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올림픽 대표팀이 오는 7월 열리는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체육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그동안 올림픽에 출전해 한 번도 메달을 딴 적이 없지만, 레슬링 대표팀의 초우 소테어러 선수는 올림픽 본선에 진출할 유망주로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남성들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는 레슬링 종목에서 소테어러 같은 여자 선수가 필승을 다짐할 수 있는 데는 북한에서 온 박소남 코치의 힘이 컸습니다. 말이 잘 통하지는 않지만 박 코치는 소테어러 선수에게 배려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소테어러 선수입니다.
[녹취: 초우 소테어러, 캄보디아 올림픽 대표팀 레슬링 선수]
레슬링에서는 손 신호가 많고 손으로 상대방을 움켜잡는 동작이 많기 때문에 박 코치와 손동작으로 의사 소통을 한다는 겁니다.
박 코치가 동작 하나하나 시범을 보여주면 선수들 모두 그대로 따라하고, 선수들이 제대로 못하면 박 코치가 가서 동작을 바로잡아 줍니다.
박 코치는 선수들에게 훈련 이외의 활동을 허락하지 않는 호랑이 코치로 유명합니다. 캄보디아에 온 지 벌써 몇 년이 지났지만 아직 캄보디아 말이나 영어는 거의 할 줄 모릅니다. 하지만 박 코치를 비롯한 북한 출신의 레슬링 코치단은 캄보디아 대표팀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습니다. 박소남 코치입니다.
[녹취: 박소남, 캄보디아 올림픽 대표팀 레슬링 코치] “만약에 북한 선수들과 같이 경기를 하게 되면 어디가 이기길 바라는가, 이렇게 질문을 했는데. 저 자신은 체육경기는 부자지간에도 경기는 한다고 생각합니다.”
박 코치와 선수들 사이의 끈끈한 정 때문에 소테어러 선수는 박 코치를 아버지처럼 따릅니다.
지난 해 말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는 캄보디아 레슬링 대표선수들 모두가 상심에 빠져 있는 박 코치를 위로하고 북한대사관을 찾아가 헌화했습니다.
캄보디아인 코치인 헉 치앙킴 씨는 박 코치가 처음에 선수들을 군대식으로 가르쳐서 수위조절이 필요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소우테어러 선수가 지난 2009년 라오스에서 열린 동남아시아 경기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건 박 코치의 덕분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헉 치앙킴, 캄보디아 올림픽 대표팀 레슬링 코치]
북한은 올림픽 대회에서 금, 은, 동메달을 골고루 수상할 만큼 실력이 대단하다는 겁니다. 헉 코치는 남북한 모두 강한 팀이지만 북한이 한 수 위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 출신의 레슬링 코치단 바로 옆에서 캄보디아 선수들에게 태권도를 가르치고 있는 사람은 한국 출신 최영석 코치입니다. 최 코치는 북한 코치단과 선의의 경쟁을 하고는 있지만 캄보디아 대표팀의 실력을 끌어올린다는 목표는 같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최영석, 캄보디아 올림픽 대표팀 태권도 코치] “스포츠는 하나이기 때문에 어떠한 정치적인 이념이라든가 그런 거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같은 환경에서, 같은 스포츠맨으로서 실질적으로 교제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 코치는 올림픽 유망주 소른 다윈 선수를 지도하고 있습니다. 다윈 선수는 레슬링의 소테어러 선수와는 달리 공산주의 국가 북한에서 온 코치들에게는 지도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체육관을 함께 쓰는 것 자체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했습니다.
[녹취: 소른 다윈, 캄보디아 올림픽 대표팀 태권도 선수]
태권도와 레슬링 둘 다 격투기 종목인데다 서로 바로 옆에서 훈련하고 있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경쟁심이 대단하다는 겁니다.
런던올림픽이 다섯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캄보디아 대표선수들은 아직 올림픽 본선 출전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레슬링의 소테어러 선수는 이달 말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 아시아 예선전을 준비하고 있고, 태권도의 다윈 선수는 예선에서 탈락한 선수들 가운데 특별히 출전 자격을 부여하는 경우에 대비해 훈련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소리 김연호입니다.
남북한 코치, 캄보디아 올림픽팀 지도
남북한의 레슬링, 태권도 코치들이 캄보디아에서 올림픽 대표선수들을 지도하고 있습니다. 캄보디아가 남북한 코치들의 도움으로 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