웹사이트를 개설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홈페이지 하나 만들고 있습니다. 저도 이전에 중국에 있을 때 한국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는데요. 사람 탈출 도와주는 웹사이트 등이요. 근데 여러 방송국이나 그런 데 전화해 보니까 저를 완전히 무시해 버리더라고요. 또 중국에는 외국에 전화하는 게 되게 비싸거든요. 그런 걸랑 어떻게 하면 돈 적게 물고 많이 할 수 있는 가 알려주고요. 또 인터넷 공부하는 것도 가르쳐 주려구요.”

2년 전 미 북동부 지역에 가족과 함께 정착한 매리 서 씨는 낯선 미국 생활에 적응하느라 솔직히 북한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적었다고 말합니다.

“말도 다르고 풍습도 다른 나라에 와서 새로운 사람들과 같이 친숙하자니 대단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한 해를 힘들게 지냈지만 지금은 일이 잘 되어가고 하니 회사에서도 좋아하고 나도 마음이 편안하고 서로 좋습니다. 그러니까 새해를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면서 우리 가정도 정착이 잘 되어 가니까 북한 사람들 생각이 더 납니다. 이제는 우리 생활이 잘 되어가는데 북한 사람들은 아직도 먹을 것이 없고 입을 것이 없어서 겨울을 또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그 동안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고 얼어 죽고 했을 텐데 영 가슴이 아픕니다.”

서 씨는 북한 주민들이 끝까지 살아 남아 정권의 거짓에 눈을 뜨고 투쟁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 있는 형제 동포들 그리고 이웃 형제들 모두 무사히 살아만 있으쇼. 그래서 우리가 통일 되는 날은 꼭 있으니까. 김정일 정치가 거짓이란 것을 명심하고. 우리도 그 걸 몰랐지만 이젠 외국 세계에 와야만 그 것을 알 수 있으니 그 길을 빨리 벗어나 서로들 박차고 일어나 머리도 깨고 다 일어나서 함께 투쟁해서 김정일 정치를 반대하고 잘 사는 날을 기대하며 만나길 바랍니다. 새해를 모두 건강하게 지내십시오.”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들은 입국 시기와 사는 지역은 달라도 새로운 삶에 대한 감사, 그리고 북한 주민들에 대한 염려와 변화에 대한 갈망이라는 공통의 소망을 안고 새해를 맞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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