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정권의 후계자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우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달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하기 전만 해도 ‘김정은 동지’ 또는 ‘청년 대장’ 등으로 불리웠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 사망 이후 김정은에 대한 호칭은 엄청나게 격상됐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김정각, 인민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
“김정은 동지는 우리 혁명무력의 최고 영도자, 불세출의 선군 영장이십니다.”
북한 당국은 또 김정은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하는 한편 김정은 찬양가인 ‘발걸음’을 자주 방송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의 선전매체들은 김정은을 전지전능한 지도자로 묘사하며 우상화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노동신문’은 김정은을 ‘세계가 우러러 보는 강성대국으로 안아올릴 영도자’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대남 선전용 인터넷 웹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는 김정은이 ‘사상이론의 천재’라며 김정은이 ‘16살 때 김일성 주석의 업적을 다룬 방대한 논문을 썼다’고 주장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권력에 정당성이 결여돼 있기 때문에 우상화에 주력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 북한 담당관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는 김정은이 나이가 어린데다 내세울 업적도 없기 때문에 선전선동을 강화하는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김대중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강인덕 씨도 김정은이 아무런 준비가 없는 가운데 아버지 김정일 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했기 때문에 우상화에 열을 올리는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그 사람(김정은)이 권위가 없잖아요. 그러니 권위를 만들어 내려면 모든 것을 아버지, 할아버지를 따라 한다고 신격화 할 수밖에 없는 거지요.”
김정은에 대한 우상화 작업은 노동당 선전선동부가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과거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에서 기자와 작가로 일하다 탈북한 장해성 씨는 상부의 지시 외에도 각급 선전매체가 충성심을 보이기 위해 자체적으로 우상화를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습니다.
“내가 있을 때에도 그런 일이 많았어요. 김일성이 죽었을 적에 대동군 금정리에 김일성 사적비가 있는데 제비가 수 백 마리가 앉아서 날아가지 않는다, 해서 중앙방송에서 나가봤더니, 조금 전에 날아갔다 하고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 충성 경쟁을 하느라 서로 거짓말을 하는 거예요. 요즘도 뻔해요.”
전문가들은 요즘 북한에서는 김정은을 찬양하는 기사와 방송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정작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의 정확한 신상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지난 해 한국에서 ‘후계자 김정은’이라는 책을 펴낸 통일문화연구소 이영종 연구원은 북한이 김정은의 어머니 ‘고영희’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합니다.
“김정은의 어머니는 북송 무용수 출신인 재일교포 고영희로 2004년 프랑스에서 암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죠, 그런데 북송 재일교포라는 출신성분 때문에 북한이 고영희에 대해서는 잘 밝히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김정은의 정확한 나이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다시 이영종 연구원의 말입니다.
“나이는 1984년생이고 출생일은 1월8일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김일성은 1912년생이고 김일성도 1941년생이지만 42년 백두산 출생으로 조작했기 때문에 김정은도 1982년생으로, 2자로 쭉 맞추려는 상징 조작을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또 지난 1998년부터 2년간 스위스 베른의 한 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김정은이 해외 유학을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북한이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인 김정은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우상화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김정은을 ‘불세출의 선군 영장’ 이라고 부르는가 하면 전지전능한 지도자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북한 주민들은 김정은의 정확한 나이나 가족관계 조차 잘 모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최원기 기자가 전해드립니다.