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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내 탈북자들, “김정은 권력 승계 순탄치 않을 것”


북한이 김정은으로의 후계 구도를 공식화하자 한국 내 탈북자들은 봉건왕조의 세습통치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고통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우려했습니다. 또 주민 반발과 경제난 등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 작업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 내 탈북자들은 김정은으로의 권력 세습은 폭압정권의 연장일 뿐이라며, 주민들에게 고통만 안겨 줄 3대 세습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비난했습니다.

북한 노동당 간부를 지낸 최청하 씨는 “주민들은 수해와 식량난으로 고통 받고 있는데 북한 지도층은 자신들의 안위에만 매달리고 있다”며 “이제 북한에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북한 지도부가 마지막 살 길을 찾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김정일 위원장도 막다른 길에 도달하니 정말 우둔한 짓을 하는 것 같습니다.

북한 공산대학 교수를 지낸 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는 “62년 동안 통치한 것으로도 모자라 그 아들까지 나서 주민들을 탄압하려 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이 같은 세습을 용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3대 권력 세습을 끝내 강행했다는 것은 역사에 남을 오명입니다. 또다시 우리 주민들이 노예처럼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가슴 아픕니다. 예정된 일이긴 하지만 너무 암담하기 그지없고 개탄스럽습니다.

탈북자들은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 작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승계 과정에서 내부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실제 북한 주민들은 27살에 불과한 김정은이 후계자로 나서자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 주민들과 자주 접촉하는 한 고위 탈북자는 “’어린 놈이 뭘 아냐’는 식의 반응이 대부분이라며, “다들 어처구니가 없다는 반응”이라고 전했습니다.

“봉건사회에서나 세습이 있지 로켓이 달나라에 가는 세상에 옛날 봉건사회처럼 세습제도가 말이 되는가.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아이가 후계자가 되면 우리나라는 어떻게 되는가 이런 얘기들을 하고 있습니다.”

한 대북 소식통은 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새로운 경제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던 일부 주민들은 앞으로도 달라질 게 없을 것이라며 허탈해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군 간부들도 군대도 다녀오지 않은 김정은과 김경희가 대장이 됐다는 사실에 간접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인민군 간부 출신인 이모 씨의 말입니다.

군 복무도 안 한 어리고 아무 경험이 없는 김정은이 인민군 대장이라고 하니 다들 어처구니 없다는 반응입니다.

탈북자들은 지난해 말 단행된 화폐개혁 이후 김정일 정권에 대한 불만이 팽배해 있다며, 김 위원장이 권력을 물려 받을 당시와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고 말합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권력을 넘겨 받을 준비를 하던 1970년대 중반은 북한이 비교적 안정된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핵 개발과 천안함 사건으로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데다 식량난까지 겹치면서 최악의 경제 위기에 직면한 상태입니다.

새 지도부가 피폐한 민생경제를 회복하지 못할 경우 강성대국 건설을 약속한 오는 2012년을 고비로 새 지도부가 내부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이에 따라 후계 작업의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새 지도부가 주민들에 대한 통제를 한층 강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실제 당 대표자회를 전후로 북한과 중국간 국경지역이 봉쇄되고 탈북자를 둔 가족에 대한 단속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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